영업익 3兆 신기원 쓴 LG전자, 새해도 '맑음'

'홈코노미' 수요에 가전·TV 탄력 대응…폰·전장 실적 개선도 주목

디지털경제입력 :2021/01/08 17:39    수정: 2021/01/08 18:33

LG전자가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지난해 연간 실적 신기록을 세웠다. 

비대면 시대 '홈코노미'를 기회로 보고 생활가전·TV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수익성을 확보해 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과 전장 사업의 영업손실액도 꾸준히 줄인 덕분이다. 새해에도 연간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조1천918억원으로 전년(2조4천361억원) 대비 3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3조2천638억원으로 전년 동기(62조3천62억원)보다 1.5%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역대 최대로,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지난해 4분기에도 역대 분기 최대 매출액과 4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천470억원으로 전년 동기(1천18억원) 대비 53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8조7천826억원으로 전년 동기(16조612억원) 대비 16.9% 늘었다.

LG 트루스팀 광고영상 중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원바디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 등 주요 적용 제품을 소개하는 장면 (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난해 2분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실적이 하향세로 돌아섰지만, 비대면 트렌드 속 소비패턴 변화를 사업 기회로 판단하고, 소비자 수요에 맞춰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 왔다. 이에 생활가전이 전체 실적을 이끌었고 TV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스마트폰과 전장 적자폭도 지속 개선돼 왔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위기 속 저력을 보여준 주인공으로 꼽힌다. 집콕 트렌드에 맞춰 위생·건강관리 가전의 국내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고르게 성장, 원가 개선이 이뤄지면서 역대 3분기 첫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4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며, 역대 4분기 최고 영업이익률 기록도 예상되고 있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의 수요 확대와 올레드 TV, 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호조가 이어졌다. LG전자는 온라인 특화 제품과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며 운영 효율화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해 4분기에는 연말 성수기에 따른 경쟁 심화 속에 2천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R가 집 안에 설치된 모습.(사진=LG전자)

스마트폰 담당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생산지 효율화,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 적극 활용, 원가 경쟁력 강화 등 지속적인 사업구조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5G 라인업 확대, 미국의 제재에 따른 화웨이 공백 공략 등을 통해 적자 개선에 속도를 낸다. 4분기에는 2천억원 초반대 영업손실액이 예상되고 있다. 새해 선보일 첫 LG 롤러블폰도 관심을 모은다.

전장 담당 VS사업본부는 지난해 하반기 매출 증가와 원가구조 개선으로 영업손실폭이 크게 줄었다. 북미와 유럽 지역의 완성차 업체들의 조업이 정상화되며 글로벌 자동차 부품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향후 커넥티비티 분야와 전기차 부품 사업의 고성장이 예상되면서 전기차 관련 업체와 협업을 확대, 아시아와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중남미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전체 출하 중 27%, 매출액 중 19%가 발생하는 핵심 지역으로, 화웨이의 사업축소에 따른 반사수혜가 예상된다"며 "전장부문은 고객사의 전기차 프로젝트 본격화에 따른 부품 공급 증가로 동사의 세 번째 규모 사업군으로 자리잡을 것이며, 분기 흑자전환과 함께 손익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롤러블 스마트폰 에뮬레이터. (사진=LG전자)

특히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LG전자 전장 사업부는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친환경차·전동화 부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2018년에는 약 1조원을 투자해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제조회사 ZKW를 인수했다.

하나금융투자 김록호 연구원은 "VS사업부에서 미래 성장성이 가장 높은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렌인의 비중이 확대될수록 사업가치는 늘어날 전망"이라며 "전기차 시장은 진입 초기로 선점 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마그나가 확보하고 있는 유럽 고객사를 공유하게 된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BS사업본부는 IT 제품의 판매 기회에 적극 대응하고 프리미엄 디지털 사이니지 등 전략제품의 판매 확대, 태양광 모듈의 제품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비대면 트렌드의 확산으로 노트북, 모니터 등 IT 제품의 수요는 지속 증가하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모듈은 수요자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전자는 마그나와 손을 잡고 향후 출시될 전기차에 탑재될 모터, 배터리 개발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LG전자)

증권가는 LG전자가 올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날 증권사들의 LG전자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67조3천123억원과 3조6천563억원이다. 올 1분기도 가전 성수기를 맞아 더욱 빛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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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투자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올해 LG전자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같은 특수가 없더라도 3조원 달성이 가능, 신가전 돌풍과 OLED TV 판매 확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VS는 저가 수주가 많이 해소되고 매출액이 크게 늘면서 4분기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2021년에는 코로나19 이전만큼의 수요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 1등을 위한 포트폴리오 운영에 나설 것"이라며 "하드웨어뿐 아니라 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는 데이터 기반 제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디지털 역량 내재화를 통해 지속적인 시장 성장을 이뤄낼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