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로 코로나 뚫은 삼성전자, 새해 실적도 '맑음'

작년 영업이익 36조원...2019년 대비 30% 상승

디지털경제입력 :2021/01/08 12:45    수정: 2021/01/08 18:30

삼성전자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36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실적 대비 30% 가량 상회했다. 반도체 부문이 이중 절반 가량을 차지, 위기 극복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년 전부터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이를 직접 챙겨왔다. 지난 4일에는 평택사업장 현장경영에 나서 반도체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등 새해부터 반도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에도 실적 전망은 밝다. 글로벌 시장 환경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지만,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사업부 전반의 호조세가 예상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8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전년(27조7천700억원)보다 29.46% 증가한 35조9천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매출액은 236조2천600억원으로 전년(230조4천억원) 대비 2.54% 증가했다. 2019년 매출액(230조4천억원)과 영업이익(27조7천700억원)보다도 늘었다.

■ 작년 영업익 절반은 '반도체'…하반기 폰·TV·가전 호조도 한몫

지난해 삼성전자 연간 실적 호조는 반도체 부문이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체의 절반 이상을, 매출액은 3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부문은 비대면 수요 급증에 따라 매분기 4~5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실적을 상회했다. 3분기에는 반도체 호조에 더해 세계 주요국가들의 경기 부양 정책과 펜트업 수요 효과가 더해지면서 스마트폰과 TV·가전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었고, 분기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7조1천600억원)보다 25.70% 증가한 9조원을 잠정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1조원으로 전년 동기(59조8천800억원) 대비 1.87% 증가했다. 이 기간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4분기 전년 동기 소폭 개선된 3조원 후반대에서 4조원 초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서버 가격 약세와 신규라인 초기 비용에 따른 수익성 감소 속 모바일·노트북의 견조한 수요가 이어졌다. 시스템반도체 부문 실적은 소폭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디스플레이패널(DP) 부문은 애플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 영향으로 1조원 초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2조원 초중반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4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을 6천만대 초반대로 보고 있다. 주요 국가 봉쇄와 플래그십 제품 출시 효과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과 연말 경쟁 심화로 마케팅비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업이익은 약 7천억원에서 1조원대 초반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분기에는 각국의 경기 부양 효과와 펜트업 수요 효과로 TV와 생활가전 모두 선방하며 영업이익 1조5천6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는 전통적인 계절적 성수기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과 시장 경쟁 심화가 이어지고 있다.

■ 새해 영업익 전망치 10조↑…반도체·폰 개선세 지속

새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0조원 가량 상승할 전망이다. 이날 증권사들의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매출액 256조9천502억원과 영업이익 46조7천536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8.76%와 30.05%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코로나19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차세대 공정 전환과 적기 투자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메모리는 모바일과 5G 수요에 탄력 대응하고 첨단공정 전환에 속도를 낸다. 시스템LSI도 차별화 제품으로 적극 대응한다. 파운드리는 대형 고객 확보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한다.

세트 사업은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와 운영 효율화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IM 부문 무선 사업부는 새해 플래그십 갤럭시S21을 필두로 폴더블폰 경쟁력 강화와 대중화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 사업부는 글로벌 5G 신규 수주를 적극 추진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온라인 갤럭시 언팩 2020에서 갤럭시노트20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갈무리)

CE 부문도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와 온라인·기업간거래(B2B) 사업 강화를 적극 추진한다. VD 사업부는 QLED와 가정용 마이크로 LED 등 초고화질·초대형 TV 시장을 선도하고, 라이프스타일 TV 판매를 확대한다. 생활가전은 지난해 성적을 빛낸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대하고 비대면 시대 운영 효율화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점차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1분기에는 숨고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58조2천649억원과 8조5천41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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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연구원은 "1분기에는 CE와 DP 부문의 이익 축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부문의 이익 안정과 IM 부문 개선에 따라 전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2분기부터는 반도체 부문 출하량 증가와 ASP 상승에 따라 본격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D램 투자 규모 축소가 가격 흐름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되면서 반도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디스플레이 실적 개선, 스마트폰 점유율 개선 등 내년도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