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금융업체 '옥석가리기'...중금리대출 시장 꽃필까

전통 금융사도 진입...업체들 "기술로 차별화" 공언

금융입력 :2021/01/07 14:18    수정: 2021/01/07 14:18

P2P금융 법안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업법)'이 시행됨에 따라 P2P대출업체(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온투업자)들의 준비가 분주하다. 오는 8월까지 등록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당국이 8퍼센트·렌딧·피플펀드 등이 온투업 등록 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등록 온투업자들이 중금리 대출 시장을 든든히 받쳐줄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모이고 있다.


온투법 본격 적용...1분기 내 등록업체 나온다


7일 업계는 2020년 8월 27일 시행된 온투법에 따라 적격 온투업자들이 올해 1분기 내 나오게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미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전체 P2P대출업체의 대출 채권을 전수 조사했으며, 일부 업체의 등록 신청서를 검토 중이다. 새로운 업권인만큼 신중하게 등록 여부를 따져보고 있지만 오는 8월까지는 무조건 등록업체를 내야하는 만큼 조만간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온투업법에 따라 정식 라이선스를 받고 영업활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를 갖추지 못한 업체들은 정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법에 따라 온투업자로 등록하기 위해선 연계 대출 잔액 기준에 따라 자본금을 갖춰야 하는 자본금 조건은 물론이고, 이용자 보호가 가능한 인력 및 전산 설비를 갖춰야 한다.

이중 자본금 조건은 대형 업체에게 인력 및 물적 설비는 중소형 업체에게 쉽지 않은 조건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A업체 관계자는 "연계 대출 잔액, 즉 상환되지 않은 대출 잔액이 클 수록 필요한 자본금이 커서 등록 신청을 하지 않은 대형 업체들이 많다"며 "부동산 관련 대출이 많은 곳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상환이 더뎌지면서 자본금에 대한 고심이 크다"고 귀띔했다. 온투업자 등록을 위해서 대출 잔액 300억 미만은 5억원, 300억~1천억원 미만 10억원, 잔액 1천억원 이상은 30억원의 자본금이 있어야 한다.


협업 대상 찾는 P2P대출...기존 금융권도 '기웃'


일부 P2P대출업체들은 연계투자를 진행할 은행이나 증권사를 찾고 있다. 온투업법이 마련되면서 다른 금융기관들도 P2P금융이 취급한 대출에 연계투자할 수 있어졌기 때문이다. 아예 직접 P2P대출업체로 발판을 마련하는 금융업권도 있다. 바로 저축은행업계다. 저금리인데다 올해 하반기 법정 최고 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가 예고되다 보니 리스크를 다소 줄이면서 여신을 늘려나갈 방안으로 온투업을 눈여겨 보고 있는 셈이다. OK저축은행을 운영하는 OK금융이 이를 준비 중이다.

P2P금융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서로 자금을 빌려주고 갚는 방식이다. 지점 영업을 무턱대고 확장하기도 어려운데다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아예 디지털 기반 여신 플랫폼을 찾고 있는 격이다. 

이밖에 지난해 11월 IBK기업은행은 P2P 금융업체 '나이스abc'에 1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중신용자 타깃 한목소리...국내 중금리대출시장 이끌까


P2P대출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현재 누적 취급액은 12조원 수준이다. 태동 시기였던 2015년 12월 취급액 규모가 300억원 수준과 비교하면 400배 늘어난 수준이다. 이들은 기존 금융사와 다른 신용평가모형, 대출을 원하는 이들의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해 중신용자를 타깃으로 한 중금리 대출 시장을 키우겠다고 공언해왔다.

렌딧이 대출자를 분석한 결과 2016년 신용평가등급이 5~7등급인 중신용자 비율이 32.5%였으나 2019년 51.7%로 늘어나는 등 유의미한 수치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간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금리 대출 집행을 확대하고, 연체율도 줄일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도입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 8퍼센트는 지난 5년 간 124만건의 개인신용대출 신청(약 24조원 규모)을 심사, 1개 채권당 500여개의 정보를 활용해 신용평가모형을 재편했다. 대출자의 일상 생활에 밀접한 관계를 지닌 비금융 정보도 추가로 결합한 머신러닝 평가 시스템으로 자동 분산 투자 서비스에 적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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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8퍼센트 대표는 "그동안 은행·증권·보험 등 다수의 금융기관과 온투업 등록에 대해 교감해왔다"며 "국내 1호 중금리 기업으로서 26조 원의 신청 자금을 심사하며 쌓은 데이터를 통해 금융기관에 중수익 투자 상품을 제공할 준비를 마무리 했다. 올해는 해외와 마찬가지로 금융기관의 투자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준 렌딧 대표는 "새해는 국내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록 기업이 탄생하며 기술 기반의 새로운 제도권 금융산업이 시작되는 역사적인 한 해"라면서 "렌딧은 기술 개발에 보다 집중해 개인화된 합리적인 중금리대출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비대면 금융 서비스 경험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