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국내 조립PC 시장에서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AMD는 올 1월부터 지난 12월 2주까지 국내 시장에서 평균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했고 지난 5월에는 사상 최고 수준인 63%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PC 시장에서 내년 AMD 프로세서의 점유율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업체들이 일체형PC와 업무용 노트북, 게임용 노트북 등 거의 모든 제품군에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투입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 라이젠 점유율, 5월 최고 수준 기록
18일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립PC 시장에서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점유율은 평균 50% 이상을 기록했다(판매량 기준). 또 지난 5월에는 3년 내 최고 수준인 63.04%를 기록하기도 했다.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점유율은 1월부터 7월까지 인텔 대비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8월부터는 점유율이 조금씩 밀리고 10월에는 연중 최저 수준인 35.93%까지 떨어졌다. 이후 점유율을 다소 회복하긴 했지만 현재는 인텔이 다시 근소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나와리서치 관계자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수급 문제가 가시화된 9월 이후부터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판매량이 더 높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 세계 완제품 PC 시장 점유율은 20% 초반
조립PC 시장과 달리 데스크톱PC와 노트북 등 전세계 완제품 PC 시장에서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점유율은 아직 25%를 넘지 못한 상황이다.
AMD가 지난 11월 초 시장조사업체 머큐리리서치의 자료를 인용해 밝힌 바에 따르면 AMD의 올 3분기 x86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은 22.4% 수준이다.
이 중 데스크톱용 프로세서 점유율은 20.1%, 노트북용 프로세서 점유율은 20.2%, PC 이외의 클라이언트용 프로세서 점유율은 20.2%다.
그러나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점유율은 아직 상승 여지를 남기고 있다. 여러 글로벌 PC 제조사가 가정용 일체형 PC와 업무용 보급형 노트북, 게임용 고성능 노트북 등 내년에 출시할 다양한 제품에 차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를 탑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저장장치 등 일부 제품에 탑재되는 임베디드 프로세서에서도 라이젠 프로세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NAS(네트워크 저장장치) 세계 1위 업체인 시놀로지도 최근 출시한 DS1621+, DS1821+ 등 NAS 제품에 인텔 아톰 프로세서 대신 AMD 라이젠 V1500B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 시장 점유율 확대, 콘솔용 칩 적체 해소에 달려
AMD는 다음 달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CES 2021 기조연설을 통해 데스크톱PC·노트북용 라이젠 5000 시리즈를 추가 출시한다. 이를 탑재한 노트북 제품도 내년 1분기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AMD가 보다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바로 전체 생산량 중 80% 이상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 시리즈X 등 최신 콘솔게임기용 칩 생산에 쏠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 AMD는 대만 파운드리인 TSMC를 통해 분기당 웨이퍼(wafer) 15만 장 분량의 생산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 중 80% 가량이 차세대 콘솔게임기용 칩 납품에 쓰이고 있다. 이 때문에 라이젠 프로세서와 라데온 그래픽칩셋 등 모든 제품군에서 공급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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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립PC 시장에서 9월 이후 점유율이 하락하는 것 역시 이런 '뒷심 부족'에서 오는 문제다.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내년 출시할 노트북 등 제품에 대거 투입하기로 한 글로벌 업체 관계자는 "AMD 프로세서 탑재 제품은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이며 현재까지 일정에 변화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