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 GV70 3.5 터보...7천만원대 가치할까

시승차 기준 옵션 포함가 7천350만원까지 올라가

카테크입력 :2020/12/17 08:27    수정: 2020/12/17 16:07

제네시스 GV70은 정말 다양한 편의사양을 갖췄다. 일부 사양을 보면 GV80보다 나은 편이다. 

하지만 GV70의 아킬레스건은 가격이다.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이지만, 주요 옵션들을 다양하게 포함하면 거의 차 한 대 값을 추가하는 것과 같다.

지난 15일 경기도 스타필드 하남 야외 주차장에서 열린 제네시스 미디어 시승행사에 참석해 GV70을 시승했다. 하남부터 가평까지 왕복하는 코스며, 코스 길이는 왕복 약 100km다.

제네시스 GV70 주행 모습 (사진=제네시스)

옵션가만 2천470만원...소비자 선택에 따라 차이 날 수 있어

시승차는 3.5 가솔린 터보 일반형 모델이다. 아쉽게도 스포츠 패키지가 탑재된 모델은 시승행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제네시스 GV70의 정식 시작 가격은 4천880만원이다. 이 가격은 가솔린 2.5 터보 기준인데, 3.5 가솔린 터보는 시작가에 950만원이 더해진 5천830만원이다.

문자로 시승차에 어떤 옵션 사양들이 들어갔는지 살펴봤다. 시승차에는 21인치 미쉐린 휠과 타이어가 들어갔는데 이 옵션가가 120만원이다. 또 300만원 상당의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2, 각종 주행보조와 헤드업디스플레이 등이 묶인 파퓰러 패키지2(720만원) 등이 들어갔다. 파퓰러 패키지에 해당되는 사양들이 총합 800만원인데, 제네시스는 여기에 10%를 할인해 720만원에 제공하고 있다.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 GV70
슬레이트그레이/벨벳버건디 색상이 들어간 제네시스 GV70 실내

또 40만원 아웃도어 패키지, 130만원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 70만원 빌트인캠 패키지, 140만원 파노라마 선루프가 포함됐다.

결국 시승차는 옵션가만 2천470만원이 추가됐다. 시작가격과 옵션가를 합치면 차량가격이 7천350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하지만 이 옵션가 구성은 단순한 참고사항이다. 제네시스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다양한 옵션 패키지 구성을 했기 때문에, 자신의 주행 환경과 맞는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일상적인 주행 소음은 무난...스포츠 모드 주행시 배기음은 아쉬워

지디넷코리아가 시승한 차량 외관 색상은 카본 메탈이며, 내장 색상은 슬레이트그레이/벨벨버건디다. 스포츠패키지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실내 스티어링 휠 디자인은 GV80과 똑같은 타원형태의 투 스포크 타입의 디자인이 적용된다.

외관 색상은 나쁘지 않다. 무난함을 좋아하는 남녀노소에게 어울린다. 오히려 검정색으로 구성되지 않은 21인치 휠 디자인이 더 좋아보인다. 실내 인테리어 색상도 흠 잡을 곳이 없다.

시승차량에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커스텀 등 총 4가지 주행모드를 지원한다. 스포츠 패키지가 추가되면 런치 컨트롤 등을 할 수 있는 스포츠+ 모드가 제공된다.

컴포트 모드로 일상적인 주행을 했을 때 노면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시승 당일은 눈이 많이 내린 후 며칠 지나지 않은 상태라 많이 미끄러웠지만, AWD 사양이 장착된 차라서 문제 될 것은 없었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단차가 있거나 과속방지턱이 있을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제네시스 GV70 주행 모습

제일 아쉬운 것은 스포츠 모드 시 배기음이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RPM 반응 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묵직한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스포츠+ 모드가 가능한 GV70 스포츠 패키지의 느낌이 어땠는지 이 때부터 많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일반형 모델은 날렵한 주행 성능을 기대하기 어려운 모델이다.

타원형 투-스포크 그릴의 그립감은 좋다. 다만, 주행보조 등 각종 기능을 실행하는 버튼이 크롬으로 됐는데, 버튼이 스포츠 패키지의 3-스포크 타입 스티어링 휠과 비교했을 때 잘 보이지 않다. 또 버튼의 구조가 인체공학적이지 못하다. 엄지가 손쉽게 닿을 수 있는 곳에 버튼을 장착해야 안전한 주행을 유도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AWD 사양은 가속페달을 밟고 탄력 주행을 할 때 후륜 중심의 주행을 하다가 가속 페달을 살짝 밟으면 즉각 전륜을 반응시킨다. 게다가 좁고 굴곡이 심한 와인딩을 지나거나, 고속도로 출입구를 통과할 때 전륜과 후륜의 동력 배분을 알맞게 나눠준다.  전체적으로 옵션이 많이 추가돼 7천350만원의 판매가를 나타내다 보니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로 차량의 주행 질감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GV80보다 나은 점 두 가지 : 헤드업 디스플레이, 주행보조, 음성인식

제네시스 GV70은 형 격인 GV80보다 총 3가지 분야에서 좋은 사양을 갖추고 있다.

GV70에 탑재된 12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GV80보다 시인성이 더 좋아졌다. GV80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핸들을 잡으십시오’ 등의 주행보조 경고문구가 나오지 않는데 GV70에는 이 기능이 더해졌다. 현대차그룹의 헤드업디스플레이가 해외 업체와 달리 주행보조에 대한 경고를 소홀히 한다는 업계의 지적을 받아들인 셈이다.

주행보조는 확실히 편하다. GV80에 들어간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은 방향지시등을 절반 정도만 내려야 작동이 됐는데, GV70은 방향지시등을 아예 확실히 내리기만 해도 자동 차선 변경이 된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이 실행중인 제네시스 GV70 클러스터
제네시스 GV70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핸들을 잡으십시오’ 경고가 나온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이같은 경고 문구가 표현된다.
카카오 음성인식으로 ‘날씨’를 말하면 표현되는 그래픽이 GV70 내부 디스플레이에 나온다.

특히 GV70의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은 양 옆 차선의 과속 차량들을 미리 감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서울-양양 고속도로 2차선에서 잠시 1차선으로 가기 위해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을 써봤는데, 시승차는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을 쓰던 도중 1차선에서 과속하는 차량을 사전에 감지했다. 과속 차량이 감지되자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은 해제됐고 다시 원래 주행하던 차선으로 되돌아왔다.

카카오 기반의 음성인식도 달라졌다. 날씨나 주식을 물어보면 카카오가 음성으로만 관련 안내를 해줬지만, GV70에는 14.5인치 디스플레이 내부에 화면을 띄워 음성 명령에 대해 답해준다. 예를 들어 날씨를 말해달라 하면, 현재 차량 위치 기반의 온도, 날씨, 미세먼지 온도를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현대차 주식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면, 현재 현대차 주가가 얼마나 오르고 떨어졌는지 그리고 금액은 어떻게 되는지 표기해준다.

3.5 가솔린 터보 엔진 옵션가 950만원

제네시스 GV70 3.5 가솔린 터보 엔진은 배기량 3470cc, 최고출력 380마력(5800RPM), 최대토크 54.0kg.m(1300~4500RPM)의 힘을 낸다. 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

GV70에겐 3.5 가솔린 터보는 과분하면서도 소중한 존재다. 작은 차체에 380마력의 힘을 낸다는 것은 박진감 넘치는 주행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환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엔진의 옵션가는 950만원이다. 일상적인 주행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망설일 수 밖에 없는 가격대다.

그래도 2.5 가솔린 터보 엔진의 힘도 나쁘지 않다. 제원표를 보면 2.5 가솔린 터보 엔진의 배기량은 2497cc, 최고출력은 304마력(5800RPM), 최대토크는 43.0kg.m(1650~4000RPM)이다.

제네시스 GV70 뒷모습. 스포츠 패키지가 아닌 일반형 모델이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출범 이후 전기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매번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도입 계획은 전하고 있지 않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도입한 현대차와 기아차 브랜드 차량과는 다른 전략으로 해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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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70의 정식 계약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연내에 시작될 전망이다. 차량 인도가 내년 1월부터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개별소비세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점이 흠이다.

그래도 GV70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높다. 이달초 차량 공개 당시 제네시스의 웹페이지 서버가 마비가 될 정도였다. GV70은 다음달 고객 인도 이후에 월별 판매 실적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