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고 종사자 절반, '고용보험 의무가입' 반대"

"낮은 실업위험·소득노출 우려…보험료 특고·사업주 절반씩 부담 선호"

디지털경제입력 :2020/12/01 12:00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고용보험 의무가입에 대해 당사자인 특고 절반 가까이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최근 특고 2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고 고용보험 적용에 대한 종사자 의견 조사’ 결과, 특고 종사자의 46.2%가 특고 고용보험 의무적용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고 1일 밝혔다. 

특고 고용보험 의무가입에 대해 사업주뿐만 아니라 당사자인 종사자도 상당수 반대 의견을 나타낸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 10월 대한상의가 특고 관련 사업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사업주의 88.0%가 특고 고용보험에 대해 ‘가입예외 인정’(64.2%) 또는 ‘임의가입’(23.8%)으로 해야 한다며 의무가입 방식에 반대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자료=대한상의)

가입방식과 무관하게 ‘고용보험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특고 종사자의 61.8%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가입 의향이 ‘없다’는 응답도 38.2%나 되어 상당수 특고 종사자는 여전히 고용보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1월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조사에서는 특고의 85.2%가 ‘고용보험 가입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조사는 소득감소로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받은 특고를 대상으로 조사했기 때문에 긍정 응답이 많이 나왔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고용보험 가입, 낮은 실업위험·소득노출 우려"

특고 종사자가 고용보험 가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실업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고용보험 가입 의향이 없다는 특고에 대해 그 이유를 묻자 42.1%의 특고가 ‘실업위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고용보험 가입을 원치 않는 두 번째 이유로는 ‘소득이 노출될 우려’(31.4%)를 꼽았다. 특고는 현금거래 관행이 많은데, 소득이 노출되면 세금은 물론 4대 보험까지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고용보험료 부담’(20.7%), ‘실업급여 수급요건 충족 곤란’(3.3%)도 고용보험 가입을 꺼리는 이유로 나타났다.

■ "보험료 분담방식, '특고·사업주 절반씩 부담'이 다수"

특고 고용보험 적용의 또 다른 이슈는 보험료를 사업주와 특고가 어떻게 분담하느냐다. 임금근로자의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가 소득의 1.6%인 보험료를 절반(0.8%)씩 나눠 부담하며, 자영업자는 소득의 2.0%인 보험료를 본인이 전부 부담하고 있다.

(자료=대한상의)

특고는 일반 근로자와 성격이 다름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보험료를 분담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고의 78.7%는 특고와 사업주가 고용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고가 더 부담할 수 있다는 의견은 21.3%에 그쳤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사업주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 대한상의가 지난 10월 사업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사업주의 58.3%가 ‘고용보험료는 특고가 더 많이 부담하거나 전부 부담해야 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 "정부안에 당사자 우려 여전…정확한 실태조사 선행돼야"

업계는 모든 특고에 고용보험 가입을 강제하면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국회에서 법안을 논의하기 전에 정확한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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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안에 의하면 실업급여는 고용보험료를 12개월 이상 납부한 특고만 받는데, 현실적으로 종사기간을 1년도 못 채우고 이직하는 특고가 전체 이직자 중 절반이나 된다. 이들은 보험료만 납부하고 정작 실업급여는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전인식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제도의 취지가 좋더라도 현실에 부합하지 않게 설계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모든 특고에 대해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정부안에 대해 사업주와 특고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만큼, 면밀한 실태파악과 의견수렴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