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2년여의 임기를 마치고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다. 2018년 8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로 선임된 지 약 2년 3개월 만이다.
LG유플러스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황현식 컨슈머사업총괄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황현식 사장은 내년 이사회 및 주주총회 절차를 거쳐 최종 대표이사 직무를 맡을 예정이다.
앞서 하현회 부회장은 5G 상용화를 6개월 가량 앞둔 2018년 8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LG유플러스 대표로서 첫 행보 역시 5G였다. 하 부회장은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맡았던 유영민 장관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을 만나 5G 상용화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5G 상용화를 앞두고 소비자를 중심 전략을 세운 것도 하 부회장이다. 하 부회장은 AR·VR 등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5G 서비스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 ‘일상을 바꿉니다’라는 문구를 5G 캐치프레이즈로 삼은 것 역시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특화 서비스를 앞세운 LG유플러스의 전략은 5G 상용화 초반 호실적을 이끌었다, 5G 상용화 초기 LG유플러스는 경쟁사에 뒤지지 않은 5G 가입자를 확보하며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LTE까지 이어졌던 통신 시장 5:3:2 구도를 타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도 탄탄한 5G 가입자 성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5G 상용화 과정에서 불거졌던 화웨이 장비 선택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는 것 역시 하 부회장에게 맡겨진 과제였다. 화웨이의 통신 장비로 LTE망을 구축한 LG유플러스 입장에서 5G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에 하 부회장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당시 하 부회장은 "화웨이 기지국의 소스 코드를 국제 기반에서 검증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제검증기관과 국내 전문가들이 직접 해외에 가서 보안 문제를 검증하겠다”고 말하며, 화웨이 장비 선택에 대한 보안 우려를 일축한 바 있다.
5G 상용화와 더불어 하 부회장은 알짜 매물인 케이블TV 사업자 CJ헬로(현 LG 헬로비전)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를 이끌었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의 지분 50%와 1주를 총 8천억원에 인수했고, 두 회사를 더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24%로 크게 높아졌다. LG유플러스가 시작한 유료방송 시장 개편은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협상 등으로 이어지며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서비스를 시작한 것 역시 하 부회장의 결단에서 시작됐다. IPTV 서비스와 넷플릭스를 결합한 LG유플러스는 이용자 호평을 토대로 탄탄한 가입자 기반을 확보했고, 이는 IPTV 시장 내 LG유플러스의 경쟁력과 점유율을 높이는 밑거름이 됐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단순히 유료방송 시장 변호로만 국한되지 않았다. CJ헬로와 함께 알뜰폰 브랜드인 ‘헬로모바일’을 함께 인수함으로써, 국내 알뜰폰 시장의 변화도 촉진했다. 이에 앞서 LG유플러스는 KB국민은행에 망을 제공, 알뜰폰 최초 5G 요금제 출시의 배경을 마련하기도 했다. 중소 알뜰폰 회사를 지원하기 위한 협의체와 알뜰폰의 5G 요금제, 각종 결합을 지원한 것 역시 CJ헬로 인수에 따른 알뜰폰 지원책이 배경이다.
한편, LG유플러스는 내부 출신 인사인 황현식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황현식 사장은 20년간 회사에 몸담아 온 통신 전문가다.
LG유플러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혁신으로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하현회 부호장이 임기 만료에 따른 용퇴를 결정했다"며 "급변하는 통신·미디어 시장 환경에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는 황현식 사장을 신임 CEO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