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민 핀다 대표 "대출, 피할 수 없다면 제대로 관리해야죠"

"유리한 조건 찾아 최적의 상환 전략 마련해야"

금융입력 :2020/11/19 07:52    수정: 2020/11/19 08:52

"대출을 향한 시선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워낙 빚이란 인식이 강하고, 상당수가 대출을 받고 갚아나가면서도 복잡한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대출은 빚이 아닌 파이낸싱(자금 조달)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기피할 게 아니라 자산처럼 잘 이해하고 관리해야 한다."

스마트 대출 플랫폼 스타트업 핀다의 이혜민 대표는 최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화두를 던졌다. 쉽게 말해 대출이 불가피하다면 '제대로 빌려서, 효율적으로 갚아나가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혜민 대표는 "이를 위해선 스스로에게 가장 적합한 조건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무료로 제공되는 대출비교 서비스를 통해 어떤 상품이 유리한지를 살펴보고, 받은 대출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혜민 핀다 대표(사진=핀다)

"22개 금융기관 대출 조건 비교…누적 승인액 34조"

핀다는 비교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상품 정보 플랫폼이다. 전북은행과 BNK경남은행, 씨티은행을 비롯한 22개 금융기관 상품의 확정금리와 한도를 제시하며, 소비자가 은행을 찾지 않고도 간편하게 대출을 신청하고 받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핀다가 자체 개발한 엔진이 대출 심사에 필요한 사용자의 재직·소득·신용정보를 수집해 금융기관 대출심사 CSS(신용평가모델)에 즉시 적용하는 게 서비스의 강점이다.

(사진=핀다)

동시에 핀다는 대출통합관리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의 대출 내역을 한 눈에 보여주고 상환 플랜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이자 상환일 알림 서비스로 뜻하지 않은 연체를 막아준다.

이를 통해 '잘 빌리고, 잘 갚는' 비대면 대출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핀다의 지향점이다.

11월18일 기준 핀다의 누적 대출 승인액은 34조8천800억원을 넘어섰다. 핀다 앱 서비스를 출시(2019년 7월)한 지 1년 4개월여 만의 성과다.

이혜민 대표는 "대출 정보 수집부터 서류 제출까지 개개인이 발품을 팔아야 했던 모든 작업을 핀다가 대신 해주는 셈"이라면서 "금융기관별로 2~8개의 상품을 연결해주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다양한 상품을 편리하게 확인하고 비교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서비스를 소개했다.

또 "핀다와 같은 핀테크 플랫폼은 2금융권 이용자에게 유용하다"며 "2금융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디지털 인프라나 지점이 부족해 접근성이 낮고, 대출 금리(6~24%)도 넓게 분포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혜민 대표는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음에도 사금융을 이용하거나, 익숙한 금융기관을 찾다보니 금리·한도 등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가령 연 20% 이상의 금리로 대출을 받은 소비자라면 핀다가 추천하는 중금리 상품으로 이자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 하다"고 귀띔했다.

"내년엔 대환대출 집중…소비자 현금 흐름 디자인할 것"

이러한 니즈를 반영해 핀다는 2021년엔 대환대출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상품을 추천하는 데서 나아가 대출의 효율적인 관리를 지원함으로써 '현금 흐름을 디자인하는 서비스'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이혜민 대표는 "대출을 보유한 모든 소비자가 자신의 정보를 정확히 알도록 해 대환대출로 유도하는 게 목표"라면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핀다 대출통합관리 서비스(사진=핀다)

이어 "지금도 1금융권의 대환대출 상품을 두 개 보유하고 있고, 전체 대출 실행 건 중 10% 이상이 대환대출 목적"이라며 "추후 이를 중심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사업을 키울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다.

아울러 "소비자에게 더 유리한 대출 조건을 제시하려면 상품 커버리지를 더욱 늘려야 한다"며 "내년엔 연동 금융기관 수를 45개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대환대출 상품에 대한 방향성을 놓고는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게 하는 것도 있겠지만,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쪼개거나 합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민하고 있다"며 "일단 사용자가 어떤 대출을 어떤 조건으로 보유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데이터 측면에서 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출 상품 조회, 신용점수에 영향 없어"

인터뷰 중 이혜민 대표는 행여 불이익을 당할까 대출비교 서비스 이용을 꺼리는 소비자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회사 차원에서 정보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혜민 대표는 “여러 개의 상품을 조회하면 그 만큼 많은 기록이 남아 대출 받을 때 불리해진다는 얘기가 많은데, 그 것은 오해”라면서 “핀다는 20개를 조회하든, 30개를 조회하든 단 한 번의 조회 이력만 남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용자의 신용점수에 영향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신용정보회사와 장기간 고민 끝에 만들어낸 결과물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또 이혜민 대표는 “핀다는 소비자의 전화번호를 다른 금융기관으로 함부로 넘기지 않으며, 본인이 신청한 곳에 한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간혹 서비스를 이용했더니 스팸과 마케팅 전화가 늘었다는 평가를 들으면 안타깝다”는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건강한 대출 문화 형성에 힘쓸 것"

이혜민 대표는 대출비교 서비스로 확인한 시장의 긍정적인 피드백과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에 자신감을 회복했다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대출로 고민하는 이들을 돕고 비대면 대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창업 초기의 목표를 실현하려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스스로의 진단이다.

이혜민 대표는 "현재 비교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몇 곳 있지만, 이들의 성과를 다 합쳐도 그 점유율은 전체 대출 시장의 1% 미만"이라며 "남은 99%를 어떻게 더 건강하게 만들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어 "부동산 담보 대출,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은 1천500조원 규모(대출 잔액 기준)"라면서 "이 안에서 불리한 조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의 대출을 바로잡아줌으로써 재무상황이나 신용을 더 좋아지게 도울 것"이라는 포부를 내비쳤다.

아울러 이혜민 대표는 "기업이기 때문에 이윤을 남겨야겠지만, 어떻게 남기느냐가 중요하다"는 소신을 밝히며 "소비자에게 객관적인 상품 정보만을 제공함으로써 건강한 대출 포트폴리오를 갖추도록 지원하고 신뢰를 쌓아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