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콜오브듀티 블랙옵스 콜드워, 시나리오 깊이 더한 FPS

첩보물 보는 듯한 몰입감 장점...플레이타임 짧은 것은 다소 아쉬워

디지털경제입력 :2020/11/17 11:13

지난 13일 출시된 콜오브듀티 블랙옵스 콜드워는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17번째 작품으로 콜드워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냉전시대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을 배경으로 하는 FPS 게임이다.

2010년 출시된 콜오브듀티 블랙옵스와 2012년 출시된 콜오브듀티 블랙옵스2의 중간 시점을 배경으로 하는 이 게임은 첩보물이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탄탄한 시나리오 구성이 인상적이다.

약 4~5시간 남짓한 플레이타임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진행 시간이 짧아 드라마 서너편을 몰아서 보듯이 집중해서 미국과 러시아의 첩보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80년대 시대 배경을 충실히 구현한 아트 디자인과 연출은 몰입을 더욱 높히며 잠입 미션에서 긴장감을 높이는 연출은 이 게임이 블록버스터 FPS로 알려진 콜오브듀티 시리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색다른 느낌을 전한다.

멀티엔딩 시스템을 택한 것도 인상적이다.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특징이자 비판하는 이들로부터 늘 지적받는 점인 전형적인 선형구조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정치로 콜오브듀티 블랙옵스 콜드워에는 이용자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엔딩이 나오는 시스템이 채택됐다.

선택지에 따라 스토리 진행이 크게 달라지거나 하는 구성이 아니어서 촘촘하게 구성된 느낌은 없지만 최종 미션이 완전히 다른 식으로 진행되는 점은 인상적이다. 기존작이 새로운 컷인 연출을 보여주면서 선택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는 스토리를 감상하도록 했다면 이번에는 선택에 따라 플레이경험 자체가 달라지는 식이다.

멀티플레이는 전형적인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기준을 따르고 있다. 이동이 빠르고 리스폰이 잦기 때문에 교전이 자주 일어나 지루할 틈 없이 게임이 진행된다. 작년에 출시된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에서 사격을 한 적의 위치가 나침반과 거리로 대략적으로 표시됐던 것과 달리 콜오브듀티 블랙옵스 콜드워에서는 예전처럼 미니맵에 빨간 점으로 적의 위치가 나타난다는 점도 교전이 더욱 자주 일어나게 만드는 원인이다.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정체성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스트릭 시스템은 연속으로 적을 얼마나 쓰러트렸냐를 기준으로 하는 킬 스트릭이 아닌 누적 점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스코어 스트릭 시스템이 적용됐다.

다만 기존처럼 사망 시에는 누적된 스코어가 초기화되지 않고 스트릭을 사용할 수 있는 점수 기준을 높여 멀티플레이 밸런스가 전작보다 조금 더 개선됐다. 초보 이용자도 상위 스트릭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숙련자가 쉴 틈 없이 스트릭을 불러내는 빈도는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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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공격형 스트릭의 화력이 전작들보다 조금 약해진 느낌이지만 최상위 스트릭은 호버젯 에스코트와 건십은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화력을 자랑한다. 특히 1만 점을 누적하면 사용할 수 있는 건십은 과거 모던워페어2 시절 악명을 떨쳤던 AC-130을 연상케 할 정도의 위용을 자랑한다.

콜오브듀티 블랙옵스 콜드워는 짧은 시간 동안 깊이 있는 시나리오를 즐기고 그 이후부터는 다른 이들과 멀티플레이를 통해 시끌벅쩍한 싸움을 즐기는 게임이다. 멀티플레이 콘텐츠로 전통적인 다대다 PvP는 물론 좀비모드, 워존 등 디펜스와 배틀로얄 장르도 구비되어 있어 FPS 게임을 좋아하는 이라면 오랜 기간 콜오브듀티 블랙옵스 콜드워만 즐겨도 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