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EV세상] 코나 EV 화재 사고 후... "전기차 주차금지"

"제조사·정부 등 원인 명백히 규명해야"

카테크입력 :2020/10/05 08:53    수정: 2020/10/05 09:57

4일 대구 달성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완속충전 장소에서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이 차량 화재 사고만 벌써 12번째다. 

불이 난 아파트 주민들은 화재로 인한 공포와, 전기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조사나 정부 등에서 명백한 원인 규명을 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 확산될 수 있다. 

4일 기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가 난 아파트 주민 A씨의 댓글이 달렸다. 

A씨는 "화재 사고로 대피를 권유한 해당동 옆동 주민이라 놀라서 창문 열고 밖을 확인해보니 이미 냄새가 진동중이었다"며 "놀란 주민들이 다른 동에서도 쏟아져 나왔고 저도 놀라서 아이 데리고 일단 1층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4일 오전 대구 달성군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가 일어났다. 화재 차량은 현재 전소됐고, 국립과학수사원이 현재 수사중이다. (사진=달성소방서 제공)

그는 또 "아파트 단지 방송에서는 이번 화재 사고로 인적, 물적 피해를 입은 입주민들의 접수를 받는다는 것과 제조사에서 화재 차량에 대해 사고원인을 입증할 때까지 코나를 비롯한 모든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주차를 금지시키는 내용까지 나왔다"고 덧붙였다.

A씨의 댓글은 전기차에 대한 아파트 단지의 우려를 그대로 보여준다. 

달성군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는 전 세계 통틀어 12번째 사고로 기록 됐다. 이 사고는 지난달 26일 제주시의 한 아파트 지상주차장 완속충전장소에서 발생된 11번째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8일만에 재발했다. 

제주시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는 차량 일부가 불에 타지 않았고, 대구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는 차량이 전소됐다. 그만큼 차량의 화재 원인을 공통적으로 규명하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는 아직까지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코나 전기차의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LG화학도 역시 연이은 화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정부도 아직까지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모습이다. 

정부가 운영하는 '자동차 리콜 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제주시 화재 사고 발생 당일인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코나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신고건수는 20건이다. 이전에도 코나 전기차 배터리 문제와 화재 사고를 우려하는 신고가 수차례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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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정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와 제조사가 이번 화재 사고에 대한 소극적인 입장을 계속 유지하면, 대구 달성군 아파트 단지는 평생 전기차를 공포의 대상으로 여길 수 밖에 없다. 

나아가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전국으로 확산돼 전기차 시장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