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카테크] "핸들 떼면 안 됩니다” 말로 경고하는 현대기아차

운전자 피로도 상관없이 패턴 감지...전 차종 적용 필요성

카테크입력 :2020/09/10 13:52

최근 현대기아차 커넥티비티 시스템(블루링크, UVO(유보))이 진화되고 있다. 

단순히 차량과 사물간 연결 기술을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올바른 ADAS(주행보조) 사용법을 안내해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은 ADAS를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착각할 수 있는 소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디넷코리아는 최근 기아자동차 스팅어 마이스터 터보를 시승하면서, 기아차 유보 서비스센터 직원에게 전화를 받았다. 시승 도중에 10.25인치 화면이 갑작스럽게 ‘SOS’ 화면으로 변하면서 통화 연결이 이뤄진 것이다. 이 직원은 직접 통화 상으로 “핸들을 떼면 유보 센터에 그 모습이 감지가 돼서 센터쪽이 운전자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는 설명을 했다.

이처럼 유보나 블루링크 센터에서 직접 운전자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지난 2018년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출시 이후로 활성화됐다. 현대기아차는 이 기능을 ‘안전운전 확인 전화’라고 부른다.

스팅어 마이스터 시승 도중 걸려온 기아차 UVO 긴급구난센터 전화 수신 모습

현대기아차는 ‘안전운전 확인 전화’를 “차량의 움직임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유보(현대차에서는 블루링크) 센터에서 안전 확인 전화를 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기능을 2015년 제네시스 EQ900 때부터 적용시켜온 ‘부주의 운전 경고’와 연계되는 것으로 풀이했다. 만약에 운전자가 부정확한 주행 패턴을 계속 보이고, 차량이 스스로 이 패턴을 감지하면 클러스터를 통해 커피 모양의 아이콘과 “잠시 휴식을 취하십시오”라는 안내 메시지를 보낸다. 휴게소나 졸음쉼터 등으로 이동해 휴식을 하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직접 확인해보니 유보 센터의 확인전화는 ‘부주의 운전 경고’와 크게 상관이 없었다. 운전자의 피로도와 상관없이 여러 번 스티어링 휠을 뗀 상태로 주행하면, 유보 센터가 이를 스스로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스팅어 마이스터에 있는 기아차 UVO 안전운전 확인 전화 기능

유보 또는 블루링크 센터의 이같은 판단은 운전자의 안전한 ADAS 활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실 현대기아차 ADAS 경고 시스템은 수입 완성차 업체와 비교했을 때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ADAS 경고를 수차례 무시하면, 관련 기능을 해제시키는 메시지와 요란한 경고음을 내보내고 ADAS 일부 기능을 해제한다. 하지만 운전자가 원하면 다시 스티어링 휠 조작 버튼을 통해 재활성화 시킬 수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수차례 ADAS 기능을 무시할 경우,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도 관련 경고를 보낸다. 이와 달리 현대기아차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ADAS 경고를 보내지 않는다. 폭스바겐 일부 차종들은 ADAS 경고를 무시하면 강제로 브레이크를 걸어준다. 테슬라는 ADAS 경고를 수 차례 무시하면, 목적지에 도착할 때 까지 ADAS를 다시 재활성화 시킬 수 없는 강력한 조치를 진행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가 좀 더 강화된 ADAS 경고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빠른 시일 내에 추가할 가능성은 적다. 대신, 블루링크와 유보 센터 등을 적극 활용하게 된다면 다른 완성차 업체와 차별화된 기술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출시한 4세대 카니발에 도로 상태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심었다. 이 시스템 역시도 커넥티비티 시스템인 유보와 연동이 된다. 만약 카니발 스스로 전방에 고르지 못한 도로와 미끄러운 도로 등을 감지했다면, 이와 관련된 주의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클러스터에 띄울 수 있다.

관련기사

이에 기아차 관계자는 “카니발에 이같은 도로 예측 기술이 최초로 들어갔다”며 “아직은 데이터가 많이 쌓이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정확도를 높이는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ADAS 사용 패턴 분석도 아직까지 활성화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사고 가능성을 줄이고 올바른 운전으로 유도시키기 위해서는 이같은 시스템이 특정 차종이 아닌 전 차종으로 적용시키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