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AI를 도입하지만 결과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유는 기업 CEO들이 AI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코딩을 직원에게 시키던 시대는 지난갔습니다. 기업 임원이 직접 AI 코딩을 할줄 알아야 기업에 환경에 맞는 AI 서비스를 찾을 수 있고, 직원들이 존경하고 따라옵니다."
에이아이비비랩(AiBB Lab)이 국내 처음으로 'CEO를 위한 AI 코딩 스쿨'을 개설해 시선을 받고 있다. 총 5주 과정인 이 강좌는 매주 토요일 8시간씩 진행된다. 이달 1일 3기 교육이 시작됐다. 이미 1,2기 수강생 24명을 배출했다.
3기에는 온라인 강의도 신설했다. 3기 수강생은 오프라인 10명, 온라인 10명 등 총 20명이다. 수강료는 오프라인이 120만원, 온라인은 60만원이다. 장동인 에이아이비랩 대표는 "1,2기 생도 그렇고 반응이 매우 좋다"며 "3기 중에는 자기 돈 내고 배우는 중앙부처 공무원도 있다"고 귀뜸했다.
강좌는 코딩을 하나도 몰라도 된다. 문과 출신도 가능하고 학력과 나이도 따지지 않는다. 대신 땀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 장 대표는 "과정이 빡세다"면서 "5주간 매주 토요일 8시간을 희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AI가 오류도 있지만 장점이 많다고 설명한 그는 "기술과 제품력으로 승부를 해야 하는 시대를 맞아 CEO들이 AI를 알아야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CEO를 위한 AI 코딩스쿨'의 매력 중 하나는 구글이 운영하는 AI 개발자 자격증을 딸 수 있다는 거다. 흔히 TDC(Tensorflow Developer Certification)라 불리는 이 자격증은 구글이 '텐서플로'를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만들었다. 텐서플로는 구글이 개발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공개한 세계서 가장 유명한 AI 툴(라이브러)이다.
TDC 시험은 인터넷으로 24시간 아무때나 볼 수 있다. 비용은 100달러다. 시험 시간은 5시간 정도 걸린다. 장 대표 본인도 지난 5월 이 자격증을 땄고, 1,2기 수강생 24명중 16명이 응시해 14명이 자격증을 땄다. 장 대표는 "1,2기때는 시험을 선택 사항으로 했는데 3기부터는 의무사항으로 했다"면서 "텐서플로 자격증을 따면 비즈니스가 달리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 대표는 서울 공대 원자핵과를 졸업하고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서 컴퓨터 공학 석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미국 오라클 시니어 프린서플 컨설턴트와 아메리칸 에어라인 정보서비스 컨설턴트, 미국 EDS 시스템 엔지니어, VISA인터내녀설 프로그래머 등 미국 기업에서 15년간 IT전문가로 일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한국 테라데이타 부사장, 언스트&영 컨설팅 본부장, 딜로이트 컨설팅 전무, SAS코리아 부사장, 시벨코리아 초대 지사장, 한국오라클 컨설팅 본부장 등을 지냈다. '미래읽기 컨설팅'이라는 컨설팅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기도 했다.
특허도 2건 냈고, IT와 데이터 관한 책도 다수 집필했다. 1999년 쓴 '실무자를 위한 데이터웨어하우스'를 시작으로 '공피고아(2010년, 쌤앤파커스)', '빅데이터로 일하는 기술(한빛출판사, 2014년), 'IT 전문가가 사는 법(2016년, 한빛출판사)' 등을 잇달아 출간했다.
장 대표는 AI 분야는 코딩을 모르면 이해할 수 없다면서 "한국 CEO들이 예전 부터 코딩을 알았더라면 기업 경쟁력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케팅 임원이 코딩을 알면 기업에 딱 맞는 서비스를 더욱 빠르게 개발할 수 있어 시장 장악 능력이 빨라진다는 것이다. "기업 임원이 코딩을 할 줄 알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이니 4차산업혁명이니 하는 것을 외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가 'CEO를 위한 AI 코딩 스쿨'을 개설 한 건 작년 11월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당시 AI코딩 워크숍에서 강의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수강생 중 지방대 교수가 있었는데 이 교수가 자기네 학교 교수들에게 딥러닝과 머신러닝을 4일간 교육해달라고 부탁, 지방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AI 강의를 했다는데 반응이 좋았다. 공대 교수 뿐 아니라 문과대 교수도 당시 강의를 들었다. 장 대표는 "교수들한테 통하면 기업 임원들한테도 통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강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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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AI를 잘 모르는, 혹은 잘 못 생각하고 있는 임원들이 많다고 우려하면서 임원들이 AI 개념을 명확히 알아 비즈니스에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EO를 위한 AI코딩 스쿨'은 CEO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코딩을 통해 비즈니스 문제를 알 게 되는 강좌"라면서 "AI 코딩을 배우다 보면 비즈니스와 AI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자연스레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추진하는 AI강국을 위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톱다운 방식은 지양하고 국민 창의과제 같은 자유 공모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부가 AI 수요를 창출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먼저 AI를 도입해 초기 수요을 창출하면 시장은 자발적으로 AI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