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DT의 주역들] 파운트 김영빈 대표

금융입력 :2020/08/06 15:48    수정: 2020/08/06 17:00

금융 상품과 서비스가 더이상 금융사만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가 오고 있다. 오픈뱅킹·마이데이터로 정보통신기술(ICT)기업도 금융사의 경쟁자가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전 영역서 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사와 핀테크 등의 디지털 시대의 오픈 파이낸스(Open Finance)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Veritas vos liberabit.(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성경 구절이 있다. 자본주의 시대, 진리만으로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자문 핀테크인 '파운트'는 이 물음에 이 같이 답했다. '경제적으로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구체적인 방법으로.'

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 '파운트' 김영빈 대표.

파운트는 우리은행·삼성생명 등 국내 19개 금융사에서 펀드 사후관리와 개인별 맞춤 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고객에게 맞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운용해주고 있다. 파운트 솔루션을 통해 운용되는 금융사 자산은 1조4천억원(5월 기준)이며, 가능성을 인정받아 회사 설립 5년 만에 투자 누적액이 200억원을 넘었다.

최근 서울 충정로 파운트 사무실에서 만난 김영빈 대표는 "지난해 일을 많이 하다보니 신장 하나가 괴사해 떼어냈다"면서 "어떻게 보면 건강을 잃은 셈이긴 한데 파운트 로보어드바이저 솔루션을 통한 운용 자산 10조원 돌파, 자산 배분을 하는 개인 고객을 100만명 달성한다면 어떤 후회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경제적으로 자유롭게 하고, 돈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회사의 이념이자 목표"라고 강조했다.


알고리즘의 두 뼈대, 금융 이론·매크로 데이터 분석


파운트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블루웨일'을 통해 자산 배분과 맞춤형 추천을 해준다. 이 알고리즘은 두 가지 축이 기본 골자다. 하나는 포트폴리오와 거시 경제(매크로) 분석이다. 김영빈 대표는 "골격이 되는것은 퀀트 이론 중에서도 모던 포트폴리오 이론이라고 하는데 60년 정도 축적이 됐다"며 "수 십 년간 축적된 포트폴리오 이론을 뿌리에 둔 것인데, 포트폴리오에서 필요한 정보 중에서도 자산 간의 상관관계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면 채권 가격이 내리면 주식 가격이 오르고와 같은 상관 관계인데, 이런 조합은 수십만, 수백만 가지로 만들 수 있다"며 "이중에서도 최적의 조합을 찾고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면서도 자산 성격이 독립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을 포트폴리오에 많이 넣는 방식을 다각도로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하나는 매크로 분석이다. 김 대표는 "많은 금융사는 주로 개별 가격만 보는데 파운트가 가진 장점 중 하나가 금리·실업률 등과 같은 기본적인 시장 데이터뿐만 아니라 중국 철도 물동량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거시 경제 데이터와 금융 데이터를 머신러닝을 통해 분석하고 직원들이 인과 관계를 추려내는 작업도 거친다. 김영빈 대표는 "이 경우 리밸런싱이 필요하다거나 이런 포트폴리오를 추천한 이유에 대해 고객에게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자산 가격 분석만으로는 설명 가능한 자료들이 나오지 않고, 이 부분이 파운트의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파운트

검증된 금융 이론 공백에 IT기술 적용


과거부터 많은 학자들과 글로벌 금융사가 연구하고 검증했던 포트폴리오가 기본이라면, 로보어드바이저 회사에서 기술은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 김영빈 대표는 "이론은 늘 헛점이 있다. 이 공백을 채우는 것이 머신러닝, 딥러닝 같은 기술이 메워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기술이 상관 관계도 다차원적으로 분석하고, 수만백가지의 조합을 수학적·공학적 방식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최근 브렉시트(Brexit)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까지 돌발 변수가 많았다"며 "이 경우 금융 기법만이 아닌 공학적인 기법에만 중심을 두면 방어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딥러닝이나 머신러닝 계열에서 경계해야 하는 것들이 '오버 피팅(Over Fitting)'이라고 하는데 과거 데이터로 분석하다 보니까 과거에 학습하지 못했던 사건이 터지면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AI의 골격은 50~60년 간 검증된 방법론을 쓰고 기술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파운트"라며 "오히려 AI가 다한다고 하면 나는 전 재산을 못 맡길 것 같다. 파운트에서 베타버전으로 테스트 하는 것은 검증이 충분히 되기 전까지 절대 상용화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 '파운트' 김영빈 대표.

약속한 기간·수익률을 100% 지키는 게 목표


파운트 김영빈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로 운용하는 자산 수익률이 몇 십프로라고 말하거나, 수익률이 높다고 얘기하는 것을 지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AI를 통해 자산의 상관 관계를 잘 분석해 처음 약속했던 것을 100% 지키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되고 싶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대표는 "1만명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를 통해 투자했는데, 약속했던 것을 얼만큼 못지키느냐가 로보어드바이저의 업체를 가를 척도이지 수익률이 높은게 기술의 척도가 아니다"라며 "자산 관리의 목적을 지키고, 예를 들어 '3년 동안 연 5% 수익률을 드리겠다'는 약속을 100% 지키는게 더 부합하다"고 말했다.

파운트는 고객의 성향 진단과 인생 설계에 따라 개인화된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최소 투자금액은 10만원부터 가능한데, 수익이 없으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수익이 날 경우 수익에 대한 15%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그 만큼 돈을 맡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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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사회와 같이 성장하고 싶다는 게 꿈이 었다"며 "현재 사회에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금융 환경은 변하는데 사람은 변하지 않고, 이를 알려주지도 않는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 때문에 창업을 했고, 노후와 가난 같은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하고 경제적으로 많은 이들을 자유롭게 하고 싶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연 40% 수익을 얘기하면서 고객에게 600만원 회비를 받고 주식을 찍어주는 말도 안되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아닌, 재미없고 심심하지만 정석을 얘기하는 로보어드바이저로 시장을 키워나가겠다"고 포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