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 취약 집단 파악이 가장 중요"

[인터뷰] 스티브 베넷 SAS 글로벌 정부기관 프랙티스 부문 이사

컴퓨팅입력 :2020/07/28 14:35

“코로나19 대응에서 어떤 사람이 가장 위험에 처해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집단과 시설 및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위험 계층화 모델을 구축하는 데 데이터 분석이 활용된다.”

스티브 베넷 SAS 글로벌 정부기관 프랙티스 부문 이사는 최근 본지와 서면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데이터 분석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세계적인 신종 감염병 대유행에 따라 각국 정부와 의료기관은 사태 해결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전파속도를 보이는 코로나19는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어느때보다 극명하게 드러냈다.

스티브 베넷 SAS 글로벌 정부기관 프랙티스 부문 이사

스티브 베넷 이사는 “인공지능(AI), 특히 머신러닝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전염병의 여파를 줄여 줄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다”며 “머신러닝은 대량의 데이터를 검토하고,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내 이상 징후를 탐지하며, 예측 결과를 제시하도록 설계되는데, 지금처럼 전염병이 발생한 경우 머신러닝은 발병 초기 단계에 보다 현명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전염병 대응은 크게 4가지 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예측(prediction), 탐지(detection), 대응(response), 회복(recovery) 등 단계별로 대응하게 된다. AI 기반의 데이터 분석은 단순한 대응을 넘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확산의 4단계 전과정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그는 “AI는 정책 입안자와 보건기구 책임자가 다수의 '가상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이 데이터를 토대로 정책을 수정, 의사결정을 내려 목표 달성 확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요약했다.

예측 단계에서 데이터 분석은 전염병 발생 가능성 높은 지역을 사전에 찾아내는데 역할을 한다.

그는 “지금의 코로나19처럼 동물의 체내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돼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고, 이러한 바이러스는 최근 몇 년간 여러 차례 발생했다”며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인간이 걸리는 질병 중 4분의3이 동물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추정하며, 과학자들은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 미확인 동물 바이러스가 최대 80만 가지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에 알려진 바이러스, 동물 개체 수, 인구 통계 및 문화/사회적 행동에 관한 데이터를 취합해, AI는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기 쉬운 지역을 예측할 수 있다”며 “이 예측 정보는 정부와 공중 보건 기관이 이러한 유형의 전염병에 대해 예방 조치를 취하거나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탐지 단계의 경우 이미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견된 만큼 속도가 중요해진다. 전염병의 확산을 차단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려면 조기 발견이 필요하다.

베넷 이사는 “전염병을 빨리 탐지할수록 보다 빠르게 질병의 확산을 막고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데, AI는 이 탐지 단계에서 유용하다”며 “AI는 특이한 질병을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탐지할 수 있으며, 실제로 AI는 여러 사례에서 기존의 질병이 급증할 것을 몇 주 전에 미리 예측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국토안보부 국립생물감시통합센터 (NBIC)에서 디렉터로 근무할 당시 특이한 독감 증상의 징후를 밝히기 위해 머신러닝을 이용해 소셜 미디어 데이터를 발굴하는 방법을 시범적으로 개발한 적이 있다”며 “또한 응급진료(EMS) 데이터와 구급차 데이터를 거의 실시간으로 검토하고, 입원 수속 환자의 기록(텍스트) 데이터에서 이상 징후를 찾아내는 데 머신러닝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들었다. 이 경우에서 AI가 전염병의 발생을 탐지하는데 효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대응 단계에 이르면 AI의 역할은 더 커진다. 의사결정의 엄중함이 커지는 만큼 판단착오를 막는게 중요하다. 현재 코로나19 사태에서 AI와 머신러닝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질병 확산에 대응한 사례는 많다.

그는 “현재의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발견된 경우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만 질병의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AI는 이동, 인구 및 질병 관련 데이터를 취합하여 질병의 확산 경로와 속도를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전 세계 이동 통신 회사들이 대규모 인구 이동 현황을 측정하고, 전염병이 다음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예측하며, 질병 관리 정책의 효과를 측정하는 데 머신러닝이 사용되고 있다”며 “유통업체들은 AI를 활용해 고객 동선 영상을 분석해 고객이 밀집된 공간이나 오염으로 인해 발병 위험이 높은 매장 내 위치를 파악한다”고 덧붙였다.

전염병 확산 최소화를 위한 의사결정 외에도 AI는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에도 사용된다. AI, 특히 딥러닝은 방사선 전문의가 의료 영상을 토대로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베넷 이사는 “예를 들어,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흉부 엑스레이를 AI 모델에 입력하면 의사는 그 결과를 토대로 감염 여부를 보다 빨리 진단할 수 있다”며 “또한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과 항바이러스 의약품을 만들려면 보통 많은 시행착오가 뒤따르기에 오랜 시간과 어려움을 감수해야 하는데, AI는 이 부분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유사한 전염병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어떤 유형의 백신과 의약품이 가장 효과적일지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호주에서 AI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초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백신을 예로 들었다. 이러한 AI 기반의 신약 개발은 수십 년의 시간과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줄여줄 수 있다.

회복 단계로 가면 향후 유사 전염병 예방이나 억제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머신러닝은 이 단계에서도 쓰인다.

그는 “전염병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거나 종식되면 정부와 세계 보건기구는 향후 유사한 전염병을 가장 효과적으로 예방하거나 억제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머신러닝을 통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보건 정책과 공중 보건 프로젝트의 실효성을 실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응 단계에서 회복 단계로 이동하게 되면, 발생 거점을 빠르게 식별하고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 단계에서는 접촉 추적이 매우 중요하다”며 “데이터 시각화 및 분석은 보건 당국이 누락되거나 예상치 못한 연관성을 발견하고, 어떤 사람이 검사를 받아야 하며, 바이러스가 어떻게 확산되고 어떤 지역이 가장 큰 위험에 처해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접촉 추적 및 공개된 의료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는데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SAS는 현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각국 정부 기관의 공중 보건 부문 관련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SAS는 미국의 식품의약국(FD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건의료재정청(CMS) 등 다양한 기관 및 미국 보건복지부, 국토안보부 등과 협력하고 있다.

스티브 베넷 이사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발견된 경우,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만 질병의 확산을 최소화하고 보다 잘 치료할 수 있다”며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은 보건 및 의료 시스템을 위협하고 훨씬 더 많은 사망자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은 의료진이 감염병에 한발 앞서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SAS는 감염병 확산 경로를 파악하고 조기 발견, 치료 및 격리를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SAS는 실시간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코로나19 리포트를 모든 사람에게 공개했으며,  여러 데이터 소스를 통합해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건 및 의료 시스템이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는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가장 큰 위협이다. 오히려 가려져있던 취약계층의 내재적 위험이 코로나19로 확연히 드러났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코로나19에서 어떤 사람이 가장 위험한 상황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베넷 이사는 “SAS는 코로나19 취약계층 대시보드를 공개하고 보건 및 의료 시스템과 정책 입안자가 코로나19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SAS 비주얼 애널리틱스 기반의 코로나19 취약계층 대시보드는 사용자들이 지역 사회가 처한 위험 요소에 대해 이해하고 보다 나은 정보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발생 거점(hotspot)이 등장하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역 별로 환자 발생 수를 추적해 보건 및 의료 시스템이 수용 인원을 넘어서지 않도록 한다”며 “보건 및 의료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는 요인 중 한 가지는 자원의 부족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학 모델은 감염자 수 최대치 발생 날짜와 병원 수요 최고치를 예측하기 위해 지역 병원 수용률과 같은 지역 사회의 특성을 고려해 만들어진다”며 “데이터 분석은 병상, 개인 보호 장비, 의료 서비스, 검사, 의료진 및 보건 인력 등의 자원이 시기적절하게 분배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SAS는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와 유사한 기관인 독일 질병통제기관 로버트 코흐 연구소(RKI)와 협력해 인공호흡기를 갖춘 집중치료실의 이용 현황을 파악하고, 자원과 인력에 대한 미래 수요를 예측하는 분석 및 예측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정부 기관은 사전에 의료용품과 의료진 배치를 조정하고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적시 적소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현재 상황에 대해 인터랙티브 보고 체계를 갖춰 자원과 인력 배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이행할 수 있었다.

비영리 종합대학병원인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SAS 분석 기술을 통해 중환자실 병상 수, 인공호흡기, 개인 보호 장비 등의 의료 자원 관련한 의사결정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필요 없는 자원을 과도하게 확보하지 않고도 바이러스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었다.

더불어 SAS는 필리핀 최대 통신사 글로브텔레콤과 함께 필리핀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하고 있다. SAS가 제공하는 ‘위치 네트워크 분석 대시보드’는  SAS 비주얼 데이터 마이닝 앤드 머신러닝(SAS VDMML)으로 인구 이동을 시각화 해 현재 확산 속도와 잠재적인 확산 위험도를 빠르게 파악한다.

SAS 비주얼 애널리틱스를 활용한 ‘SAS 코로나19 리포트’

사람들의 평균 이동 거리, 이동 수단, 목적지 등을 보여주는 이동성 데이터를 SAS® 비주얼 애널리틱스로 살펴보면, 각 도시마다 주요 인구 통계 정보, 확진자 유입 가능성을 보여주는 매핑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과 정부는 사람들의 이동 방식을 이해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대중교통 정책뿐만 아니라 선제적인 의료 자원 배분 등 코로나19 대응과 확산을 방지하는 여러 정책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더불어 SAS 머신러닝은 현재까지 이동 데이터와 질병 확산 사이의 관계를 파악해 예측한 미래 확산 추이를 시각화한다. 사전에 질병 확산이 예측되지 않는 지역을 파악하면 이동 제한 정책을 변경하고 경제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국가별로 코로나19 대응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각 정부의 성과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은 나름 성공적으로 대응한 국가에 속한다.

그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은 세기적 사건이고, 국가는 감염병 발생에 대비해야 하지만, 잘 준비됐다고 말할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한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거점(hotspot)이었지만 빠르게 코로나19를 통제한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도 한국의 위기관리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또 모든 나라는 앞으로 감염병 확산 및 대응 과정을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각국 정부마다의 차이는 어쩔 수 없다. 스티브 베넷 이사는 각 정부가 재난 관리 체계를 개선하려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국가는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지역을 예측하는 과학적 노력을 지원할 수 있으며, 이는 감염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비하고 조기 경고 또한 가능하게 할 수 있다”며 “전 세계가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물 감시에 대한 투자와 공개적이고 투명한 보고가 필수이며, 뒤늦은 보고로 시간을 지체하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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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보건 위협 요소를 빠르게 탐지할수록 정부 및 보건 당국은 병원이 마비되고 자원이 고갈되기 전에 감염병 발생을 예측 및 예방하고 그에 대응해 회복 단계로 이끌 효과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협업과 신속한 정보 공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발병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중요 데이터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며 “SAS와 같은 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은 민관의 데이터를 함께 통합해 종합적인 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데이터에서 의사결정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 전문적인 솔루션과 접근 방식을 제공할 수 있으며, 정부 및 공공 보건 당국은 데이터 분석을 이용해 보다 효과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