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의 쌀' 찾은 이재용 "변화 속도 빨라져, 현실 안주 안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방문...전장용 MLCC 시장 2024년 20조원 성장 전망

디지털경제입력 :2020/07/16 15:30    수정: 2020/07/16 16:27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적층세라믹캐피시터(MLCC) 생산공장을 방문해 AI·5G·전기차 등 미래 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을 점검했다.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MLCC 전용 생산공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번 부산 방문에는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김두영 컴포넌트사업부장, 강봉용 경영지원실장 등이 동행했다.

이 부회장이 부산을 찾은 것은 최근 ▲5G·AI 등 정보통신기술 발달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 ▲차량용 전장부품 수요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 사업을 직접 살펴보고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기 위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장용 MLCC 생산현장 점검에 나섰다.(사진=삼성전자)

MLCC는 전자 회로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류 흐름을 일정하게 조절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을 막아주는 초소형 부품이다. 자동차에는 전장용 MLCC가 약 3천~1만5천개 가량 탑재되는데, 자동차의 전장화 및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관련 시장 확대에 따라 전장용 MLCC는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여겨지고 있다.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는 전장 및 IT용 MLCC, 차세대 패키지 기판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2018년 부산에 전장용 MLCC 전용 생산공장을 구축해 수요 증가에 대응해 왔다.

이재용 부회장이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직원들과 환담하며 격려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세계 MLCC 시장은 올해 16조원 규모에서 2024년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중 전장용 비중은 같은 기간 29%에서 35%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진으로부터 ▲전장용 고온·고압 MLCC ▲스마트 기기용 고성능·고용량 MLCC ▲통신·카메라 모듈 등 차세대 전자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AI·5G·전기차 등 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며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에도 삼성전기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전장용 MLCC 및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사업에 대한 투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장용 MLCC 생산현장 점검에 나섰다.(사진=삼성전자)

재계는 이 부회장의 연이은 현장경영 행보를 두고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사법 리스크 속 불확실한 시장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현장경영에 속도를 내는 움직임으로도 보고 있다.

올해 들어 이 부회장이 사업장을 찾아 간담회를 갖고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격려한 것은 벌써 7번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설 연휴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법인 방문을 시작으로 구미 스마트폰 공장(3월), 반도체연구소(6월), 생활가전사업부(6월), 삼성디스플레이(6월), 사내벤처 C랩(7월)을 잇따라 찾아 직원들과의 직접 소통을 확대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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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 수사와 관련 검찰의 기소 여부 판단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곧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사법처리 방향을 최종 결정하고, 이달 안에 관련 수사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이 부회장의 기소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앞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 결정으로 막판까지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에 검찰은 사건의 기소 대상과 범위를 최소화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