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굴절 투명 플라스틱 필름 개발 성공

KAIST-서울대-경희대 공동연구 개가...다양한 IT기기 적용 가능

디지털경제입력 :2020/07/14 13:00

KAIST(총장 신성철)는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 차국헌 교수(화학생물공학부) 와 경희대 임지우 교수(화학과) 연구팀과 공동 연구로 1.9 이상의 고굴절률을 갖는 투명 플라스틱 필름 제조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도흥 박사와 장원태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이달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One-Step Vapor-Phase Synthesis of Transparent High-Refractive Index Sulfur-Containing Polymers)

굴절률은 진공상태에서 빛의 속도와 어떤 물질에서의 빛의 속도 비율이다. 빛이 그 물질을 통과할 때 꺾이는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다. 최근 모바일 기기 및 이미지 처리(imaging) 등에 사용하는 다양한 광학 부품의 소형화 추세와 함께 더욱 얇은 두께에서 많은 빛의 굴절을 유도하는 고굴절률 투명 소재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고분자(플라스틱) 소재는 특성이 우수하고, 다양한 형태로 쉽게 가공할 수 있어 플라스틱 안경 렌즈 등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고분자 소재 가운데 굴절률이 1.75를 넘는 재료는 극히 드물고, 비싼 원료와 복잡한 합성 과정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소재 관련 원천기술 대부분을 일본이 보유하고 있다. 이에, 기존 재료와 비교할 때 가볍고 저렴하며 자유자재로 가공할 수 있는 광학 소자 부품 제작을 위해 고성능의 고굴절 고분자 재료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다.

KAIST-서울대-경희대 공동 연구팀은 단 한 차례의 화학 반응만으로 1.9 이상의 굴절률을 가지면서도 투명도가 우수한 새로운 형태의 고분자 박막 제조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체 상태 황을 공중합하여 고굴절 박막을 제조하는 방법의 모식도

공동 연구팀은 원소 상태의 황이 쉽게 승화한다는 점을 이용, 기화된 황을 다양한 물질과 중합하는 방법을 적용해 고굴절 고분자를 제조했다. 이 방법으로 지나치게 긴 황-황 사슬의 형성을 억제하는 한편 높은 황 함량에서도 우수한 열 안정성과 동시에 가시광선 전 영역에서 투명한 비결정성 고분자를 만드는 개가를 올렸다.

연구팀은 기상 반응 특성 때문에 실리콘 웨이퍼나 유리 기판뿐만 아니라, 미세 요철 구조가 있는 다양한 표면에도 표면 형상 그대로 고굴절 박막을 코팅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1.9 이상의 굴절률을 갖는 고분자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고 굴절 플라스틱 소재 원천기술 국산화와 더불어, 디스플레이 밝기 향상을 위한 표면 코팅 재료, 디지털카메라 센서용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등 얇은 두께와 높은 굴절률, 우수한 가공성 등이 요구되는 최신 IT 기기 분야에 널리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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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경희대학교 임지우 교수는 "기체 상태의 황을 고분자 제조에 이용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초 고굴절, 고 투명성 고분자 박막 제조기술의 원천이 됐다"면서 "향후 고굴절 소재뿐만 아니라 평면 렌즈, 메타 렌즈 등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초경량 광학 소재를 구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나노 기반 소프트 일렉트로닉스 연구단) 및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웨어러블 플랫폼 소재 기술센터),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KAIST 임성갑 교수(왼쪽 두번째) 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