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친환경 컬러 박막 태양전지 개발

무독성 아연 활용, 박막 두께 조절해 다양 색상 구현

과학입력 :2020/06/25 11:52

국내 연구진이 도심 환경에 아름다움을 더해줄 컬러 태양전지 구현에 성공했다. 태양전지의 다채로운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기존의 어두운 색을 띠는 태양전지에 추가 공정이나 비용 없이 다양한 색상구현이 가능한 친환경 컬러 CIGS 박막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CIGS는 구리(Cu), 인듐(In), 갈륨(Ga), 셀레늄(Se)을 말한다. CIGS 박막 태양전지는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데 사용하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유리기판 등에 CIGS를 얇은 막으로 쌓아 올려 제작한다.

ETRI는 광펌핑(Optical Pumping, 원자나 이온에 빛을 조사해 에너지가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 들뜨게(勵起)하는 조작 방식)과 테라헤르츠 분광법(매우 높은 주파수의 테라헤르츠를 물질에 조사해 물리화학적 특성을 측정하는 방법)을 이용해 효율 향상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설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수준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 와‘프로그레스 인 포토볼태익스(Progress in Photovoltaics)’에 각각 게재, 기술 우수성을 입증했다고 ETRI는 밝혔다.

ETRI 연구진이 컬러 박막 태양전지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용덕 책임연구원, 조대형 선임연구원.

CIGS 박막 태양전지는 비 실리콘 계열 태양전지 중에서 높은 광 흡수율을 가져 에너지 변환 효율이 가장 뛰어나고 안정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실리콘 계열 태양전지에 비해 원자재 소비가 적으며 공정 비용과 재료비용도 저렴하다. 하지만 유해 중금속인 카드뮴을 함유한 소재를 완충층 투명전도층과 흡수층 사이에서 격자 상수와 밴드갭 차이를 완화해주는 역할로 사용하기 때문에 상용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ETRI 연구진은 황화카드뮴(CdS) 대체재로 인체에 무해한 아연(Zn) 함유 소재를 이용해 약 18% 수준의 유사한 변환효율 태양 빛에서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비율을 내는 데 성공, 기존 한계를 일부 해소했다.

더불어 추가 공정이나 비용 없이 태양전지에 보라, 녹색, 청색 등 7가지 이상 색깔을 구현할 수 있어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ETRI 연구진은 물 위에 떠 있는 기름띠가 무지개색으로 보이는 빛의 간섭 현상에 착안해 박막 구성층 두께를 조절, 여러 색깔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구현한 박막 태양전지 두께는 3㎛에 불과하다. 유리기판 뿐 아니라 유연기판에 코팅도 가능하다.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할 수 있어 건물 유리창에 부착하는 등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쓰일 수 있다.

관련기사

또, 연구진은 새로운 분석법으로 태양전지 효율 향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도 성공했다. 그동안 학계는 태양전지가 태양 빛에 장시간 노출될수록 변환효율이 증가하는 현상의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한 상태였다.

연구책임자인 정용덕 책임연구원은 "이 번기술로 컬러를 구현한 고부가가치 태양전지 제품 생산과 차세대 응용 분야를 창출해 도시형 태양광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친환경 컬러 CIGS 박막 태양전지 활용 예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