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평판은 수동적인 개념으로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것이고 믿기 때문이다.
평판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이런 개념부터 바꿔야 한다. 평판은 누군가에게 맡겨 놓은 것이 아니다. 내가 적극 관리, 유지해야 하는 개념이다.
문성후의 ‘부를 부르는 평판’은 이런 관점에서 출발한 책이다. “평판은 기업과 개인이 능동적으로 챙겨야 하는 자산”이라고 주장한다.
한번 따져보자. 좋은 기억이 쌓이면 평판이 된다. 그렇다면 기업의 평판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제품이나 서비스 품질, 브랜드 파워, 리더십, 재무성과 등에 대한 판단이 쌓이면서 만들어진다.
개인의 평판도 마찬가지다. 업무능력, 적응력, 친화력이 누적되면 평판으로 이어진다.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면 평판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게 된다. 판단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지만, 그런 평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평판의 주체다. 따라서 좋은 평판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은 평판을 만들어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자는 우선 ‘평판이란 무엇인가’란 원론적인 질문부터 던진다. 이 질문에 대해선 다양한 해답을 제시한다. 특히 ‘조용하지만 거대한 우량 자산'이란 대목은, 평판이 정적인 개념이 아니라 살아움직이는 유동 자산이란 느낌마저 갖게 만든다.

그런 다음엔 ‘현재의 평판을 점검하라’는 권고한다. 인격, 쟁점, 이해관계자, 소통, 온라인 소통, 실행, 최적화 등 항목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다.
점검이 끝나면 실행이다. 저자는 ‘평판 요소에 집중하라’고 주장한다. 제품과 서비스, 혁신성, 근무환경, 인재관리 같은 것들이 주된 요소다. 저자의 말을 그대로 옮겨보자.
“평판 측정 요소를 모두 보면 대략 7가지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 제품과 서비스 2) 리더십 3) 혁신성 4) 재무성과 5) 근무 환경 6) 사회적 책임(시민의식) 7) 인재 관리입니다. 이 요소는 품질, 인재 관리 등 기능적 측면, 윤리적 책임을 평가하는 사회적 측면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에 대해서 가지는 감정적 측면을 모두 포괄합니다.” (125쪽)
저자는 더 이상 평판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한다. 데이터 처리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시민의식은 더욱 강화되면서 착한 기업, 사회적 기업, 존경받는 기업, 명성 높은 기업에 대한 요구와 그 요구를 충족하는 기업은 계속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기업의 수익 창출은 무척 중요한 목적이지만, 그 목적을 달성하는 방식도 얼마든지 선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업인과 기업의 이해관계자가 깨달았다. 그리고 한 번 획득한 평판을 다시 회복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목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판에 대한 지금의 인식과 중요성은 더 이상 후퇴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평판 관리에 대해 전혀 생각해보지 않고 살았던 우리로 하여금 평판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 ‘평판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측정되는가?’ ‘좋은 평판을 구축하기 위해 점검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미래의 평판을 어떻게 관리하고 경영할 것인가?’ ‘평판 경제 속에서 개인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등에 성실히 답변하고 현명한 해답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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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기업은 참 존경스러워. 단순히 이윤 창출을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 아니야.” “그 사람 참 괜찮지. 능력도 뛰어나지만 인성도 훌륭해.” 이런 평판이 기업과 개인을 오랫동안 강하게 생존하게 한다. 평판은 단순한 칭찬 한마디가 아니라 미래의 생존 전략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때다.
(문성후 지음/ 한국경제신문, 1만6천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