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성분의 단단한 낙하물이 주행중인 차량 유리를 뚫고 운전자 부상을 입히는 사고가 최근 발생했다. 그런데 그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는 보험사 결론에 사고 차주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쏘렌토 차주인 L씨는 지난 4일 밤 9시께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남청주IC 2km 부근 1차선 주행 중 갑자기 “펑‘하는 소리를 들었다. 알고 보니 운전석쪽 차량 상단 유리가 파손됐고, 차량 내부에 철로 구성된 화물 고정형 후크가 발견됐다. 반대편 방향에 떨어졌던 후크 낙하물이 날아와 L씨의 쏘렌토 유리를 관통한 것이다.
L씨는 후크 구조물로 인해 흉부쪽에 깊은 상처가 나는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도 골절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약 3주 동안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는 병원 치료 결과가 나왔다.
부상을 당한 L씨는 곧바로 갓길로 차량을 이동시켰고 동승했던 친누나가 직접 경찰에 신고를 했다.
현장 출동한 경찰은 사고 지점 반대편에 도로 공사현장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이 공사현장 관계자로부터 해당 낙하물을 사용했는지를 묻자, 현장 관계자는 “우리들은 이 제품을 쓰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L씨는 지디넷코리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해당 낙하물은 도로 포장용 중장비 운송시 운행 중 밀림 고정장치로 쓰인다”며 “사고 발생 일주일만에 당직 경찰관에게 연락을 받았는데, 현장 주변을 검색해봤지만 이렇다할 유사낙하물이 없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L씨는 이 사건으로 인해 물적, 정신적 피해가 상당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같은 피해가 심각한데도 자동차보험회사는 자차처리로 사고를 종결시켰다”며 사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결정에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L씨는 “통행료를 내고 다니는 유료도로에서의 사고인데, 한국도로공사는 낙하물 사고 방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L씨는 사고 당시 블랙박스를 확인했지만, 이 블랙박스는 낙하물이 날아온 위치와 낙하물 형태를 제대로 녹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당 블랙박스는 소리 녹음이 되지 않았다.
L씨는 자신의 억울함을 지디넷코리아 제보와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전했다. “이런 사고로 더 이상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피해자를 보호해주는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최근 국내 고속도로는 낙하물로 인한 피해 사고가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는 트럭용 에어크리너를 감싼 종이 박스가 고속도로에 낙하돼 주행중이던 3세대 G80을 마찰시켜 화재가 일어났고, 주행중이던 트럭의 서스펜션 구조물이 낙하돼 뒤따라온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례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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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낙하물이 발생된 원인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가 없으면, L씨처럼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블랙박스 상태 등을 제대로 살펴봐야 향후 발생될 낙하물 사고를 대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지 대전보건대 과학수사학과 교수는 “낙하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가장 최우선의 방법은 트럭 등 화물용 차량이 반드시 덮개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라며 “불규칙적인 도로 포장 상태나 포트 홀 등도 도로 낙하물이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노후된 화물용 차량의 부품이나 화물이 낙하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