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거래제도를 시행한 지 4년 만에 처음으로 대상 업체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했다. 배출량 감소 폭이 가장 컸던 업종은 발전·에너지 분야였다.
14일 환경부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대상 611개 업체가 제출한 배출량 명세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배출량은 5억8천941만톤(t)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8년 배출량 6억150만t 대비 1천209만t(2%) 줄어든 것이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5년 배출권거래제도 첫 시행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다. 지난 2015년 5억4천270만t이었던 배출량은 2016년 2.2%, 2017년 3.2%, 2018년 5.2%로 점차 늘었다.
■ 강력한 저감 대책으로 발전·에너지 배출 2168만t 감축
업종별로 살펴보면, 발전·디스플레이 등 10개 분야는 지난해 전년 대비 배출량이 감소했다. 반면, 철강·정유 등 12개 업종은 배출량이 증가했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업종은 발전·에너지 분야다. 이 업종은 지난 2018년 대비 2천169만t(8.6%) 줄어든 2억5천290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따라 발전소 가동률을 낮췄고, 유연탄을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한 것이 효과가 컸다는 설명이다.
철강 업종은 조강 생산량 증가 등으로 750만t(7.1%)이 증가한 1억1천128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배출량이 적어 배출권 여유분이 남는 업체도 있고, 반대로 배출권이 부족한 업체도 있었다. 정유·폐기물·디스플레이 업종은 배출권이 남았고, 발전·에너지·비철금속 업종은 현재 배출권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에 제출된 배출량 명세서를 바탕으로 배출권 시장 내 배출권 과부족 여부를 분석한 결과 206개 업체는 2천38만t이 부족했고 397개 업체는 2천869만t의 배출권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시장 전체적으로 832만 톤의 배출권이 여유가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배출권이 남는 업체의 이월량 최대 2천169만t과 배출권이 부족한 업체의 차입량 최대 1천559만t을 감안해도, 246만t의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환경부 "8월 말 최종 확정…코로나19 영향도 파악"
환경부는 업체에서 제출된 배출량을 평가·검토하는 과정에서 최종 배출량이 변동될 수 있어서 배출권 수급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번에 제출된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는 업체가 제출한 명세서 자료를 단순 분석한 자료다. 환경부는 업체에서 정확하게 배출량을 산정한 것인지 확인하는 적합성 평가와 이의신청 등을 거쳐 오는 8월 말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각 업체는 7월 말까지 적합성 평가 결과와 관련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환경부가 이를 검토하고, 배출량 인증위원회가 재심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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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올해 온실가스 배출량 변화도 파악해 공급물량 조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안세창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은 "2015년에 배출권거래제가 시작된 이래, 전년 대비 총 배출량이 감소한 해는 지난해가 처음"이라며 "정산 전 배출권 수급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수급 정보 또한 시장에 적극적으로 공유해 거래시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