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미가 화웨이의 '마음'이 열릴 경우 화웨이 운용체계(OS)와 칩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해 눈길을 끈다.
샤오미의 고위 임원 판지우탕은 4일 웨이보에서 "과거 2018년에 화웨이 전략 부문의 한 친구가 사적으로 찾아와 화웨이의 칩과 OS를 사용해 볼 의사가 있는 지 물어본 적이 있다"며 "그때 나는 '언제든' 화웨이가 칩과 OS를 개방한다면 (다른 협력업체와) 평등하게 대할 것이며, 모든 중국 기업이 함께 (화웨이를) 지원을 원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훙멍(Hongmeng) OS, 또 기린 프로세서 등을 개방할 경우 이를 샤오미의 스마트폰에 채용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미국의 제재로 OS와 칩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화웨이를 지원하면서 중국 기업간 '중국산' 협력 전선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 샤오미의 경우 자체 프로세서 개발에 나선바 있지만 서지(Surge) 시리즈 첫번째 제품 이후 3년 가까이 두번째 프로세서가 나오지 않아 사실상 프로세서 개발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샤오미를 비롯한 대부분의 중국 스마트폰 기업이 퀄컴 등 미국산 프로세서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미국산 부품의 공급 안정성 역시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인포마테크(Informa Tech)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해 3분기 출하된 2천900만 대 이상의 스마트폰에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장착, 퀄컴 의존도가 95.2%에 달했다.
이에 지난해 비보(vivo) 등 일부 기업은 한국 삼성전자와 프로세서 협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화웨이는 고급, 중급 등 다양한 자체 프로세서를 확대하고 있는 바, 화웨이의 의사결정에 따라 협력이 이뤄질지 관심이다.
최근 화웨이가 대외 판매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 바 있어 성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저가급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개방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2018년 샤오미의 생태계 기업인 70마이가 블랙박스에 화웨이의 프로세서를 탑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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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언론에 따르면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대외 판매 계획을 고려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적절한 시기가 왔을 때 경쟁사가 사용하도록 개방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샤오미뿐 아니라 오포(OPPO), 비보 등 기업 역시 화웨이의 칩 혹은 OS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