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협력사인 페가트론(Pegatron)의 베트남 공장 설립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언론이 '탈(脫)중국' 조류를 우려했다. 특히 중국에서 생산돼 온 아이폰 등 애플 기기의 탈중국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2일 중국 테크뉴스는 '생산라인이 중국을 떠난다...페가트론이 애플을 위해 베트남에 공장을 짓는다'고 보도하며 애플 공급망의 이전을 지적했다.
전일 블룸버그는 페가트론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스타일러스펜 생산을 위해 베트남 북부 하이퐁(Haiphong)시에 공장을 건설하면서 추가로 공장 건설을 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추가 공장은 아이폰 등 애플 기기를 만들기 위한 공장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페가트론은 이미 중국 이외 동남아에 지사를 설치하면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여러 중국 언론은 애플 공급망의 베트남 이전을 우려했다. 중국 지웨이왕은 "페가트론은 애플의 핵심 OEM 공장으로서 애플 기기의 30% 조립을 담당하고 있다"며 "지난해 무역마찰과 관세 등 요인으로 애플은 여러 차례 2대 OEM 공장인 폭스콘과 페가트론에 아이폰 생산 기지의 탈중국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애플의 주요 OEM 기업들은 중국을 떠나 베트남 생산설비를 확장하고 있다. 혼하이와 위스트론(Wistron)이 대표적이며 페가트론이 합류하는 형세다. 세 기업은 아직 베트남에서 아이폰을 생산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애플의 다른 부품 공급망의 경우 베트남 이전이 가속화하고 있다.
애플 OEM 협력업체인 중국 음향기기 부품 기업 고어텍(Goretek)은 최근 베트남에서 에어팟(AirPods)을 생산하고 있다. 애플의 PC OEM 기업 콤팔(COMPAL)과 음향 및 디스플레이 부품 업체 럭스쉐어(Luxshare)도 베트남에 공장을 지었다.
중국 테크뉴스는 "비록 미국과 중국이 이미 1단계 무역 합의를 했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공급망 상황은 심각하다"며 "글로벌 긴장 국면은 단시간 내에 풀어지지 않을 것이며 중국 내 노동력 원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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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다수 중국 언론은 페가트론의 베트남 생산능력 확대가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앞서 페가트론의 랴오츠정(廖?政) CEO는 지난해 11월 생산 설비 계획을 밝히면서 "대만, 인도네시아 바탐섬 등 중국 이외 지역의 생산능력을 확충할 것이며 인도와 베트남에 투자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고객의 수요에 맞춰 적절한 지역에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