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 맞은 LG 폰, 내년 3대 전략 키워드는

신임 이연모 본부장 선임...5G·원가절감·폼팩터 주목

홈&모바일입력 :2019/12/02 10:59    수정: 2019/12/02 11:07

LG 스마트폰이 거듭된 부진을 씻고 흑자 전환을 통한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까. LG전자가 지난주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이연모 MC단말사업부장(전무)을 스마트 사업을 총괄하는 MC사업본부장(부사장)에 전격 발탁하면서 회사 안팎으로 이같은 질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5G ▲ODM 확대·베트남 생산 원가절감 ▲멀티태스킹 폼팩터(듀얼 스크린) 등 3대 키워드로 내년 시장 공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연모 본부장은 지난 1년 간 HE사업본부장과 MC사업본부장을 겸인했던 권봉석 사장이 조성진 부회장의 후임으로 LG전자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면서 LG 스마트폰을 다시 본 궤도에 올려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2017년 12월부터 황정환 부사장을 시작으로 권봉석 사장까지 1년 만에 교체됐다. 전임인 박종석 사장이 2010년부터 4년 2개월, 조준호 사장이 2014년부터 3년간 담당했던 것과 비교하면 짧은 기간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와 업체간 경쟁 속에 흑자 전환 시기를 하루빨리 앞당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LG G8 씽큐.(사진=LG전자)

MC사업본부는 1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3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 기간 1천612억원의 영업손실액을 기록하며 전 분기와 비교해 1천500억원 이상 실적을 개선시키는 데 성공했다. 베트남 생산기지 구축, LG V50 씽큐 등 플래그십 모델 호조, 마케팅 효율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향후 LG전자 MC사업본부가 턴어라운드 시기를 얼마나 앞당길 수 있을지를 가장 눈 여겨 보고 있다. 올해 MC사업본부는 5G 스마트폰 시장 선점,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확대, 베트남 생산을 통한 원가절감, LG 스마트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할 새 폼팩터 듀얼 스크린 첫 출시 등의 전략을 강화해 왔다.

내년 전략 기조도 올해의 키워드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지만, 이 같은 트렌드가 글로벌 제조사 전반에 확대되고 있는 추세여서 기회임과 동시에 경쟁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내년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5G 시장에는 중국 제조사와 애플이 진입한다. LG전자가 내년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ODM은 수익과 가성비 강화에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출하량 증가도 동반돼야 한다.

LG전자 MC사업본부장 이연모(부사장).(사진=LG전자)

올 상반기 5G 스마트폰과 함께 MC사업본부에 단비를 내렸던 5G 서비스 액세서리 듀얼 스크린은 해외 시장에도 속속 상륙하고 있다. 국내와 주력 스마트폰 시장 북미에 이어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 일본에도 연내 출시되며 LG만의 브랜드 입지를 다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듀얼 스크린은 실용성, 가성비, 탈착이 가능한 사용 편의성 등 폴더블폰과는 또 다른 매력을 겸비했다. 실제 타브랜드에서도 유사 폼팩터를 내놓고 있다.

해외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는 것도 관건이다. LG 스마트폰은 최대 주력 시장인 북미에서는 3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이를 수성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 애플이 5G 아이폰을 내놓기 전에 5G 수요를 선점하는 데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갈등의 영향으로 중국 제조사들의 북미 진입장벽이 높아진 것은 기회의 요소로 꼽힌다.

LG전자는 중남미 시장도 꾸준히 노크하고 있다. 최근 플래그십 G8X 씽큐와 듀얼 스크린을 브라질에서 선보인 데 이어 브라질과 인접한 중남미 주요 시장에도 출시, 경쟁이 치열해진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LG 스마트폰 브랜드의 위상을 찾는다는 전략이다. 조만간 페루, 파나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에도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베트남 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 효과는 이미 올해부터 실적에 반영됐다. 다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생산 수율을 높이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전자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9월부터 안정적으로 베트남 공장을 가동, 내년에는 연간 500억원에서 1천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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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새롭게 구축한 베트남 공장에서 중저가 라인업 외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낮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생산 수율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 따르면 LG전자 MC사업본부는 올 4분기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강화로 3분기와 같이 드라마틱한 적자폭 축소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내년에는 5G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를 통한 판매량 증가, ODM 비용 효율화 등으로 실적 반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