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증강현실(AR) 디바이스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은 AR글래스 오리온과 AR지도인 라이브맵스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또 뇌의 신호 이용해 컴퓨터를 조종하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인수해 AR 개발 부서에 편입시켰다.
구글은 지난 5월 구글 글래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2를 출시했으며 애플 역시 자체 AR 글래스를 내년 2분기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AR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서비스 시장 확대에 나서는 중이다.
주요 IT 기업에서 AR에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중소기업들의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도 본격화될 조짐이다.
국내에선 스타트업 렛시가 AR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개발 라이브러리를 공개하며 AR 시장 저변확대에 나선다.
렛시는 2014년 7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출신 연구원이 AR 기술 사업화를 위해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웹 언어만으로 AR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웹 AR SDK‘를 공개했다.
■ 웹표준 언어로 개발 가능한 ‘웹 AR SDK’, 개발 및 수정 용이
웹 AR SDK는 별도의 앱으로 제작하지 않고 사파리, 크롬 등 스마트폰 표준 브라우저에서 바로 AR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라이브러리다.
기존 AR 앱 저작도구와 달리 HTML과 자바스크립트 등 기존에 웹디자인에서 쓰이던 언어 만으로 운영 및 관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안상철 렛시 대표는 “웹 AR SDK를 이용하면 웹 제작팀만으로도 충분히 AR 관련 콘텐츠를 브라우저 환경에서 홈페이지를 만들 듯이 제작할 수 있다”며 “실제로 디자인과 학부생들이 이 라이브러리 만으로 AR 콘텐츠를 개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웹 AR SDK는 콘텐츠 출시 후 버그 수정이나 추가 콘텐츠 업데이트 등 운영 측면에서도 장점을 가진다.
모든 처리가 웹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웹상에서 콘텐츠를 수정하면 이용자에게 앱 업데이트를 요청할 필요가 없이 모두에게 적용된다. 특히 수정하거나 업데이트 할 때마다 검수 단계를 거쳐야 하는 애플 iOS에 비해 훨씬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이재호 팀장은 “앱 내에서도 웹 AR SDK를 추가하고 웹뷰 형태로 어려움 없이 AR을 구현할 수 있다”며 “서비스 중인 앱에서 AR을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이 있다면 이런 방식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렛시는 많은 이용자가 웹 AR SDK를 사용해 볼 수 있도록 연말까지 무료로 체험버전을 제공할 예정이다. 더불어 웹 AR SDK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전용 저작도구도 준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웹 개발에 전문가가 주로 사용하는 툴애서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안상철 렛시 대표는 “누구나 쉽게 AR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콘텐츠의 양과 질고 늘어나고 시장의 확산도 가속화될 것”이라며 “AR이 활성화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킬러콘텐츠인데 웹 AR SDK가 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진입장벽 낮춰 AR 사용자 저변 넓힌다”
웹 AR SDK는 별도의 앱을 깔 필요 없이 핸드폰 카메라로 QR코드를 읽거나 웹주소를 연결하는 것만으로 AR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사용면에서도 높은 편의성을 제공한다.
그동안 AR 콘텐츠를 사용하기 위해 앱을 설치하는 등의 진입장벽을 낮춘 만큼 사용자 저변을 넓히는데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호 팀장은 “제품이나 프로그램을 소개하기 위한 이벤트를 진행할 때 앱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부터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하면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만큼 AR을 즐기는 사용자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2019(IFA 2019)에 참가했을 때도 마케팅 직군 등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그들은 그동안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하지 못하던 기능이 된다는 것에 흥미를 보이며 이를 활용해 기업의 브랜드 경험을 차별화해서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렛시는 AR 저변을 넓히기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 중이다. 맥주 라벨을 스캔하면 해당 맥주에 대한 정보가 나열되는 렛시비어를 비롯해 전자제품의 설치 및 작동 방법을 AR로 알려주는 AR 설명서도 선보였다. 이 밖에도 친구나 연인에게 준 선물에 AR로 메시지를 숨겨 보내는 기능도 구현했다.
또한 최근엔 제조사 홈페이지 정도가 소개되며 활용도가 낮은 제품 QR코드의 쓰임새를 제품 소개 콘텐츠나 볼거리, 매뉴얼 등을 제공하는 증강현실의 아이콘으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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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철 대표는 “그동안 AR콘텐츠는 특정한 IP나 용도에 한정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 AR콘텐츠가 활성화되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러한 부분에서 웹 AR SDK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안 대표는 “아직 본격화되고 있진 않지만 세계적으로 AR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도 웹 AR SDK를 발전시켜 한국도 해외 못지않는 AR 기술력을 가졌다고 증명하려 한다. 웹 AR SDK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가감 없는 의견을 보내주면 정말 감사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