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손 왜 잡나?...박영선 장관 “호랑이 잡으려고”

창구 밋업 행사서 스타트업 도전 정신·글로벌 진출 강조

인터넷입력 :2019/07/25 14:14    수정: 2019/07/26 18:34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 구글은 우리의 경쟁자이면서 협조자다. 구글과 이런 관계를 가져가야 한국과 미국 두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내 스타트업이 도전 정신을 발휘해서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글로벌 진출에 힘써주길 바란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우리 정부와 구글이 협력해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배경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유럽을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공룡 기업에 데이터 주권을 뺏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박 장관은 구글을 ‘잡아야할 호랑이’에 빗대 ‘협력’과 ‘경쟁’ 관계를 동시에 가져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장관(왼쪽)이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와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구글코리아는 25일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과 함께 ‘창구 커뮤니티 밋업 2019’를 개최했다.

창구 커뮤니티 밋업은 지난 3월 구글플레이와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이 국내 앱 게임 개발사의 혁신성장 및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한 ‘창구’(창업진흥원+구글플레이) 프로그램 중 하나다.

오늘 행사는 지난 4개월 간의 경과와 향후 계획을 공유하고, 창구 프로그램 참여 개발사를 격려하고자 마련됐다. 구글은 총 60개의 스타트업을 창구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날 박영선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2010년 구글 미국 본사를 처음 방문했을 당시 입구부터 직원들의 창의력을 고려한 디자인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또 1995년 LA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때 미국에서는 이미 이메일을 사용하고 있었다며, 그로부터 2~3년 뒤 우리나라도 IT 기술이 빠르게 발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IMF 위기를 극복하고 인터넷 망이 전국에 깔리면서 제1 벤처붐이 불었고, 이 때 한국이 IT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장관은 “한 때 우리나라 IT 기술력은 미국과 경쟁이 치열했고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갔었다”면서 “하지만 클라우드 등 투자가 부족해지면서 뒤쳐진 부분도 있는데, 상생과 공존이라는 철학 속에서 구글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국내 스타트업들이 도전 정신으로 글로벌 진출에 힘쓴다면 우리나라 IT기술력을 끌어올리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박 장관은 최근 일본의 우리나라 수출 규제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단기적으로 양국의 피해를 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일본의 이번 조치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이어 질의응답 시간에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 데이터 주권을 쥐고 IT 시장을 독점하는 이 때, 우리 정부가 구글과 협력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는 취지의 질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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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박 장관은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동시에 투자를 늘리면 그 동안 뒤처진 한국의 IT 기술력이 글로벌 기업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처럼 구글은 경쟁자이면서 협조자고, 협조자이면서 경쟁자다. 스타트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진출인데, 협력자이자 경쟁자로서 구글과 관계를 가져가야 두 나라 발전에 좋다는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이어 “기술은 늘 도전에 의해 발전한다”며 “가장 무서운 건 독점이다. 구글, 아마존 등 전세계적 관점에서 보면 이들이 데이터 시장을 독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우리 회사들이 도전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