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미디어협회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경민 교수를 초청해 게임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고 게임 과용을 어떤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을지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했다.
지난 24일 서울 역삼동 엔스페이스에서 진행된 ‘비디오 게임에 대한 뇌인지 과학적 이해’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경민 교수가 자리해 게임에 대한 오해와 게임 과용에 대한 이해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경민 교수는 게임을 할 때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이를 두고 엉터리 삼단논법이 이뤄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마약을 복용할 때에도 도파민이 분비되니 게임은 마약이라는 논리가 펼쳐진다는 이야기였다.
이 교수는 “밥을 먹거나 연애를 할 때도 나오는 게 도파민이다. 정말 중요한 건 이 도파민이 어떤 상황에서 나오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다”라며 “도파민은 학습비전이 생길 때 분비된다. 평소 하지 않던 것을 하거나 필요한 행동을 더 하도록 하기 위해 학습을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도파민이 분비가 안 된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뇌에서 도파민이 다 없어지면 그 사람을 파킨슨씨 병 환자가 된다. 아무것도 배울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도파민 관련 행동장애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도파민이 너무 많거나 너무 없으면 행동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점은 정신과나 신경과 의사라면 모두 알고 있는 부분이며 대부분의 의사는 도파민이 정상적이고 정량적으로 분비돼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엉터리 삼단논법을 펼치는 사람은 몰라서 그러는 경우도 있지만 알고도 하는 경우가 있다. 알고 하는 경우는 무언가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게임을 할 때 분비되는 도파민의 양은 정상적인 범주에 속한다는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이경민 교수는 1998년 네이처지에 소개된 논문을 예로 들며 “비디오게임을 할 때 일반적으로 분비되는 양의 도파민보다 30~50% 정도 많은 양이 분비된다. 음식을 먹을 때는 50%, 성행위를 할 때는 100% 정도 높아진다”라며 “코카인은 350%, 각성제는 1천200% 가량 도파민 분비가 촉진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마약 중독 시에 신체에 변화를 일으키는 요소를 관찰한 바 있는 연구자가 진행한 게임 관련 연구를 소개했다.
해당 연구의 결론은 세간에 알려진 게임에 대한 인식과는 전혀 달랐다. 마약 복용자에게서 관찰되는 변화가 게임중독자로 불렀던 그룹에서는 관찰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머리가 좋은 사람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변화와 같은 부류의 변화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경민 교수는 “이러한 예를 든 것은 게임을 하면 인지기능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 아니다”라며 “게임을 할 때 뇌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신체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다면적으로 보고 담론을 이야기하면 더 생산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다양한 시각에서 게임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게임에는 좋은 게임도 나쁜 게임도 있는데 이 중 좋은 게임을 선택해서 즐긴다면 공부만큼 뇌를 발전 시킬 수도 있다. 공부 아니면 게임 혹은 게임 아니면 공부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토론회 말미에 이경민 교수는 게임의 유용성을 세 가지로 정의했다. 게임을 통해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이 과정에서 뇌의 연결성이 풍부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새로운 경험은 뇌 발달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게임 개발자가 이런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능성게임을 만들라는 게 아니다. 실생활에서 겪을 수 없는 것을 게임에서 겪을 수 있도록 게임 내에 이러한 요소를 만들어야 한다. 이게 재미의 근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험 반복을 통한 인지 효율성 증진과 실제로는 겪을 수 없는 위험한 경험을 게임에서 겪어 학습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유용한 점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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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교수는 “게임을 통해 다양한 인지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이 논문에서도 기억력이나 언어능력이 좋아진다는 내용은 없다”라며 “이는 게임이 이런 기능을 발달 시킬 수 없는 게 아니라 이런 점을 발달하도록 이끄는 게임이 없기 때문일 수 있다. 사회적 공감능력과 기억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라고 게임산업에 기대를 보였다.
아울러 "게임 과용은 질병 관점이 아니라 자기 통제력 발달의 과제로 봐야하며, 게임 선용은 개인의 선택일 뿐만 아니라 문화활동으로 발전시킬 사회적 활동이다"라며 "게임의 활용을 통한 뇌인지 기능의 발달과 건강 증진이 최선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