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제재로 퀄컴, 인텔, 구글 등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부품이나 서비스 공급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화웨이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생산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매체 디지타임스는 19일 주요 화웨이 공급망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주문량을 삭감했다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 리서치 분석가 루크 린(Luke Lin)은 6월 초 화웨이가 기존 스마트폰을 포함한 P30 시리즈와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메이트 30 시리즈의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지난 달에도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인 ‘기린(Kirin)’ 프로세서를 사용하지 않는 보급형 및 저가형 스마트폰의 생산량을 삭감한 바 있다.
미국 IT매체 폰아레나는 이번 제재로 올 가을 출시될 예정인 화웨이 메이트 30 시리즈에 어떤 부품과 기능들이 들어가게 될 지 분명치 않다고 19일 전했다.
화웨이 메이트 30 프로는 QHD+ 해상도, 6.7인치 AMOLED 디스플레이에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대만 TSMC가 생산한 기린 985 칩셋과 화웨이 자체 모뎀인 발롱 5000 5G 모뎀 칩이 장착될 전망이다.
이번 제재로 인해 메이트 30 프로에는 안드로이드 OS가 아닌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홍멍 OS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기존 안드로이드 OS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화웨이도 자체 모바일 앱 배포 플랫폼인 ‘앱 갤러리’를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이 아닌 세계 개발자들이 얼마나 관심을 보일 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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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기린 칩셋의 재고를 다 소진했을 경우도 문제는 더 커진다고 폰아레나는 전했다. 화웨이와 제휴를 맺고 있던 스마트폰용 반도체 설계 업체 영국의 암(ARM) 홀딩스는 지난 달 말 “미국 정부의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며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 가능성을 거론했다. 때문에 화웨이는 향후 칩 설계를 위해 오픈소스 대체품을 사용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또, 칩 디자인을 위해 사용하던 소프트웨어도 교체해야 한다.
화웨이는 이를 위해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프로세서 칩과 핵심 부품을 비축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가 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모든 부품과 소프트웨어들을 준비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