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중국)=손예술 기자] 국내에서 흔히 봤던 우리은행 로고가 걸려있는 간판이 눈에 띈다. 실내에 들어서니 '니 하오(Ni hao)' 라며 반갑게 기자를 맞이한다.
'씨이에스 아시아(CES ASIA) 2019'를 취재하기 위해 상하이를 방문했던 기자는 그곳에서 우리은행을 발견했다. '우리은행이 여기 왜 있어?"란 궁금증과 반가운 마음에 우리은행 중국 상하이 푸동 롄양지행을 방문했다,
우리은행 상하이 푸동 롄양지행이 설림된 것은 2015년. 한인 밀집 지역인 상하이 푸동 '따무즈' 광장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다보니 한국계 기업과 한인 거래가 많다는 게 우리은행 측 설명이다. 실제 이 광장에는 우리은행 외에도 '정관장' '파리바게뜨'도 눈에 띄었다. 푸동에는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다양한 국적의 쇼핑몰과 은행이 자리잡고 있다.
롄양 지행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간판이다. '우리은행'을 '우리(Our)' 가 아닌 '우리(友利)'로 풀어놨다. 새롭게 조합한 한자어 '우리(友利)'는 국내 은행 이름과 한자 발음이 같지만, 풀면 '벗에게 이득을 주는 은행'이 된다.
중국서도 모바일 및 인터넷뱅킹이 확장하는 만큼 '24시간 셀프서비스 은행'이라는 별도 간판도 부착했다. 24시간 문을 여는 것은 아니고 자동화기기(ATM)를 통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자동화기기는 은행 객장과 별도로 있는 공간에 설치됐다.
은행 객장은 1층과 2층으로 이뤄졌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1층은 소매영업, 2층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간이다. 5개로 창구가 나뉘어져 있었으며 이날에는 3명의 직원이 고객 응대 업무를 하고 있었다. 직원과 손님 사이에는 유리창이 자리 잡고 있다. 직원과 손님 사이에 아무것도 없는 국내 영업점과는 다른 풍경이다.
이날 객장에는 한국인 손님이 6명이 있었다. 환전과 ATM 기기 사용 등에 대해 직원과 상담 중이었다. 직원들은 중국어와 한국어를 자유롭게 했다. 중국어가 서툰 한국인들의 금융업무를 수월하게 처리해주고, 한국인 고객에게는 한국어로 응대하는 능력을 엿볼 수 있었다.
또 내부에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국도서를 진열해놨다. 이른바 '푸동 도서관'인 것이다. 올해 1월부터 운영했다고 한다. 원래 한인 주부들이 카페에 임대료를 내고 도서 대출 서비스를 진행했으나, 임대료 상승으로 도서관이 없어질 위기에 처하자 롄양지행서 사회 공헌 차원에서 공간을 내어준 것이라는 부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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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우리은행 롄양지행은 한국인, 한국 관광객은 물론이고 중국 현지인들도 고려해 중국어·한국어·영어로 인쇄된 브로셔를 배치해놨다. 외국인 학교가 인근에 있는 만큼 외국인 학교에 대한 브로셔도 구비해놔 눈길을 끌었다.
재밌는 점은 푸동 지역에 있는 수많은 은행 중 가장 '한국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방문 전 들른 수많은 중국 은행들만의 특징이 있었다. 안내 데스크가 별도로 있거나, 청원 경찰이 무슨 서비스를 원하는지 고객이 방문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쫓아다닌다는 점이다. 외국인이거나 관광객이라면 굉장히 부담스럽다. 우리은행 롄양지행의 청원 경찰은 인사를 건넨 후 부담스럽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