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이 문화와 사랑에 빠진 이유

삼성·LG 등 가전 매장,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

홈&모바일입력 :2019/06/12 16:32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가전기업이 문화에 빠졌다. 특히, 가전 매장을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복합 문화 공간 콘셉트로 꾸민다. 가전제품의 전시·체험을 넘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공유하고 소비자 체험 활동을 진행한다. 기업의 이미지가 공간화되며 브랜드 호감도가 상승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기업들의 설명이다.

■ 가전 매장을 문화 공간으로

삼성전자는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 라이프스타일 전시 문화공간인 '#프로젝트 프리즘'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이 공간에서 매주 금요일 인기 가수의 음악 공연 '프리즘 콘서트'를 열고, 토요일에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는 '프리즘 스토리', 일요일에는 유명 셰프들에게 요리를 배우는 '프리즘 다이닝'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김종완, 김충재, 문승지 등 가구·제품 디자이너가 각각 '가전을 나답게'라는 주제로 제작한 작품을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 성수동 쇼룸 '호스팅하우스' 등에 전시한다.

지난 달 삼성전자는 서울 가로수길에 라이프스타일 TV 팝업스토어 '새로보다'를 개장했다. 이 곳은 총 4개층 약 700㎡ 규모다. 모바일 콘텐츠에 최적화된 세로 화면이 특징적인 '더 세로' TV를 테마로 하는 문화·체험 공간이다. 매주 토요일은 '새로데이'로 김충재, 크러쉬 등이 새로데이 이벤트에 참여했다.

삼성전자 TV 팝업스토어 '새로보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0~30대를 위한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면, LG전자는 기술 수용성이 높으며 구매력을 갖춘 40~50대를 겨냥한다.

LG전자는 2017년 강남구 논현동에 '초(超)프리미엄' 콘셉트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논현 쇼룸을 열었다. 쇼룸은 총 1918㎡ 규모로 지상 5층, 지하 1층이다. 특히, 4층에 쿠킹 스튜디오를 마련해 누구나 요리 강좌를 들을 수 있게 했다. LG전자는 논현 쇼룸을 가전 매장이 아닌 문화 공간이라고 정의하고 소개한다. 지난해 1만 5천 명이 논현 쇼룸을 다녀갔다.

왼쪽부터 하정우씨, LG전자 H&A사업본부장 송대현 사장 (사진=LG전자)

논현 쇼룸에는 지난달 28일부터 논현 쇼룸에서 배우 하정우씨의 작품들이 전시 중이다. 논현 쇼룸을 방문하는 고객은 LG전자와 하씨가 꾸민 전시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하정우씨는 '주방의 역할(My Life Kitchen: 3E)'을 주제로 한 그림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 가전 아닌 문화를 판다

미래의 생활가전은 단순히 집 안 생활을 돕는 전자제품 수준을 넘어서 트렌드를 주도해야 소비자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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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기업이 상품 판매만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체험, 문화를 제공하는 이유다.

김소영 숙명여대 경영학부 마케팅전공 교수는 "과거에는 품질이나 가격과 같은 유형적 요소들이 중요했다면, 현재는 감성적이고 문화적인 무형적 요소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소비자의 직접 경험, 감각적 경험을 통한 기업의 고객 관계 구축 활동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