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90%, 데이터 관련 장애·사고 겪어

32%는 원상복구불가능...델EMC 조사 보고서

컴퓨팅입력 :2019/03/26 15:42    수정: 2019/03/26 15:43

데이터의 가치와 데이터 보안의 중요성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수준이 높아졌다. 반면 데이터를 잃을 수 있는 위험은 오히려 증가했다.

국내 기업의 경우 글로벌 평균보다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나 데이터 보안 관련 사고를 경험한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고, 대비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델EMC가 전세계 기업들의 데이터 보호 현황과 전략 성숙도를 조사, 분석한 ‘2018년도 글로벌 데이터 보호 인덱스(GDPI)’ 보고서에 나타난 결과다.

■원상복구 불가능한 데이터 유실 겪은 韓 기업 3곳 중 1곳

지난 2014년과 2016년에 이어 세 번째로 공개된 이번 GDPI 보고서는 델 EMC가 시장조사기관 밴슨 본에 의뢰해 실시됐다. 설문 응답자는 전 세계 18개국 11개 산업군에 종사하는 2천200명으로, 임직원 수 250명 이상의 공공기관 또는 기업 IT 책임자가 대상이다. 국내 기업 IT 의사결정권자 100명도 이번 조사에 참여했다.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용량은 2년새 약 7배 증가했다. 지난 2016년 평균 1.45페타바이트(PB)에서 지난해에는 평균 9.7PB를 기록한 것.

데이터 보안 문제와 관련해 기업들은 여전히 많은 문제점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6%는 지난 1년 간 데이터 관련 장애, 사고를 겪었다고 답했다. 27%는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수준의 데이터 손실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4%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국내 기업의 경우 데이터 보유량이 2016년 평균 1.59PB에서 2018년에는 평균 11.31PB로 증가했다. 글로벌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데이터 관련 장애와 사고에는 오히려 더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년간 데이터 관련 장애와 사고를 겪은 바 있다고 답한 한국 기업은 90%으로 글로벌 평균(76%)보다 14%p 높았다.

원상 복구가 불가능한 데이터 손실을 경험한 기업의 비율도 32%로 2016년 5%보다 6배 이상 증가하는 등 데이터 손실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기술이 가져올 데이터 보호 환경의 변화에 대한 자신감도 글로벌 평균보다 낮았다.

현재의 데이터 보호 솔루션이 미래의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확신한 국내 기업의 비중은 6%에 그쳐, 글로벌 평균(16%)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데이터 보호 업체 2곳 이상 이용 시 사고 위험 더 높아

이번 조사에서 두 군데 이상의 데이터 보호 관련 업체를 이용 중인 기업의 경우 데이터 관련 위협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일 벤더를 이용하는 기업보다 이런 사고를 경험한 비율이 35% 더 높았다.

복수의 데이터 보호 벤더를 이용하는 기업이 가장 많이 겪은 데이터 관련 장애, 사고는 ▲예상치 못한 시스템 중단(43%) ▲랜섬웨어 공격으로 인한 데이터 접근 차단(32%) ▲복구 불가능한 수준의 데이터 유실(29%) 등의 순이다.

이 중 데이터 유실은 기업에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기업들은 각종 장애, 사고로 평균 2.13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를 유실했다. 이로 인한 피해 금액은 약 100만 달러(약 11억 3천만원)로 집계됐다. 평균 20시간의 시스템 중단을 경험한 기업의 손실액인 약 52만 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보고서는 데이터 보호와 관련해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난제로 ▲데이터 폭증에 따른 복잡성과 비용 증가(46%) ▲인공지능(AI), 머신러닝,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 관련 데이터 보호 솔루션의 부재(45%) ▲GDPR 등 정보 보호 관련 규제와 컴플라이언스 강화(41%) 등을 꼽았다.

반면 현재 자사가 사용중인 데이터 보호 솔루션이 앞으로의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6%에 불과했다.

■데이터 보호 수단으로 '클라우드' 부상

기업의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는 클라우드가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 조사에서 퍼블릭 클라우드의 도입률은 2016년 28%에서 2018년에 40%로 증가했다. 이 중 98%가 퍼블릭 클라우드를 데이터 보호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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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분야는 ▲퍼블릭 클라우드 내의 데이터를 백업(41%) ▲온프레미스의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백업(41%)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애플케이션을 보호(40%)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확장 가능한 데이터 보호 솔루션으로 활용(40%) 등으로 다양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데이터 보호 솔루션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로는 폭증하는 데이터에 대비하기 위한 ‘확장성’(64%)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