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신성적 공정성 확보, 학교 인쇄물 관리부터 철저히

총체적인 보안 관리와 보안 방안 마련돼야

전문가 칼럼입력 :2019/03/25 10:34

조의성 부사장
조의성 부사장

최근 드라마 'SKY캐슬'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씁쓸한 우리 교육의 현실과 민낯을 리얼하게 그려 호평을 받으면서 'SKY캐슬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우리 사회에서 남녀노소, 직업, 지역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는 바로 '교육'일 것이다. 수능시험이 끝나면 온 나라가 수능시험으로 들썩이고, 학원에서 개최하는 대학입시 관련 설명회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려는 부모들의 열망과 노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

교육 당국이 대학 입시와 사교육 중심으로 꼬인 한국 교육의 현실에 마땅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입시에서 내신성적과 학교생활기록부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내신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면 마땅히 내신성적 산출에 있어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떨까? 지난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서울 숙명여고의 시험지 유출 사건을 비롯해 전국 곳곳의 중, 고등학교에서 비슷한 유출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실제로 교육부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고교 시험지 유출사고 현황을 공개했는데, 지난 4년간 전국 고등학교에서 13건의 시험지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의 시험지 관리는 지나치게 허술하다. ‘고교 시험지 평가관리실태 전수점검결과’를 보면 전국 고등학교 3분의 1이 시험지를 보관하는 평가관리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지 않았으며, 교사가 휴대폰을 들고 시험지 인쇄실에 출입해도 제재하지 않는 고교가 10%를 넘었다. 학교 인쇄실 내 출입이 통제되지 않고 보안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 시험지 유출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데도 말이다.

학교의 시험지는 다량의 인쇄 물량과 빠른 속도, 저렴한 인쇄비용 등의 이유로 사무실에서 쓰이는 일반 잉크젯이나 레이저 프린터가 아닌 디지털공판인쇄기로 출력하는 경우가 많다. 먼저 담당자들은 각 학교에서 사용하는 디지털공판인쇄기에 보안 기능이 있는지 살펴보고, 추가 보완이 필요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인쇄기에 이미 ‘보안’ 기능이 있다면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만 해도 유출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우선 학교 인쇄실에서는 암호화된 USB를 사용해 인쇄해야 한다. 시험지 인쇄 시 시험지 원안을 갖고 다니는 것은 분실 및 유출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에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시험지 파일을 암호화된 파일로 변환시켜 USB에 저장해 인쇄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렇게 변환된 파일은 다른 PC 및 프린터에서는 내용을 전혀 확인할 수 없다. 해당 기기에서 인쇄하는 경우에만 내용 확인 및 출력이 가능하다. 이에 USB를 분실하는 경우에도 시험지 등 기밀문서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둘째, PIN코드 또는 등록된 USB로 사용자 인증 후에 인쇄가 가능하도록 인쇄기를 설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정된 사람만 인쇄기 사용이 가능하도록 제어할 수 있다. 관리자는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모든 사용자들의 제판 및 인쇄 매수 내역을 데이터로 확인해 부정 출력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다.

셋째, 시험지 등의 기밀문서 인쇄 후 원지를 폐기하지 않으면 문서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인쇄된 원지 필름이 드럼에 남지 않도록 폐기되는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고, 자동 폐기 기능을 설정해 두어야 원치 않는 유출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넷째, 원지 폐기함에 자동 잠금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 기능을 설정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추가로 자물쇠를 걸어 두면 관리자 외에는 배판 박스를 제거할 수 없어 원지 유출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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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SKY캐슬에서도 고액의 입시코디네이터를 동원한 시험지 유출사건을 다룬 바 있다. 시험지 유출 범죄는 교육 시스템과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 범죄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중고등학교 시험지 유출 범죄행위자 처벌조항을 법률에 명시하고 이를 가중 처벌토록 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일명 SKY캐슬법)’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정보에 대한 총체적인 보안 관리 방안과 문서 보안에 대한 구체적인 보안 방안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다. 인쇄 담당자가 보안 지침을 바르게 지키는 것부터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의성 리소코리아 부사장

조의성(趙義成) 부사장은 2013년 리소코리아 부사장에 선임된 이후,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지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1년 후지필름코리아(Fujifilm Electronic Imaging Korea)의 상무를 역임했으며, 그 이전인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소니코리아의 영업기획팀 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조의성 부사장은 글로벌 IT 업체에서 다양한 경력을 보유한 업계 최고의 영업 및 마케팅 전문가로 불리고 있다.
조의성 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93년 인하대 무역학과를 졸업했으며, 2007년 한양대 경영대학원 마케팅관리 석사 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