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국내 기업 비중이 22%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9%인 글로벌과 비교해 두배 이상 높았다. 그만큼 디지털 혁신에 뒤져있다는 뜻이다.
세계적 컴퓨팅기업 델 테크놀로지스가 세계 42개국 4600여 C레벨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31일 델 테크놀로지스는 세계 기업들의 디지털 현황과 이슈를 비교, 분석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덱스’를 발표했다.
회사는 인텔과 협력해 전세계 42개국에서 4천600여명의 기업 내 C레벨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제조, 통신, 금융, 헬스케어 등 총 12개 산업군의 대기업, 중견 기업 임원들이 포함됐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지난해 10월 한국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지난 2016년 같은 제목으로 발표된 보고서를 통해 과거와 현재 현황도 비교했다.
■한국 기업 디지털 혁신 수준 기업간 편차도 큰 편
디지털 혁신 정도를 5단계로 구분한 결과, 전세계 기업들은 2016년에 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향해 나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혁신 수준이 가장 우수한 1그룹은 지난 번 조사와 같은 전체의 5%를 차지했지만, 2그룹은 14%에서 23%로 증가했다.
디지털 전환 계획을 세우고 투자하는 단계인 3그룹과 이제 낮은 수준의 디지털 전환을 시작한 4그룹은 지난 조사와 큰 차이 없이 각각 1%, 2% 감소한 33%와 30%를 차지했다.
디지털 혁신에 대한 계획을 전혀 세우고 있지 않은 5그룹은 15%에서 9%로 감소해 많은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뛰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경우 1그룹과 그 뒤를 잇는 2그룹이 각각 전체의 4%와 22%를 차지해 전체 글로벌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3그룹과 4그룹은 글로벌 평균에 비해 다소 낮은 28%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차이는 5그룹에서 나타났다. 한국의 5그룹은 22%로, 전세계 9%에 비해 높은 비율을 보였다.
향후 5년간 전망에 대해 기업 가치를 새로 입증해야 할 것이라 답한 국내 응답자는 85%로, 글로벌 비율인 49%보다 높았다.
회사가 변혁을 쫓는 게 아닌,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하는 한국 응답자는 9%에 그쳤다. 글로벌의 46%에 비해 낮은 수치다.
■한국 디지털 혁신 42개국 중 37위...공공 의료 최하위
디지털 혁신 수준이 비교적 높은 산업군은 통신, 기술, 금융 서비스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공 의료 부문은 최하위 수준이었다. 제조업과 보험업도 낮은 점수의 비중이 높았다.
국가별로 분류하면 선진국보다 신흥 시장의 기업 임원이 디지털 혁신 수준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42개국 중 디지털 혁신 성숙도를 가장 높게 평가한 국가는 인도, 브라질, 태국 순이며, 멕시코와 콜롬비아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싱가포르와 공동 37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디지털 혁신 정도를 가장 낮게 평가한 국가는 일본으로, 이어 덴마크, 프랑스, 벨기에도 최하위권에 포함됐다.
디지털 혁신에 있어 가장 큰 장애 요인에 대해 전세계 기업은 일순위로 개인정보 보호 및 사이버 보안(34%)을 뽑았다. 이 항목은 지난 조사에서는 5위에 머물렀다.
근소한 차이로 예산과 자원의 부족(33%)이 2위를 차지했다. 적절한 인력 및 전문 지식의 부족(27%), 잦은 법규 및 규제의 변경(25%), 미숙한 디지털 협업 문화(2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국내에서는 예산과 자원 부족(41%)이 1위로 꼽혔다. 이어 개인정보 보호 및 사이버 보안(31%), 적절한 인력 및 전문 지식의 부족(31%), 미숙한 디지털 협업 문화(28%), 잦은 법규 및 규제의 변경(25%)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국내외 기업 3년 내 투자 1순위 '사이버보안'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글로벌 기업의 노력으로 가장 많은 답변을 얻은 것은 신제품 및 서비스 개발 가속을 위한 디지털 기술 사용(51%)이었다.
이어 모든 기기, 애플리케이션, 알고리즘에 보안과 정보 보호 환경을 구축한다는 응답이 49%, 코딩 교육 등 직원 디지털 역량 향상에 투자한다는 답변이 46%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은 모든 기기, 애플리케이션, 알고리즘에 보안 및 정보 보호 환경 구축(44%), 신제품 및 서비스 개발 가속을 위한 디지털 기술 사용(41%), 직원 디지털 역량 향상 투자(40%) 순으로 답했다.
향후 3년 이내 투자 계획을 묻는 질문에서는 국내외 기업 모두 ‘사이버 보안’을 1순위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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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은 그 다음으로 사물인터넷(IoT), 멀티 클라우드 구축, 인공지능(AI)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한국은 AI, 멀티클라우드 환경 구축, IoT, 가상·증강현실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