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끊김이나 잘림을 최소화한 고성능 게임용 모니터 시장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독자 기술인 지싱크(G-SYNC)를 고수하던 엔비디아가 기존 프리싱크·어댑티브 싱크 지원 모니터까지 영역을 넓히는 방향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엔비디아의 등을 떠민 것은 60인치 이상 대형 게임용 모니터 출시 지연과 인텔의 베사 어댑티브 지원 결정 등 변화하는 시장 상황이다.
엔비디아가 CES 2018에서 공개한 65인치 모니터인 BFGD(빅포맷 게임용 디스플레이)도 당초 예정에서 반 년 이상 지연된 오는 2월에야 출시될 예정이다. 반면 AMD는 이미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QLED TV에 프리싱크 지원 기능을 추가한 상태다.
■ 목적은 같지만 구현 방법은 '가지각색'
AMD 프리싱크, 베사(VESA, 비디오 전자공업 표준기구) 어댑티브 싱크와 엔비디아 지싱크(G-Sync)는 모두 3D 게임에서 화면의 끊김이나 잘림 현상을 줄이는 기술이다. 매 초당 표시되는 프레임의 타이밍을 조절해 최대한 자연스러운 화면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 기술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AMD 프리싱크와 베사 어댑티브 싱크, 그리고 엔비디아 지싱크다. 먼저 AMD 프리싱크는 AMD 라데온 그래픽칩셋과 이를 지원하는 모니터 사이에서 타이밍 조절을 이용해 끊김 없는 화면을 구현한다.
당초 AMD 프리싱크는 그래픽카드와 모니터 사이의 연결 방식을 디스플레이포트만 지원했다. 그러나 대중성과 호환성을 고려해 대형 TV 등에 쓰이는 HDMI로도 프리싱크 기술을 쓸 수 있게 됐다.
베사 어댑티브 싱크는 AMD 프리싱크 기술 중 디스플레이포트를 연결하는 부분만 떼어 표준화한 것이다. 디스플레이포트 규격은 2006년 베사가 만들었지만 HDMI 규격은 이를 관장하는 업계 단체인 별도 단체인 HDMI 포럼이 만들었다는 문제가 숨어 있다.
■ 독자 기술 구현으로 장벽 높은 엔비디아 지싱크
반면 엔비디아 지싱크는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칩셋과 모니터에 탑재된 별도 칩이 화면을 그릴 타이밍을 조절하는 엔비디아 독자 기술이다. 단 TV나 모니터 제조사들이 엔비디아 지싱크 기술을 쉽게 탑재하기란 어렵다.
엔비디아 지싱크 기술을 이용하려면 엔비디아가 표시 품질이나 응답 속도 등을 검증한 LCD 패널과 엔비디아가 설계한 전용 칩을 탑재해야 한다. 따라서 제품 가격도 자연히 상승한다.
여기에 전용 칩의 발열이나 전력 소모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지싱크 기술에 4K와 HDR 기술이 추가되면서 전용 칩에 걸리는 부하도 늘어났다. 해당 기술을 탑재한 에이수스·에이서 모니터의 두께도 상당히 두꺼워진 상황이다.
■ 60인치 이상 모니터 출시 지연
엔비디아 지싱크가 현재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60인치 이상 대형 화면을 확보한 기기가 없다는 점이다.
CES 2018에서 65인치 4K 패널에 화면 주사율을 120Hz까지 끌어올리고 디지털 영화를 위한 색공간인 DCI-P3와 HDR 기능 지원을 담은 BFGD(빅포맷 게이밍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그러나 해당 기술을 탑재한 HP 오멘 X 임페리움 등 제품은 오는 2월에야 출시될 예정이다.
반면 AMD는 컴퓨텍스 2018 행사에서 프리싱크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해 기존 TV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삼성전자 QLED TV가 프리싱크 지원용 펌웨어 업데이트를 마쳤고 앞으로 출시되는 모든 QLED TV는 프리싱크를 지원하게 된다.
■ 어댑티브 싱크 품는 방향으로 선회한 엔비디아
여기에 인텔도 오는 2020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외장형 그래픽카드에 베사 어댑티브 싱크를 지원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이다. 베사 어댑티브 싱크를 포함한 AMD 프리싱크 진영은 확대되는 반면 엔비디아 지싱크가 고립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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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CES 2019에서 공개한 '지싱크 호환 모니터' 프로그램에는 이런 속사정이 숨어 있다. 단 엔비디아가 지원하는 기술은 엄밀히 베사 어댑티브 싱크지만 '지싱크 호환 모니터'라는 명칭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엔비디아는 HDR과 4K 등을 지원하는 고급 제품을 지싱크 라인업으로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프리싱크·어댑티브 싱크 지원 모니터까지 영역을 넓히는 방향으로 선회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