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삼성電 외 다른 전자계열사 직업병도 보상해야"

황상기 대표, 삼성전기·SDI·SDS 언급…"폭넓은 보상 촉구"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11/23 11:44

23일 삼성전자 측의 사과를 받아들인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삼성전자 외의 다른 전자 계열사들에 대해서도 보상을 촉구했다.

직업병 문제가 비단 삼성전자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사업장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반올림은 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 등 다른 계열사에서 피해를 입은 근로자들이 여전히 보상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의식'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의 사과문 발표에 이어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07년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급성 백혈병에 걸려 숨진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다. 삼성 백혈병 분쟁은 황씨의 사망으로 촉발돼 11년동안 이어졌다.

2007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백혈병에 걸려 숨진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 반올림 대표(좌)와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그는 "직업병 피해는 삼성전자 반도체·LCD 부문에서만 있는 게 아니다. 삼성전기·삼성SDS·삼성SDI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유해 물질을 사용하다가 병든 노동자들이 있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장에서도 비슷한 피해자들이 있다"며 "삼성은 이 모든 직업병 노동자들을 위한 폭넓은 보상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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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황 대표는 "오늘 삼성전자 대표이사의 사과는 솔직히 직업병 피해 가족들에게 충분하지는 않다"면서 "지난 11년간 반올림 활동을 하면서 수없이 속고, 모욕 당했던 일이나 직업병의 고통,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생각하면 사실 그 어떤 사과도 충분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기 대표는 "그러나 저는 오늘의 사과를 삼성전자의 다짐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삼성전자가 500억원의 발전기금을 마련하고 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하기로 양쪽이 합의했다. 공단은 이 소중한 기금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 안고 전자산업 노동자 안전과 건강을 위해 제대로 사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