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지디넷코리아 손예술 기자) 하나금융지주의 김정태 회장이 "이제 하나금융지주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회사로 거듭나야 한다"며 디지털 뱅킹 시대의 데이터의 중요성과 발빠른 전환을 강조했다.
김정태 회장은 지난 30일 인천 청라에 있는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에서 하나금융그룹의 모든 관계사 대표·임원들이 모인 가운데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통합 데이터 센터는 하나금융그룹의 전 계열사의 보안 관제는 물론이고 위기 상황 시 대응할 수 있는 종합상황센터 등이 모여 있는 곳이다. 국내 계열사 외에도 중국·인도네시아·캐나다에 있는 하나금융의 현지법인은 물론이고 해외 지점의 상황까지 점검할 수 있다. 현재 은행의 트랜젝션 등을 포함해 데이터센터에 매일 모이는 데이터의 양은 2페타바이트(PB)다. 페타바이트는 테라바이트(TB)보다 1천24배 많은 양이다.
김정태 회장은 "디지털 전환 시대에 데이터의 중요성은 '물'로 비유할 수 있다"며 "인간이 살아가는 데 중요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회사로 거듭난다는 의미는 지구의 80%가 물이지만 급하다고 바닷물을 마실 수 없듯, 수많은 데이터를 필요한 정보로 만들어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통합센터를 기반으로 모든 데이터와 외부 시장 정보를 수집해,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이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특임조직인 '디지털 랩'을 신설했으며 조직 개편도 단행한 상태다.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를 차근히 추진하기 위해 데이터전략부를 신설하고 업무프로세스혁신부를 본부로 격상했다. 데이터센터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1천800명이지만, 향후 본부 등도 입주해 일하는 인력도 3천500명으로 늘어날 계획이다.
전산장비는 물론이고 서버를 한 데로 모은 연유에 대해 하나금융티아이 박성호 대표는 "금융그룹 IT자산의 80% 가량은 은행이다. 통합으로 중소관계사가 가장 많은 혜택을 봤다"며 "은행 IT전산 인력이 경험이 많아서 작은 계열사에 문제가 생기면 해결이 쉽게 가능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비용 역시 절감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다시 디지털 전환 추진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의 연평균 IT예산은 5천억원이지만, 비용 절감된 부분을 투자를 늘리는 데 사용하고 예산 역시 증액된다.
김정태 회장은 "몇년 전부터 준비해왔다"고 운을 뗐다. 김 회장은 "IT라고 하면 소프트웨어적인 것만 생각하지만 하드웨어도 만만치 않다. 이는 다른 말로 잘못하면 돈을 낭비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의 선례를 공부했으며 직접 돌아보기도 했다. IT통합은 유효하다는 것이 내 판단"이라고 말했다.
통합 데이터센터는 수많은 기계 장비를 가동하기 위해 두 곳의 변전소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 것은 물론이고 옥상의 태양광판과 지하의 지열발전기계로 전기를 생산한다. 또 전기가 끊길 시를 대비해 UPS실도 갖춰져 있다. 하나티아이의 은행사업본부 류한수 실장은 "매일 2만볼트의 전기를 공급받고 있으며, 추후 ESS(에너지저장시스템)으로 더욱 규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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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위기 상황 시 대응할 수 있는 종합상황실, 통합보안관제센터 등도 같은 건물에 자리하고 있다. 디지털 뱅킹 시대 신뢰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보안'이 바로 통합보안관제센터에서 이뤄진다. 화이트 해커 10명은 물론이고 상시 근무 인력도 있다. 보안관제센터에서 일평균 발생하는 100만여건의 침입에 대응하고, 5만여건의 침해 데이터를 분석한다.
김정태 회장은 통합보안관제센터에 대해 "금융은 신뢰다. 보안이 제일 중요해 가장 공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