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電, 1분기 영업익 1兆 돌파…TV·가전 쌍끌이

35분기만에 역대 2위 성적…휴대폰은 부진

홈&모바일입력 :2018/04/26 16:06    수정: 2018/04/26 16:08

LG전자가 TV와 생활가전 호조에 힘입어 35분기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중 최고치이며, 두 사업부문을 합친 가전 사업에서 분기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26일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9천215억원) 대비 20.2% 증가한 1조1천7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조1천230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6천572억원) 대비 3.2% 증가했다.

이번 호실적은 프리미엄 전략과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가전 사업의 성과 덕이다.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는 분기 기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두 사업본부 모두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며, HE사업본부 영업이익률(14.0%)은 역대 분기 가운데 최고다. 휴대폰 사업은 12분기째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G전자가 지난 2분기 시장 전망치 대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지디넷코리아)

■1분기 TV 영업이익률 최고치…스마트폰 적자 속 개선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부는 매출액 4조9천239억원, 영업이익 5천5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4조6천387억원의 매출과 5천208억원의 영업이익보다 소폭 하락했으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와 동일한 11.2%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국내시장에서 에어컨, 트윈워시 등 주력제품을 비롯해 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과 같은 신성장 제품의 판매가 늘었고 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지에서도 판매 호조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이 인상됐지만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1천178억원, 영업이익 5천773억원을 기록했다. HE 부문은 매출액은 전년 동기(4조3천261억원)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2천억원 가량 증가했다. HE사업본부가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은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동기에는 8.8%의 엽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매출액은 올레드 TV,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며 전년 동기 대비 7.4% 늘었다. 영업이익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꾸준히 늘어난 데다 원가구조가 개선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6.5% 증가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한국영업본부장 최상규 사장(왼쪽), HE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오른쪽)이 'LG 올레드 TV AI ThinQ(씽큐)'를 선보이고 하고 있다.(사진=LG전자)

휴대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는 매출액 2조1천585억원, 영업손실 1천3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영업손실 2억원보다 적자폭이 확대된 수치이지만, 전분기(영업손실 2천132억원) 대비 개선된 수준이다. 스마트폰 사업부는 신규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와 비용 절감으로 적자폭은 안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매출액은 전략 스마트폰 ‘LG G7씽큐의 출시가 2분기로 결정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 가격이 상승했지만 사업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영업적자가 줄어드는 추세는 유지되고 있다.

자동차부품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하락한 매출액 8천400억원, 영업손실 1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에서 일부 주력 거래선의 완성차 판매가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미래 성장을 위한 선행투자로 소폭의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B2B사업본부는 매출액 6천427억원, 영업이익 788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와 고효율 태양광 모듈의 판매가 늘며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와 원가경쟁력 개선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1.9% 늘었다.

2018년 1분기 LG전자 실적.(자료=LG전자)

■2분기 가전은 성수기 맞아 '상승'…'G7 씽큐' 성공 변수

생활가전 시장은 에어컨, 냉장고 등이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2분기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TV 시장도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두 사업부의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는 H&A사업본부는 성수기 수요에 적극 대응해 매출을 극대화하고 초프리미엄 ‘LG 시그니처(LG SIGNATURE)’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HE사업본부는 스포츠 이벤트 수요에 적극 대응해 매출 확대를 꾀하고,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를 늘려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다.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이 정체되며 판매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 사업의 경우 다음 달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연간으로는 영업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3천억원 가량 개선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MC사업본부는 다음 달 새 전략 스마트폰 ‘LG G7 씽큐'는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원가경쟁력을 지속 개선한다. 또 최근 가동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센터’를 통해 고객들에게 철저한 사후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매년 2월 G시리즈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고 3월에 출시했지만 올해엔 5월 초 G7 씽큐를 선보인다. 경쟁사의 출시 시기와 상관없이 완성도를 높인 제품으로 내실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올 초 지난해 출시한 V30에 인공지능(AI) 기능을 더한 V30S 씽큐를 선보이긴 했지만, 주요 성능과 디자인은 동일하며 소프트웨어 기능과 저장용량을 업그레이드한 정도다.

LG G7 씽큐 렌더링 이미지.(사진=안드로이드헤드라인)

DB금융투자 권성률 연구원은 "LG전자는 성장보다는 수익성 회복, 중가 제품 매출 확대, 플래그십 모델의 롱테일 전략으로 올해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1천700억원 정도 줄어들 전망"이라며 "다만 매출액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비용 통제만으로 손실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부품의 안정성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VC사업본부는 LG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자동차 부품의 안정성을 지속 높이는 한편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고객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한다.

관련기사

또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B2B사업본부는 올레드 패널을 적용한 디지털 사이니지로 프리미엄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인공지능 브랜드 ‘LG 씽큐(LG ThinQ)’를 적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인공지능 분야 선도기업 이미지를 강화할 것"이라며 "미래사업의 한 축인 로봇 분야에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