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미국)=김우용 기자] “AI가 곧 분석(Analytics)이다. 분석은 파괴적 기술로, 우리의 삶을 개선하고 있다.”
올리버 샤벤버거 SAS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9일(현지시간) 미국 덴버에서 개최된 ‘SAS글로벌포럼2018’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공적인 AI 시스템은 기계 학습, 최적화, 그리고 고급 분석을 기반으로 한다”며 “기계 학습 및 AI에 대한 커다란 잠재력은 자동화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분석 자동화 덕분에 우리는 시도조차 못했던 작업을 수행하게 되고, AI와 머신러닝은 놀라운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석이 기술 발전을 주도하는 시대가 됐음을 선언한 것이다.
그는 “수십 년 동안 분석과 데이터 관리는 기술 발전, 특히 컴퓨팅의 발전을 뒤따랐다”며 “이제 그 관계는 정반대로, 분석이 기술을 주도하며, 분석은 그 자체로 파괴적인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분석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기술 발전을 통해 점점 더 많은 분야, 많은 사용자로 퍼져갔다. 사물인터넷(IoT)은 수많은 센서에서 막대한 데이터를 생산하고, 분석의 힘을 키워주고 있다. AI 기술은 이같은 기술에 힘입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SAS는 AI와 IoT를 통해 고급분석이 더 많은 기회를 세계에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AS에 따르면, 2025년까지 네트워크에 연결된 IoT 기기는 550억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IDC는 2019년까지 모든 IoT 데이터의 약 40 %가 기기, 머신, 장비 및 네트워크 라우터에서 작동하게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AI는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 상호 작용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AI 시스템은 의학 이미지를 이용한 암 진단, 차량 운전, 신용카드 사기 감지, 대출 승인, 건강 상태 모니터링 등에 활용된다. 샤벤버거 COO는 AI와 고급분석으로 기대하는 기회를 활용도가 낮은 산업 및 영역에 분석을 제공하는 것, 기존 분석 기술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시계열 분석), 경제의 장벽을 허무는 것, 인간의 능력을 보강하고 우리가 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으로 요약했다.
SAS는 올해 행사에서 미국인 500명을 대상으로 소비자의 AI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소비자는 헬스케어 분야의 AI 기술을 가장 편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는 여러 현실적인 인공지능 시나리오를 제시했을 때 헬스케어 인공지능에 대해 걱정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사람과 상호작용의 부재가 여전히 AI 기술을 불편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비즈니스 전반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기업을 편하게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는 절반 이하(47%)에 그쳤으며, 이중 남성(53%)의 비율이 여성(43%)보다 높았다.
인공지능의 정의에 대해서는 혼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친구나 동료에게 인공지능의 개념을 설명할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절반도 되지 않았다(44%).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인공지능에 활용되는 자신의 개인 데이터가 안전하게 저장된다고 확신한 응답자는 3분의 1(35%)에 불과했다. 본인의 정보가 보호되고 있다고 확신한 응답자는 40세 이상(31%)보다 40세 미만(42%)이 더 많았다.
환자 치료 과정에서 의사를 돕는 인공지능 기술은 심지어 수술에 있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응답자의 47%는 수술실에서 의사를 돕는 인공지능이 편하다고 답했다. 40세 이상 응답자의 과반수, 40세 미만의 40%는 수술 중 기꺼이 인공지능 기술의 도움을 받겠다고 답했다. 또 10명 중 6명(61%)은 의사가 애플워치나 핏비트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의 데이터를 사용해 생활 방식을 평가하고 조언하는 것에 대해 편안하게 생각했다.
은행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소비자와 상호작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편하게 생각했다. 특히 은행이 잠재적으로 AI를 이용할 수 있는 케이스 가운데, 고객의 신용 이력을 평가해 신용카드를 추천하는 것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인공지능을 이용해 금융 사기나 기타 잠재적인 위협을 감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과반수(59%)가 편안하게 생각했다.
소비자는 조사된 3개 산업(헬스케어, 금융, 소매) 가운데 소매 업계의 인공지능 활용을 가장 불편하게 여겼다. 응답자의 44%만이 개인 맞춤형 쇼핑 경험을 위해 위치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답했다. 또 스마트폰으로 무인 매장에서 쇼핑해도 좋다고 답한 응답자는 36%에 불과했다. 온라인 소매 업체가 과거 구매 행동을 기반으로 새로운 상품을 추천하는 것에 대해 49%는 편안, 51%는 불편하다고 답하며 의견이 반으로 나뉘었다.
그럼에도 AI 기술을 공격적으로 채택한 SAS의 고급 분석 솔루션은 긍정적인 사례를 만들고 있다.
스포츠 데이터 분석 기업 싸이스포츠(SciSports)는 SAS 바이야를 기반으로 스포츠 과학의 새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싸이스포츠는 ‘SAS 이벤트 스트림 프로세싱’ 솔루션으로 비디오 데이터를 처리하고, 딥러닝 기술로 공과 선수의 모든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론한다. 또 인메모리 분석 플랫폼을 기반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분석하고, 딥러닝 모델을 학습시킨다. 이 회사의 시스템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선수의 잠재력과 경기력을 평가하고, 선수가 팀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할 수 있다. 특정 지역의 유망 선수를 발굴하고 경쟁자를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SAS는 인공지능 활용을 위한 엔터프라이즈 분석 플랫폼 ‘SAS 바이야(Viya)’에 2D 사진 영상, 동영상, 3D 생의학 영상, 오디오 데이터 등을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다. MRI, CT 등 대부분의 의료 영상 장비는 핸드폰이나 디지털 카메라와 같이 jpeg 이미지 파일이 아닌 DICOM과 같은 공통 파일 포맷을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한다. SAS 바이야는 이러한 의료 영상 데이터를 로드, 분석, 시각화한다. 여기에 딥러닝과 예측 분석을 적용해 의사가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은 예측과 분류 작업을 도와주며, 패턴과 이상치를 탐지하게 해준다.
의료 전문가나 병원은 수천, 수만 개의 의료 영상 그리고 이와 관련된 모든 메타데이터와 개인 정보를 처리해야 하며, 동시에 미국 의료정보호법(HIPAA)과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등 개인 정보 보호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 이중 및 고정 크기 문자뿐 아니라 가변 길이 문자, 바이너리 데이터, 이미지, 동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도 처리해야 한다. 실제 데이터 분석 작업 시간의 대부분은 데이터를 관리, 랭글링, 통합, 정제하는 데 쓰인다.
SAS 바이야는 이러한 데이터 준비 과정을 보다 효율적이며, 반복 가능하게 만들었다. SAS 바이야 기반의 ‘SAS 데이터 프리퍼레이션(Preparation)’ 솔루션은 개인 정보를 난독화하고, 프로파일링 기능을 이용해 데이터 세트 안의 환자 이름, 주소, 개인 신원 정보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IT나 데이터 전문가가 아니어도 SAS의 셀프 서비스 데이터 준비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직접 데이터의 접근, 프로파일링, 정제, 변환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다.
SAS는 머신러닝과 AI 시스템을 통해 투명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려한다. SAS는 변수가 많은, 고차원의 복잡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해주는 머신러닝 시스템을 구축했다. 샤벤버거 COO는 비영리단체의 모금 캠페인을 예로 들었다. SAS 머신러닝 솔루션은 기존 및 잠재 기부자의 개별 특성과 과거 기부 이력 등 여러 변수 중에서 유의미한 변수만을 식별해 25차원의 문제를 2차원으로 축소시켜준다고 한다.
SAS는 두 가지 중요한 방식으로 시스템을 개선했다. 우선, 캠페인을 최적화해 동일한 데이터에서 훨씬 더 많은 가치를 이끌어낸다. 둘째로 이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훈련하고, 정적 규칙 기반 시스템을 동적 학습 기반 시스템으로 교체해 온라인 상태일 때 계속해서 학습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SAS 머신러닝 시스템으로 8개가 아닌 1천400개의 세그먼트를 자동으로 관리해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샤벤버거 COO는 설명했다.
SAS는 AI를 일컬어 사람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보조 기술(assistive technology)이라고 설명했다.
짐 굿나잇 SAS CEO는 “자동화된 분석 모델이 세상에 많은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개인과 조직은 더 똑똑해지고 더 활동적이게 돼 더 크고 단단한 미래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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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억 미국인이 마약성 진통-마취제의 잘못된 처방과 오용 때문에 문제를 겪고 있고, 매일 평균 115명의 사람이 그 때문에 죽고 있다”며 “헬스케어는 데이터를 통해 한층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샤벤버거COO는 “AI는 어쩌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아닌 보조 정보(Assistive Information) 기술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