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의 딜라이브 부분 인수를 시작으로 유료방송 업계 M&A가 활성화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현대HCN은 지난달 30일 딜라이브 서초 권역을 인수했다고 2일 밝혔다. 인수가는 334억8천20만원이다. 서초 지역은 케이블 방송 사업자 중에서는 딜라이브와 현대 HCN만 방송을 송출해왔다.
현대HCN이 딜라이브 서초 권역을 최종 인수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허가가 순차적으로 필요하다.
우선은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다만 과거 공정위가 케이블 방송 업체 M&A에 제동을 걸어온 이유를 그대로 고수할 지가 관건이다. 공정위는 방송 권역 내 경쟁제한성 강화를 우려해 그간 M&A 승인에 조건을 달거나 불허를 내리는 등의 결정을 내려왔다.
경쟁제한성은 특정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져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축소시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현재 이번 인수 건을 두고 공정위의 M&A 허가 여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할 요소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케이블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동일 지역에서 2개의 케이블사업자가 합쳐지는 것을 불허하진 않을 것"이라며 "지역 내 케이블 사업자 외 IPTV와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 등 소비자들에게 대체재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7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에 따르면 IPTV 총 매출액은 급속 성장해 케이블TV 사업자의 총 매출액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IPTV 사업자의 총 매출액은 지난 2015년도 기준 1조 9천88억원에서 2016년 2조4천27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케이블 사업자 매출은 2015년 2조 2천590억원에서 2016년 기준 2조 1천692억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1위 사업자이자, IPTV와 위성방송을 서비스하고 있는 KT 계열사들의 시장지배력 강화도 공정위가 M&A에 긍정적 신호를 보낼 것으로 짐작케 하는 요인 중 하나다.
2017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KT 계열사 서비스의 가입자 수는 907만인데 반해, 2위인 SK브로드밴드는 393만을 기록했다.
그전까지 2위 사업자였던 CJ헬로 가입자가 주춤하면서 가입자 수가 증가한 KT 계열사와 2위 사업자 간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전년도에는 1, 2위였던 KT계열과 CJ헬로 간 격차가 452만이었으나 2016년에는 514만으로 늘어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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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정위는 해당 M&A 건 검토 이전에는 예단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윤환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기업결합심사는 건별로 접근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IPTV 사업자의 매출이 케이블 방송 사업자의 매출을 넘어선 것이 기업결합심사 조건을 완화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특히 이런 경우는 지리적 시장이라는 요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