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와이브로 출구전략 가속도

와이브로 에그 마케팅 전략 따온 LTE 노트북 판매 개시

방송/통신입력 :2017/11/07 16:47

KT가 와이브로 출구 전략에 가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와이브로 가입자 대상 LTE 에그 전환 프로모션에 이어 LTE 통신을 지원하는 노트북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KT가 와이브로 가입자를 활발하게 유치하던 당시에 삼성전자와 협업해 넷북과 와이브로 단말기를 함께 판매해왔다. 과거 와이브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LTE 전환 마케팅을 세운 점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정부가 와이브로 용도의 주파수 일부를 LTE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에 맞춰 기존 와이브로 가입자 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7일 KT는 온라인몰 KT샵에서 LTE 노트북 ‘에이서 원 13’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에이서 원 13은 노트북 하단에 마이크로 유심(USIM)을 삽입해 KT의 전용 데이터 요금제나 데이터 쉐어링 서비스로 LTE 통신을 이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 환경에서는 802.11ac 규격의 무선인터넷을 쓰고 이동 중이나 와이파이가 없는 곳에서는 LTE 통신을 쓰도록 하는 식이다.

LTE 노트북 출시에 맞춰 데이터투게더라지와 같은 전용 요금제도 내놨다. 월정액 1만1천원에 음성통화나 문자 기능 없이 LTE 데이터만 쓸 수 있는 요금제다.

노트북에 LTE 통신 모뎀을 탑재해 과거에 삼성전자 넷북과 와이브로 에그 단말을 함께 판매하던 것보다 편리한 휴대를 꾀한 점이 눈길을 끈다.

KT 관계자는 “LTE 에그를 별도로 쓸 수도 있지만 에그 단말을 별도로 휴대해야 하고 에그가 방전됐을 경우 사용하기 불편한 점을 고려해 세계 5대 PC 제조사인 에이서와 LTE 노트북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KT는 LTE 노트북 출시에 앞서 지난 9월에 ‘첫번째 LTE 에그플러스 할인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기존 와이브로 에그 가입자가 LTE 에그플러스로 갈아탈 경우, 위약금 유예 외에도 요금할인과 추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LTE 전환 전략을 선보였다.

이처럼 와이브로 가입자를 줄이는 출구전략을 두고 업계에서는 KT가 와이브로 가입자를 최소로 줄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KT의 와이브로 가입자 수는 34만4천여명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16만명 이상이 감소한 수준이지만, 와이브로 가입자 수를 더욱 빠르게 줄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현재 잔존 와이브로 가입자 보호를 위해 최소 폭의 주파수만 남겨두고 2.3GHz 대역 주파수의 할당 용도를 LTE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와이브로용 주파수 40MHz 폭을 회수해 TDD-LTE 용도로 전환하려는 시기는 2019년이다.

KT로서는 와이브로 가입자를 최소한 SK텔레콤의 7만명 수준으로 낮추는 동시에 자사 LTE 가입자로 전환시키는 것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또 와이브로 용도 주파수의 할당 기간이 종료될 경우를 대비한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KT가 2G 이동통신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3G 가입자로 전환하는 과정 중에 홍역을 치렀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학습효과로 와이브로 출구전략을 서두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