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車시장 '반자율주행' 시대 열리나

완전 자율주행 직전 단계…차별화 승부 주목

카테크입력 :2017/10/16 15:56    수정: 2017/10/16 16:04

16일 출시된 2018년 제네시스 G80 일부 트림(3.8, 3.3 터보 스포츠 해당)에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즐길 수 있는 '제네시스 액티브 세이프티 컨트롤'이 기본 사양으로 채택됐다. 이는 현대차그룹 전체 판매 차량 중 첫 시도지만 수입차 브랜드에 비해 늦은 행보다.

제네시스 G80이 뒤늦게 반자율주행 기능 기본 채택을 시도하면서,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 반자율주행 시대가 개막된 셈이다.

반자율주행 기능이 기본 탑재된 국내 판매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에는 제네시스 G80,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볼보 S90 등으로 나눠진다. 이중 BMW 5시리즈와 볼보 S90은 전 트림에, 제네시스 G80과 벤츠 E클래스는 일부 트림에 이를 기본으로 넣고 있다.

반자율주행 기능은 'ADAS 패키지'와 같은 의미를 가진다. ADAS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영어 단어로 표현한 것으로, 운전자의 주행 편의를 돕는 개념의 기술이다.

국내 판매 준대형 세단의 반자율주행 기능은 아직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에 이르지 못한 단계다. 하지만 사양 자체가 옵션사양에서 기본 사양으로 전환되면서, 이같은 시도가 완전 자율주행 시대 구현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네시스 G80에 탑재된 HDA 시스템 시연 모습. 제네시스는 G80 일부 트림에 이 사양을 기본으로 넣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기술 차별화가 핵심 포인트

기사를 읽는 독자는 과연 어떤 차종에 적용된 반자율주행 기술을 믿어도 되는지 의문점을 갖을 수 있다. 차량을 직접 시승해보지 않고 글과 그림으로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같은 궁금증을 해소시키기 위해 기술 차별화를 중점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단순히 자동 차간 거리 조절이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를 돕는 차선이탈방지 시스템만으로 승부보지 않겠다는 뜻이다.

제네시스는 한 때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라고 불리는 반자율주행 사양 패키지 이름을 '제네시스 액티브 세이프티 컨트롤'로 지난 9월 G70 출시 때부터 변경했다.

제네시스 G80에 탑재된 액티브 세이프티 컨트롤의 차별화 기술은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HDA), 부주의 운전경보 시스템(DAW) 등으로 나눠진다.

운전자의 휴식을 권장하는 부주의 운전경보 시스템은 제네시스 G80의 대표 기능 중 하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은, 차량 내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작동된다. 차량이 고속도로에 있다는 것이 감지되고, 운전자가 고속도로 규정 속도에 맞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실행하면 된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은 일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조합보다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이끌 수 있다. 스티어링 휠에서 약 30초 이상 손을 떼도 스스로 운전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자동 차선 기능이 지원되는 차세대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을 양산 차량에 적용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E클래스 뿐만 아니라 S클래스에 탑재된 반자율주행 '드라이브 파일럿' 시스템이 가장 진보한 시스템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운전자의 생명보호와 연관됐기 때문이다.

신형 E클래스는 장애물을 앞에 두고 운전자가 주의력을 잃었다고 판단되면 스스로 급정거한다(사진=지디넷코리아)

보통 반자율주행 기능은 스티어링 휠 소지 경고를 무시할 경우, 해당 기능을 일시적으로 해제시키거나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재작동을 금지시킨다.

하지만 벤츠 '드라이브 파일럿' 시스템은 운전자가 경고에 반응하지 않으면, 운전자가 정신을 읽었다고 판단해 차량을 자체적으로 안전하게 세울 수 있는 '자율 제동' 기능이 작동된다. 이 부분은 테슬라 오토파일럿도 아직 구현하지 못한 시스템이다.

BMW도 5시리즈 반자율주행 차별화 전략이 있다. 액티브 프로텍션 기능이 그 중 하나다.

액티브 프로텍션은 차량이 충돌 위험을 알아채면 작동되는 기술로, 좌우 앞좌석의 시트벨트를 팽팽히 당기고, 개방된 선루프와 창문을 자동으로 닫게 해준다. 만일 차량 충돌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걸어 2차 피해를 막아준다.

볼보는 S90 등에 '파일럿 어시스트 II'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이 기술의 차별 포인트는 바로 대형 동물의 빠른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인텔리세이프' 시스템이다. 볼보는 인텔리세이프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캥거루의 움직임까지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이미 선보인바 있다.

BMW 뉴 5시리즈 시승 도중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반자율주행을 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파일럿 어시스트 프로그램이 실행중인 볼보 더 뉴 S90 계기반 일부 (사진=지디넷코리아)

■판매가 상승 요인 우려 덜어내야

점차적으로 일반화되어 가는 반자율주행 기술은 자동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이 차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반자율주행 기술이 기본으로 들어가게 된 2018년형 제네시스 G80 3.8 트림과 3.3 터보 스포츠의 경우, 차량 판매가격이 최소 20만원에서 220만원 상승했다. 3.8 프레스티지의 경우, 기존에는 6천170만원에 판매됐지만, 2018년형부터 6천390만원으로 올랐다. 제네시스 G80 최고급 트림인 3.8 파이니스트의 경우 기존 7천170만원에 판매됐지만, 2018년형은 차량 가격이 7천190만원으로 올랐다. 3.3 터보 스포츠는 6천650만원에서 6천870만원으로 가격이 상향됐다.

반자율주행 기본화로 인한 차량 가격 상승은 분명 소비자들에게 크게 손해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반자율주행 기술 구현에 필요한 레이더 및 라이다 장치 가격이 점차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지금부터 약 2년~3년 동안은 전체 차량 가격 하락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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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내년 출시 차량부터 긴급제동시스템인 FCA 기능을 기본화한다는 계획을 이미 세웠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3년 내 전체 차종의 반자율주행 시스템 패키지를 기본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차종에 이 정책이 반영될지에 대한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는 볼보가 반자율주행 시스템을 기본으로 한 차량을 잇달아 내놓을 전망이다. 볼보차코리아는 최근 내놓은 XC60 모델 전 트림에 반자율주행 시스템을 기본화 했고, 이전에 출시한 크로스 컨트리, XC90, S90 등에 반자율주행 기능을 기본사양으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