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처럼, 대학도 솔직한 이용후기 필요하죠"

유원일 텐덤 대표 인터뷰

인터넷입력 :2017/09/10 11:37    수정: 2017/09/11 10:29

반수, 편입, 전과, 자퇴 후 재수… 대학 입학 전에 품었던 기대와 다른 현실에 제2의 출발을 택하는 사람은 이제 아주 드물지는 않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4년제 대학 253개교에서 약 18만명이 자퇴를 선택했다. 전체 대학생 247만여명 중 7.4% 수준이다.

대학 리뷰 커뮤니티 '애드캠퍼스'는 이런 수고로움을 사전 예방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몇몇 통계수치로 요약되는 대학평가가 아니라 내부인의 솔직한 후기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정보에 기반한 대학교, 학과 평가를 보여준다. 입학 이후의 생활 전반이나 교수·선배의 교류 수준 등이 일례다.

리뷰 커뮤니티는 이용자의 솔직함을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는 플랫폼인지에 따라 성과가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애드캠퍼스를 운영하는 유원일 텐덤 대표에게 서비스 수립 과정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대학 잡지 보고 사춘기 방황 끝내…대학생활 정보 필요성 인식"

유원일 텐덤 대표.

'대학에 대체 왜 가야 할까?' 유원일 대표가 수능을 앞두고 했던 생각이다, 수능을 두 달 앞두고 가출을 단행한 이유다. 결과적으로 이 경험이 대학 진학을 결심하게 하고, 원하는 곳에 가기 위해 성적 향상의 계기가 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아이러니하다. 당시 재학 중이던 고등학교 근처 대학가에서 며칠간을 생활하다 집어들게 된 대학 잡지가 대학생으로서의 자신을 꿈꾸게 했다는 설명이다.

"대학 잡지 속 이야기를 보면서 접한 대학생 개개인의 이야기가 대학 진학에 대한 큰 동기 부여가 됐어요. 고등학교에서 듣는 입시 정보 등으로 알고 있었던 대학과 너무 다르다는 것을 그때 느꼈죠."

그런 유 대표가 대학 진학 후에 교육 봉사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자신처럼 대입을 앞두고 고민하는 후배들을 위해 실제 대학 생활이 어떤지 알려주고, 어떤 공부와 경험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 청소년 멘티와 직접 만나며 소통했다.

교육봉사에서 유원일 대표가 느낀 것은 시중에 전달되는 대학 정보와, 청소년들이 알고 싶어하는 대학 정보가 괴리돼 있다는 점이었다.

"대학을 가야만 하는 이유가 아니라, 대학에서 겪는 생활이 어떤지 이야기해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죠. (청소년 멘티들과의) 면대면 만남은 한계를 느꼈어요. 여러 친구를 만났지만, 대학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한 군데 모으고, 분류해 볼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싶어 애드캠퍼스를 만들게 됐습니다. 현재 진로 고민 중인 대학생에게도 필요한 정보이기도 하고요."

뜻이 맞는 주변 사람을 모아 동아리처럼 서비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간 교육 봉사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강연이나 멘토링을 하거나,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하는 등 부가 활동을 이어가던 와중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 애드캠퍼스 콘텐츠로 누군가가 인생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2015년 애드캠퍼스 팀원을 모집하고 개발을 시작, 작년 서비스를 출시했다.

애드캠퍼스는 재학생이 캠퍼스 시설·문화, 대학가, 등록금, 교수에 대한 만족도 등의 기준을 고려해 매긴 학과 별점으로 학교·학과 순위를 보여준다. 평가 기준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재학생·대입 준비생의 피드백을 얻어 정말로 이들이 관심있어 한다고 판단되는 요인을 꼽아 추린 것이다.

재학생은 각 학교의 학과에 대한 장점과 단점, 학과에 바라는 점, 3년 후 학과의 미래에 대한 콘텐츠를 작성할 수 있고, 이용자는 해당 학과에 궁금한 점을 댓글로 질문할 수 있다. 댓글 소통을 통해 대입 준비생과 재학생 간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대학별 게시판을 통해 학내 문화나 기숙사나 수업 이야기 등 대학생활 팁도 다수 올라온다.

흥행도 순조롭다. 베타 버전 출시 이후 일주일만에 안드로이드·iOS 버전 앱이 각각 1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6개월 후인 작년 11월에는 다운로드 수 40만을 달성했다. 지난 6월 기준 조회수 8천만을 기록한 상황이다.

■"온라인 멘토링 활성화…대학 정보 투명성 강화 기대"

애드캠퍼스.

현재 애드캠퍼스의 전체 이용자 중 대학생과 비(非)대학생 비중은 1대1 수준이다. 애드캠퍼스 출시 전 내부 고민은 대학 재학생 이용자 확보였다. 재학생이 제공하는 콘텐츠가 얼마나 풍부한지에 따라 대입 준비생 이용자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현재는 고등학생 때 처음 애드캠퍼스를 접한 이용자가 대학에 입학하고 나면 멘토로 활약하는 구조가 완성돼 서비스가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서비스를 처음 만들고, 고등학생만 유입되지 않을까 싶어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대학생들의 반응이 커졌어요, 대학 내부 이야기들이 쏟아지면서 고등학교 3년·대학교 4년 내내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 커뮤니티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이름을 걸고 하지 못했던 대학 내 어두운 이야기들을 성토할 수 있는 광장이 되기도 했다. 이용자들이 대학 내 부조리와 사건·사고를 제보하면서 본의 아니게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례가 생겨났다.

"교수 관련 비리나 학교 내 성추행 사건, 선·후배 간의 군기 문화 관련 이야기들도 저희 서비스를 통해 제보하는 경우가 더러 있어요. 대학생들에게는 저희 서비스가 내부에서 쉬쉬하는 이야기를 믿고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된 셈이죠."

유원일 대표는 커뮤니티 내 재학생과 대입 준비생이 채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팅 멘토링 서비스도 오는 15일 출시할 안드로이드 버전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제공하는 쪽지보다 정보 공유를 활발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온라인 상에 대입 정보는 많지만, 과외나 학원가에서 들을 수 있는 선별된 정보들은 지역에 따라 정보 격차가 발생하는 게 현실이에요. 이를 온라인으로도 접하게 하고, 일대일로 멘토와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신뢰성 높은 콘텐츠와 멘토를 확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한편 서비스에 학교·학과 순위를 보여주다 보니 학벌주의를 강화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유 대표는 현재 나타나는 학교·학과 순위를 살펴보면 세간에 언급되는 학벌 순위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언론사 대학 평가와 비슷해지면 안된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현재 순위 지표에 대해 재학생들이 큰 만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입시결과 순위와 저희 서비스 내 대학 순위가 전혀 맞지도 않고, 재학생들이 학교에서 느꼈던 생각을 공유하는 목적을 현재까지 잘 지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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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일 대표는 애드캠퍼스가 결과 만능주의로 점철된 한국 교육 체계에서 청소년들이 보다 유연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 교육 체계에서는 목표점만 주로 이야기하는데, 애드캠퍼스에서는 그 목표를 이루고 났을 때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향후 강의나 대외활동, 진로·취업 관련 내용 뿐 아니라 대학가 상권에 대한 이야기도 저희 서비스 내에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에요. 대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목표를 이뤘을 때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창 역할이 될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