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선보인 ‘누구’의 데이터 학습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음성인식 기반의 AI는 누적 대화 건수가 늘어날수록 똑똑해지기 마련이다. 이용자와 나눈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음성인식률을 높이고, 대화 패턴을 늘릴 수 있다.
이와 같은 AI 엔진의 발전 환경을 20만명 가량이 쓰는 AI 스피커 수준에서 매달 1천만명 이상이 쓰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으로 넓히게 됐다.
7일 SK텔레콤은 T맵의 안드로이드 버전 앱을 시작으로 ‘누구’ 플랫폼을 탑재한 ‘T맵x누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 누구 플랫폼을 공부시킬 1천만 T맵 이용자 확보
T맵이라는 내비게이션 앱으로만 볼 때, 손가락 터치 대신 말로 조작하는 방식으로 운전자의 편의성과 함께 사고 위험성을 줄인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의 진화 관점과 함께 더욱 주목할 부분은 ‘누구’ 플랫폼이 학습할 수 있는 대화 데이터가 대폭 늘어났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 가입자 대상의 서비스였던 T맵은 지난해 7월부터 타사 가입자에게도 무료로 제공되기 시작했다. 유료 서비스를 무료로 전환한 이후 이용자는 급증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월간 이용자 수(MAU)는 1천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이용자수만 따져도 240만명에 달한다.
T맵 이용자가 발생시키는 대화 건수가 기존 누구 스피커의 이용량을 압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하루 평균 이용자 240만명이 하루 두 건의 음성명령 대화를 하더라도 하루에 머신러닝의 재료가 되는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가 500만건을 육박하게 된다.
하루 두 건의 대화도 보수적으로 낮게 잡은 수치지만, 누구 스피커를 통한 하루 누적 대화 건수 50만건을 훌쩍 뛰어넘는다.
■ 새로운 대화 유형 배우고, 새로운 서비스 추가 기반 마련
T맵을 이용하는 차량 운전자는 내비게이션 서비스 외에 라디오 듣기, 뉴스 브리핑, 날씨 등의 여러 기능을 이용하게 되면 이보다 많은 대화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집 안의 무선 인터넷 공유기 환경에서 두고 쓰는 누구 스피커와 달리 차량 운전중이라는 달라진 환경 속에서 이전과는 다른 유형의 사용 행태와 대화가 오갈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T맵을 통해 자동차 운전이라는 환경 외에 누구 플랫폼이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다. 누구 엔진을 다른 서비스의 앱에 붙여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고 또 다른 유의미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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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본부장은 “애플의 경우 자체적인 OS가 있기 때문에 OS 레벨에서 AI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SK텔레콤은 OS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모바일 앱 서비스에 누구의 SDK를 불여서 쓰고 있다”며 “이러한 방법으로 T전화나 옥수수 등에 누구 SDK를 붙이고 옵티마이즈 과정을 거치면 단순 명령어 수준이 아니라 앱의 사용성 면에서 지능적인 부분을 세밀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 서비스를 스피커로 시작해 음악에만 집중됐지만 누구 미니의 경우 오디오북과 같은 오디오 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다”며 “T맵과 같은 내비게이션은 여행과 관련한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고, 꼭 가야하는 장소와 상황에 맞는 콘텐츠를 심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