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스마트카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주행거리를 크게 늘린 전기차가 다수 쏟아질 예정이다. 또 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 자율주행 2단계 이상을 충족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장착한 차들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디넷코리아는 이에 따라 앞으로 쏟아질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를 알아보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국내 업체와 정부의 움직임을 5회에 걸쳐 진단해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전기차 주행거리 걱정, 내년엔 사라진다
2. 장거리 전기차, 우리는 얼마나 준비됐나
3. 자율주행차 시대 문(門) 활짝 열리고 있다
4. '모빌리티 대세’…전장부품 업체들 뜬다
5. 스마트카 기술 주도해가는 핵심 인물들
■최대 400km 주행 전기차 시대 열린다
"오는 2018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기술이 이미 완료됐다. 300~400km까지 주행 가능한 배터리가 탑재될 것이다.“ (오동구 삼성SDI 중대형전지 마케팅그룹 부장)
"최대 400km 주행거리는 소비자들이 1번 충전 후 주행하는데 걱정이 없는 거리다. 이에 맞추기 위한 배터리 팩이나 기술 등은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권종훈 LG화학 자동차전지상품개발 수석부장)
지난해 4월 14일 오전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SNE리서치 주최 '2016 전기차 컨퍼런스'에서 나온 발언이다.
당시에는 짧은 주행거리로 인한 전기차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던 때였다. 당시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기록한 차량은 아이오닉 일렉트릭으로, 한번 충전시 191km 정도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머잖아 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감은 사라질 전망이다.
내년에 국내 또는 해외에 판매 예정인 장거리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 3(국내 기준) ▲쉐보레 볼트 EV 물량 추가분(국내 기준) ▲재규어 I-PACE SUV ▲현대자동차 코나 EV ▲아우디 e-tron 콰트로 등으로 나눠진다. 기존에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차 쏘울 EV, BMW i3 등도 내년에 주행거리 또는 사양이 개선된 모델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패러데이 퓨처 FF91, 루시드 모터스 루시드 에어도 내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해당 차량들이 국내에 판매될 가능성은 아직 낮다.
그렇다면 이 차량들의 주행거리는 얼마나 될까.
테슬라 모델 3의 경우 배터리 사양에 따라 최소 346km~최대 400km 정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모델 3는 60kWh, 75kWh 등 총 두 종류의 배터리가 장착된 모델로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60kWh 배터리가 장착된 쉐보레 볼트 EV의 경우 한번 충전으로 383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정속운전과 리젠(에너지 절약 또는 회생을 위한 주행모드) 모드를 최대한 활용하면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부족한 물량으로 논란을 겪었던 볼트 EV는 내년 물량확보로 보다 많은 소비자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코나 EV로 모델 3와 볼트 EV와 맞선다. 차량 하부에 배터리 셀을 고르게 분포시켜, 39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로 개발한다는 것이 현대차의 목표다.
재규어코리아는 내년 출시되는 I-PACE 전기 SUV가 테슬라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90kWh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시켜, 유럽 NEDC 기준 주행거리 500km를 충족시킨 것이 이 차의 특징이다.
재규어코리아 담당자는 “현재까지 개발 된 상용 전기차 중에서 테슬라와 견줄 수 있는 모델은 흔치 않다”며 테슬라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선포했다.
아우디는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순수 전기 SUV 개발에 전념했다.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켰던 디젤게이트 사태를 완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유럽 기준으로 최대 500km 주행가능한 e-tron 콰트로 전기 SUV를 내놓겠다는 것이 회사의 기본 방침이다.
■판매 직결되는 고객 충전 서비스 확대가 관건
내년부터 전기차 시장은 주행거리 보다 충전과 편의사양 승부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 운전자들을 위한 각종 부가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같은 서비스가 향후 장거리 전기차 판매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테슬라는 현재 서울, 원주, 천안, 대구 등의 슈퍼차저 설치를 완료했고, 전국 50곳 이상에 데스티네이션 차저(완속충전기)를 구축했다. 테슬라 차량 소유주의 주차와 충전 편의를 위해 주요 충전소에 ‘TESLA CHARGING ONLY'와 안내문구를 새겨넣었다.
국내에서 쓰는 테슬라 슈퍼차저와 데스티네이션 차저는 AC3상 방식(또는 타입 2)을 쓴다. 기술적인 문제는 없지만, 현재 정부에서 추진중인 DC콤보 충전 방식 표준안와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 테슬라가 향후 모델 3 등 보급형 모델을 판매 촉진을 위해서는 DC 콤보 방식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현대자동차, 한국GM의 경우 포스코ICT와 협력해 충전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다. '차지비‘ 충전 카드가 있는 전기차 오너라면, 전국 주요 할인마트 등에 설치된 완속충전기를 쉽게 쓸 수 있다. 하지만 카드 호환 문제, 통신 오류 등 여러 기술적인 문제들을 이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재규어코리아와 아우디코리아 등은 현재 국내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위한 충전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않았다.
재규어코리아는 지난해 10월 제주에 전시장, 서비스센터, APO 인증중고차 전시장 등이 마련된 복합시설을 만들었다. 해당 시설에 전기차 시장을 대비하기 위한 전기차 판매 및 서비스 준비를 마쳤다는 것이 재규어코리아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후 충전 서비스 제공에 대한 구체 계획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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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코리아는 지난해 2월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A3 스포트백 e-tron'을 내놨지만, 충전을 위한 고객 안내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내년 출시 예정인 전기 SUV 대응을 위해서는 국내 업체와의 합종연횡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18 스마트카 시대' 2편은 장거리 전기차 출시에 대비하는 우리나라 정부의 움직임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소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