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표이사이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권오현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대표해 대외 행보에 나서고 있다. DS부문 실적도 좋아 권 부회장의 그룹 내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권 부회장은 28일 문재인 대통령 미국 순방길 경제 사절단에 포함돼 출국했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허창수 GS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총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23일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마련한 4대그룹 전문경영인 정책 간담회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과 4대그룹 수뇌부가 만나는 첫 자리로 권 부회장을 비롯해 정진행 현대자동차그룹 사장, SK그룹 박정호 사장, LG그룹 하현회 사장 등이 나왔다.
권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DS부문장 자격으로 대외활동을 했지만 그룹을 대표하는 역할로는 잘 나서지는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와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부회장 퇴진으로 그룹을 대표하는 자리에 참석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권 부회장의 입지는 내부 사업이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어 앞으로가 더욱 주목된다. 권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DS부문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성장세를 주도할 전망이다. 반도체 경기가 워낙 좋고 호황기 사이클도 길어져 영업이익과 매출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요사업은 DS 외에 IT·모바일(IM), 가전(CE) 등으로 구성됐다. 각 부문장은 권오현 부회장, 신종균 사장, 윤부근 사장으로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다.
이중 권 부회장이 맡고 있는 DS부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로 이뤄져 있는데 반도체는 상승 사이클이 길어지고 있고 디스플레이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등 전망이 좋다.
증권가는 DS부문 주요 매출원인 반도체 경기 호황 속에 실적 개선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치킨게임에서 승리했고 빠른 공정 전환에 성공하며 낮아진 메모리 생산성 속에 경기회복의 수혜를 톡톡히 입게 될 전망이다.
DS부문은 지난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9조9천억원 중 7조5천900억원을 책임졌다. 비중으로 따지자면 76%다. 매출도 전년동기(17조1천800억원) 대비 큰 폭으로 오른 22조8천500억원으로 IM부문 매출 23조5천억원에 근접했다.
흥국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2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을 1분기 6조3천억원 대비 오른 7조6천억원으로 전망하며 총 영업이익이 13조1천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관련기사
- 권오현, EU에서 "IT 산업 규제 신중해야"2017.06.28
- 권오현 부회장 "지주회사 전환, 당장 실행 쉽지 않아"2017.06.28
- 권오현 부회장 "삼성전자 위기관리 시스템 개선"2017.06.28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완벽한 쇄신 이뤄내야”2017.06.28
삼성전자 IM부문도 갤럭시S8이 출시 3주만에 1천만대 판매를 기록해 최단기간 1천만대 판매돌파 기록을 경신했고 2분기 영업이익도 3조7천억원으로 1분기 2조700억원 대비 큰 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노트7 발화 여파를 사업부가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
CE는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기는 하지만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3천800억원대에 이어 2~4분기에도 3천억원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은 반도체 영업이익이 2분기 7조1천억원, 3분기 9조1천억원으로 오를 것으로 본 반면 CE는 각각 3천500억원, 3천800억원 수준에 머물것으로 내다봤다. 패널 가격 상승으로 TV 부문 이익을 내기 어려워진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