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고사양화되는 가운데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듀얼 카메라 탑재가 확대되고 있다. 애플, LG전자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이어 올해는 삼성전자까지 가세해 듀얼 카메라를 채택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TSR, SA에 따르면 카메라모듈 시장은 지난해 201억달러 규모에서 2020년 285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중 1천300만 이상의 고화소 후면 카메라모듈의 성장률은 지난해 51%, 올해 58%, 내년에는 62% 수준으로 듀얼 카메라 채택률은 지난해 4%, 올해 13%, 내년 21%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듀얼 카메라, 고화소 넘어 多기능 구현
카메라모듈은 렌즈를 통해 수집된 빛을 이미지 센서를 이용해 디지털 영상신호로 변환해주는 스마트폰의 필수 부품이다. 최근 카메라모듈은 1천600만 화소에 이르면서 고화소 구현을 넘어 멀티 기능을 구현하는 게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IT환경 변화에 따른 스마트폰의 고사양화로 촬영 기능 외 ▲고화질 디스플레이 ▲빠른 통신 속도 ▲스크린 통합화 등도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추세로 개발된 부품이 듀얼 카메라다. 듀얼 카메라는 분리된 두 개의 카메라 렌즈와 센서를 적용해 기존 카메라보다 높은 성능을 구현한다. 우선 피사체 거리 측정을 통해 자동초점(AF) 기능을 높일 수 있으며, 카메라모듈의 두께를 줄여 얇은 스마트폰 디자인을 구현하는 데 유리하고, 넓은 화각으로 더 많은 장면을 한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지광열 삼성전기 DM사업부 부장은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한 ‘듀얼 카메라 설명회’에서 “듀얼카메라는 예컨대 하나보다 두 개의 카메라 모듈이 받아들이는 광량이 많기 때문에 더 밝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라며 “파노라마, 슬로우모션, HDR 등 화상 왜곡 없이 구현해 싱글 카메라로 할 수 없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차세대 카메라 기술을 구현하는 데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지 부장은 “듀얼 카메라는 VR에 있어서는 모션이나 제스처 인식을 할 수 있으며 AR 측면에서는 사물을 인식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3차원 영상을 담아내는 것에 있어서도 현 기술보다 유리하며 자율주행차에 적용되면 실시간으로 다른 차량과의 거리를 측정해 충돌을 방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채택 가속화…차별화 요소는
이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듀얼 카메라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듀얼 카메라를 업계 최초로 V20 모델에 적용한 데 이어 G5, 올해 출시한 G6까지 확대했다. G6의 카메라는 후면 광각과 일반각 듀얼 카메라 모두 동일하게 1천300만 화소의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했으며 전면 광각 카메라 화각은 100도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7 플러스 모델에 듀얼 카메라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제품 후면에 탑재된 두 개의 1200만화소 카메라는 각각 28mm 광각 렌즈와 56mm 망원 렌즈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화질 손상 없이 2배 광학줌이 가능하며 두 개 렌즈가 서로 다른 심도로 피사체를 인식하면서 인물은 선명하게 뒷배경은 흐릿하게 촬영되는 아웃포커싱 효과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는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듀얼 카메라를 채택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스마트폰 시장 지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4월 P9 시리즈에 듀얼 카메라를 적용했으며 비보는 V5플러스 모델 전면에에, 샤오미는 미5s 플러스 후면에 듀얼 카메라를 적용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올 가을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노트8에 삼성 스마트폰 최초로 듀얼 카메라를 탑재할 전망이다. KGI증권 밍치궈 애널리스트는 갤럭시노트8에 탑재될 듀얼 카메라 시스템은 3배 광학 줌을 갖춰 아이폰7플러스의 2배 광학 줌에 비해 뛰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천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1천300만 화소 망원렌즈, 듀얼 6P 렌즈에 손떨림 방지기능이 추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듀얼 카메라를 탑재할 경우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 DM(디지털모듈) 사업부는 카메라모듈 시장이 확대되면서 사업 비중이 약 50%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하반기 중화 거래선에 공급을 시작한 듀얼카메라 모듈 비중은 전분기 매출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삼성전기는 듀얼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 성능 외 자체적으로 보유한 소프트웨어 기술 등 강점으로 카메라모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지 부장은 “카메라모듈 업체는 전세계 100개 이상인데 모듈에서 이미지센서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렌즈, 액추에이터,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술이 차별화 요소로 꼽히고 있다”며 “단순히 조립을 넘어 소프트웨어 기술 강점을 갖고 있어 더 큰 가치를 낼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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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의 DM 부문은 삼성전자 갤럭시S8출시와 듀얼·고화소 카메라모듈 판매 증가로 전분기 대비 33% 증가한 7천7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는 중화 거래선의 플래그십 모델이 출시되는 3분기부터 이미지 합성 타입의 듀얼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한편 듀얼카메라 시장 확대에 따라 해외 거점에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올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2분기 갤럭시S8 판매가 본격 증가하면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 모듈, 기판 등 전 사업부문에서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며 “2분기부터 중화 메이저 거래선들도 고사양 플래그십 모델 출시 계획이 있어 카메라모듈 매출액이 1분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