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그냥 달려도 실연비 50km/ℓ '프리우스 프라임'

튀는 외모에 만족스런 가속성능...상대적 높은 가격 관건

카테크입력 :2017/04/13 10:40    수정: 2017/04/13 10:58

정기수 기자

토요타가 국내에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프리우스 프라임'을 투입했다. 토요타코리아는 새로 가세하는 프리우스 프라임을 통해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선두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진다는 복안이다.

사실상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의 토요타의 입지는 확고하다. 1997년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양산차로 출시된 토요타 프리우스는 누적 판매량이 400만대를 돌파한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현대차를 비롯해 혼다, 포드 등 완성차업체들이 토요타가 친환경 차량을 출시할 때마다 프리우스가 공공연히 경쟁상대로 지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토요타코리아는 지난해 전년 대비 18.4% 늘어난 9천265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2015년 32%에 불과했던 하이브리드(HEV) 판매 비중도 지난해 62%로 껑충 뛰었다.

요시다 아키히사 토요타코리아 사장은 "프리우스를 한 단계 뛰어넘은 프리우스 프라임은 국내 시장에서 '뉴 스마트 드라이빙'의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프리우스 프라임 주행(사진=토요타코리아)

실제 2세대 프리우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인 프리우스 프라임은 일본에서 출시 한 달 만에 월 판매목표의 5배에 달하는 계약실적을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의 올해 판매목표는 100대로 잡았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지난달 20대가 판매됐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가솔린 엔진 복합연비는 21.4㎞/ℓ다. 전기 기준으로는 6.4km/kWh다. 국내 판매 중인 PHEV 모델 중 가장 높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의 연비는 휘발유 기준 20.5㎞/ℓ, 전기 기준 5.5㎞/㎾h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시승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올림픽대로, 자유로를 거쳐 신행주대교를 오가는 왕복 약 7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일상에서 평상시 자주 운행하게 되는 구간을 그대로 선택했다.

프리우스 프라임 전측면(사진=지디넷코리아)

프리우스 프라임은 우선 디자인 면에서 커다란 변화를 거쳤다. 전면부에는 토요타의 디자인 시그니처인 '킨 룩(Keen Look)'이 적용됐다. 첫 인상을 결정짓는 차량 얼굴에는 면과 선들이 교차하며 강렬한 예각들을 만들어냈고, 4개의 사각 LED 프로젝션 램프를 나란히 배열한 'Quad-LED 프로젝터 헤드램프'는 날렵한 느낌을 배가시켰다.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던 4세대 프리우스가 잔뜩 날을 세웠다는 느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프리우스 프라임은 전체적으로 둥근 곡선이 곳곳에 적용돼 다듬어지며 적응하기에 한결 수월해진 모습이다.

후면부 디자인의 개선도 눈에 띈다. 리어에는 토요타 최초로 좌우 양쪽은 볼록하고 가운데는 움푹 들어가 공기 저항을 줄인 '더블 버블 백도어 윈도우'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40%가량 경량화를 이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배터리가 추가 장착되면서 늘어난 무게를 덜기 위해 리어 해치에는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이 채용됐다. 아무 무늬 없는 블랙 알루미늄으로 구성됐던 이전보다 한층 고급스럽다.

프리우스 프라임 후면부(사진=지디넷코리아)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자 편안한 시트가 몸을 감싼다. 대시보드 상단의 LCD 계기판을 통해 속도, 연비, 에너지 흐름도 등 다양한 정보를 깔끔한 그래픽을 통해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에코 스코어는 실시간으로 100점 만점 기준으로 현재 연비 점수를 표기해 준다.

계기판은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시선이 향하는 동선에위치했고, 내비게이션 등을 제공하는 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가까운 곳에 배치했다. 디스플레이는 국내 내비게이션 연동 등의 이유로 테슬라를 연상시켰던 세로형 11.6인치 HD 디스플레이가 빠지고 7인치가 적용됐다.

주간 주행 중에도 풀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눈에 잘 들어오고, 케이블 연결 없이 올려놓기만 하면 되는 무선 휴대폰 충전시스템도 탑재됐다. 스마트 플로우 공조 시스템을 탑재해 시팅 센서로 탑승한 곳만 에어컨이 가동되는 점도 이채롭다.

다만 평면 거울이 부착된 좌측 사이드미러가 제공하는 시야는 한정적이다. 익숙치 않다면 직접 숄더 체크를 하는 편이 나을 듯 싶다.

프리우스 프라임 실내(사진=지디넷코리아)

시동을 걸자 PHEV 차량답게 조용하다. 불이 들어온 계기판을 확인하지 않으면 시동이 걸렸는 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중간 기점으로 향하는 약 35km 구간은 주행 질감을 파악하기 위해 주로 하이브리드 모드를 사용했다.

올림픽대로에 들어서 가속페달을 거칠게 밀어붙이자 거친 엔진음과 함께 빠르게 치고 나간다. 이 차에는 토요타 최초로 '듀얼 모터 드라이브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최고출력 72마력과 31마력을 지닌 두 개의 모터가 평상시에는 각각 구동과 발전을 담당한다. 저속 주행에서는 한 개의 모터로만 주행하다가 고출력의 가속이 필요한 고속 주행에서는 두 개의 모터가 모두 구동에 사용되며 퍼포먼스가 상승한다.

프리우스 프라임 엔진룸(사진=토요타코리아)

이 두 개의 모터가 최고출력 98마력의 힘을 내는 1.8ℓ 가솔린 엔진에 맞물려 발휘하는 시스템 최대출력은 122마력이다. 단순히 연비만 좋은 에코카가 아닌 자동차가 지닌 본연의 주행 즐거움도 잡아낸 셈이다.

한국토요타 고영선 홍보 이사는 "프리우스 프라임은 연비 뿐만 아니라 드라이빙 성능까지 향상시킨 모델"이라고 귀띔했다.

신행주대교 인근에 마련된 중간 기점에 도착해 연비를 체크했다. 전기 모드를 사용하지 않고 파워 주행모드로 급가속을 반복하며 차량을 거칠게 밀어붙였지만 연비는 28.5km/ℓ가 나왔다.

신행주대교 인근에 마련된 중간 기점에 도착해 확인한 연비는 28.5km/ℓ가 나왔다(사진=지디넷코리아)

롯데월드몰로 돌아오는 길에는 연비 주행을 위해 가속 구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기 모드를 사용했다. 정체 구간으로 유명한 강변북로에 들어서서는 이전 주행에서 거의 소모되지 않은 배터리 탓에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했다. 트립을 리셋한 뒤 전기 모드로 주행하는 동안에는 계속 99.9km/ℓ의 연비가 유지된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8.8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시 40km를 주행할 수 있다. 도심 근교에 거주하는 직장인이 전기만으로 출퇴근이 가능한 수치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의 1회 충전 전기 주행거리(46㎞)보다 는 다소 뒤진다. 다만 프리우스 프라임의 완전 충전 및 주유 시 총 주행거리는 960㎞로 아이오닉 플러그인(900km)를 상회한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기어 레버 오른쪽 첫 번째 버튼을 통해 파워-에코-노말 세 가지 주행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두 번째 버튼으로는 하이브리드와 전기 모드를 선택할 수 있고, 세 번째 버튼은 누르면 EV 오토 모드가 활성화 된다(사진=지디넷코리아)

전기 모드에서의 가속 성능도 기대 이상인 데다, 정숙성까지 보장된다. 듀얼 모터 드라이브 시스템이 적용된 프리우스 프라임은 풀 악셀 시에도 시속 135km까지 전기 모드 만으로 주행할 수 있다. 실제 이날 시승에서는 시속 140km 근처까지도 전기 모드로 주행이 가능했다.

중간 기점에서 출발지로 돌아와 시승을 마친 후 측정한 연비는 83.1㎞/ℓ였다. 계기판에 표시된 전기 주행가능 거리는 14.1km였다. 출발 전 확인했던 36.5km에서 22.4km가 줄었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68.3km 시승을 마친 뒤 계기판을 통해 확인한 최종 연비는 55.8km/ℓ가 나왔다(사진=지디넷코리아)

이날 롯데월드몰과 신행주대교를 왕복하는 약 70km를 주행한 최종 실연비는 55.8km/ℓ가 나왔다. 공인 연비를 34.4km/ℓ 웃도는 수준이다. 계기판에 표기된 연료 게이지는 단 한 칸도 줄어들지 않았다. 전기 모드 주행을 늘려 배터리 잔량을 모두 소진시켰다면 연비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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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구간에서만 연비 운전을 위해 전기 모드로 주행한 점을 감안해도 일상 주행에서 20km/ℓ 후반대의 연비는 무난할 듯 싶다. 사실 이날 연비 운전이라고 해봐야 전기 모드로 주행한 것 외에는 딱히 특별히 다른 게 없다. 전기 모드에서의 주행 성능을 체험하기 위해 여전히 과속과 급제동을 반복하며 차량을 몰았다.

다만 경쟁차종 대비 높게 책정된 가격이 구매 장벽으로 작용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판매 가격은 4천830만원이다. 아이오닉 PHEV(3천230만~3천410만원)보다 1천만원 이상 가격이 높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정부 보조금과 친환경 차량 세제 혜택 등 최대 770만원을 지원받으면 4천만원 초반대에 구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