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한컴시큐어 대표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오라클같은 다국적 IT거인들과의 경쟁을 염두에 둔 사이버보안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전체 IT분야에서 향후 수익성이 기대되는 보안 영역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담았다.
한컴시큐어는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정보보안 및 데이터보안 세미나'를 열었다. 이상헌 대표가 환영사를 겸한 첫 발표를 맡았다. 발표는 'RSA2017에서 본 보안SW의 미래'라는 제목에 한컴시큐어의 통합보안 사업방향을 담고 있었다.
이 대표는 발표 중 "미국의 MS와 오라클같은 전통 IT강호들이 보안에서도 강세"라며 "이들은 전체 IT사업 일부로 취급했던 정보보안 사업을 이제 독립적인 부문으로 수행하고 있고, 오라클이나 IBM같은 큰 회사가 이미 작은 (보안) 영역까지 진출해 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작은 보안 영역'은 키관리솔루션 분야를 가리킨다. 한컴시큐어는 오아시스(OASIS)라는 국제표준화기구의 키관리상호운용프로토콜(KMIP) 표준 기술위원회 구성원 자격으로 기술표준화에 참여 중이다. 해당 표준을 구현한 제품을 이번 국제보안컨퍼런스 RSA에서 시연했다.
이 대표는 키관리솔루션 제품을 시연했던 한컴시큐어 부스 좌우에 오라클과 IBM 부스가 나란히 자리한 RSA컨퍼런스 현장 사진을 소개하며 "키관리는 사실 (비중이) 큰 제품이 아닌데도 이미 글로벌기업이 진출해 있다"면서 "한컴시큐어는 이들과도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회사뿐아니라 독일, 영국, 호주, 프랑스, 이스라엘 등 지역 사업자들 역시 'IT강호'라 분류하며 "정보보안에 강하다"고 평했다. 보안의 핵심이 축적된 소프트웨어(SW) 기술력에 있는만큼, 그런 IT회사가 보안 영역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한컴시큐어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 대표는 침착하게 대응해 나갈 뜻을 내비쳤다. 그는 "한컴시큐어도 (축적된 SW기술력이 필요한)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등 IT 트렌드에 맞게 세계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세미나에 앞서 오전에 보안담당 기자들과 만났다. 그 자리에서 통합보안에 초점을 맞춘 솔루션 경쟁력 강화, 국내 보안관련 규제 변화에 대응한 연구개발 투자 활동을 비중있게 언급했다.
■"통합보안 강화-규제 대응으로 솔루션 역량 확보"
그는 "지능화, 고도화되고 있는 사이버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보안 기술이 중요하다"며 "한컴시큐어는 정형 및 비정형데이터 암호화, 키관리, 인증계정관리, 생체인증, 시큐어코딩 등 통합보안솔루션을 제공해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넌액티브X,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전자금융거래법,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인증 등 컴플라이언스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다양한 고객 환경에 적합한 보안 전략을 제시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컴시큐어는 1999년 4월 설립된 옛 '소프트포럼'이 2015년 12월 이름을 바꾼 회사다. 데이터암호화, 공개키기반구조(PKI) 공인인증서관리, 인증 및 권한관리, 생체인증, 모바일 보안, 시큐어코딩 등 6가지 보안솔루션 제품 사업을 하고 있다. 통합보안은 이를 아우르는 표현이다.
또 한컴시큐어는 현재 국가보안기술연구소 패밀리기업 중 하나다. 2001년 코스닥 상장, 2014년 ETRI 1실1기업 맞춤형 기술지원기업 선정, 2016년 파이도(FIDO) 1.0 표준 인증 획득 이력이 있다. 회사는 올해 나올 FIDO 2.0 표준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을 예고한 상태다.
이 대표는 한컴시큐어의 매출을 비롯한 실적 개선 계획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앞서 2016년 2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당시 연매출의 2배를 2018년까지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 기록한 매출 145억3천만원의 2배인 290억원을 2018년 매출로 기록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0.4% 감소한 144억8천만원이었다. 대신 같은기간 9억원의 영업손실에서 5억원대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했다. 37억2천만원 가량의 순손실도 1억1천만원으로 97.0% 줄였다. 외형을 키우는 대신 내실을 다진 모양새다.
■2018년 매출 2배 달성 방안 "클라우드-인공지능 응용"
이 대표는 향후 2년간 수익화 및 성장 목표 실현을 위해 한컴시큐어는 다른 계열 회사들과의 연계를 통한 보안 영토확장, 산학협력을 통한 SW생태계 구축, 민관합동 인공지능 및 클라우드 연계를 통한 시장 기회를 포착한다는 구상을 언급했다.
그는 "한컴시큐어는 암호화기술영역을 확대하고 MDS테크놀로지는 IoT영역 고객 정보보안에 초점을 맞추되, 함께 신제품도 내놓을 것"이라며 "둘은 정보보안회사와 임베디드솔루션에 집중하다 각자 사업영역 늘려 만났는데 경쟁하기보단 시너지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보안 분야에서도 클라우드 응용 흐름이 형성 추세"라며 "우리는 클라우드 영역에서 공인인증서를 클라우드상에 저장, 보관, 서비스하는 제품을 1년전 출시했는데, 인증서 관련 법적 규제가 정리되면 PKI도 클라우드기반 서비스로 활성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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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공지능 흐름 대응하려면 원천기술 이전받아 사업화하는 산학협력이 한 방법인데 우리는 ETRI 엑소브레인 기술이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며 "태스크포스 구성해 활용방안 논의중인데 한컴시큐어는 침해탐지와 방어 지능화에 적용을 고려중"이라고 덧붙였다.
국외시장 진출을 통한 세계 IT거인들과의 경쟁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각국 전통 IT강호들이 세계 시장을 잡고 있어 쉽지 않지만 지난해부터 해외시장 공략을 추진해 왔다"며 "신설 한컴글로벌사업단으로 본격적인 솔루션 해외진출, 해외법인 활성화에 나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