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좋다" 제철 만난 4륜구동 車

눈·빗길 험로성능 뛰어나 수요 급증...각사마다 판매 총력

카테크입력 :2016/12/23 09:04

정기수 기자

'4륜구동'은 더 이상 오프로드를 질주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전유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최근 겨울철 폭설이 잦은 국내 도로에서 다른 차들이 비상등을 켠 채 도로 한 켠에 우두커니 서있는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도심의 빙판 위를 유유히 달리는 자동차를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한결같이 4륜구동 방식이 적용된 모델들이다.

자동차의 굴림 방식은 크게 전륜, 후륜, 4륜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전륜과 후륜은 각각 앞바퀴, 뒷바퀴만으로 굴리고 4륜은 네 개의 바퀴를 모두 굴리는 방식이다. 후륜구동은 장점이 많지만 눈길이나 빗길 등 험로에서는 제약이 많다. 차체가 앞에서 견인해주는 전륜구동과는 달리 뒤에서 밀어주는 방식인 후륜구동은 눈이 쌓인 길에서는 뒷바퀴가 헛돌며 전진하기 쉽지 않으며 막상 달리다가도 방향을 잃어버리기 쉽다.

일렉트로닉 파트타임 4WD가 적용된 '신형 코란도 스포츠'(사진=쌍용차)

4륜구동은 후륜구동과 전륜구동의 장점을 결합한 방식이다. 후륜구동의 뛰어난 승차감과 전륜구동의 끌고 나가는 힘을 모두 갖췄다. 네 바퀴 모두에 구동력을 주는 4륜구동은 도로에 밀착하는 접지력이 좋아 주행은 물론 제동력 부분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올 겨울에도 강추위와 폭설이 많을 것이라는 기상 예보가 나오면서 4륜구동 모델의 판매 비중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겨울만 되면 눈길에서 주행성능이 탁월한 4륜구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며 "4륜구동 승용차는 안정감과 제동력, 가속력 등에 강점이 있어 겨울철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각 업체들마다 자사의 4륜구동 시스템의 기술력 홍보를 통해 판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자동차업계에서도 소비자들의 4륜구동 선택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쌍용차는 모델별로 최대 90%가 넘는 고객이 4륜구동을 선택하고 있다. 쌍용차는 국내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물론 세단까지 전 모델에 4륜구동 풀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코란도 스포츠는 국내 시장에서 올 들어 11월까지 판매된 2만3천432대 가운데 90.7%에 달하는 2만1천250대가 4륜구동 모델인 것으로 집계됐다. 코란도 투리스모와 렉스턴 W 역시 올해 판매량 가운데 4륜구동 모델 비중이 각각 96.3%, 91.3%에 달한다. 플래그십 대형 세단인 체어맨 W도 4륜구동 채택 비중이 70%를 넘는다.

쌍용차는 차종에 따라 4륜구동 시스템을 각각 다르게 적용,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렉스턴 W,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투리스모 등 중·대형 SUV에는 '일렉트로닉 파트타임 4WD'가 적용된다. 간단한 스위치 조작을 통해 4륜구동 방식을 도로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앞뒤 구동력을 50대 50으로 배분해 눈·빗길 등 험로에서 주행 능력을 높였다. 일상 주행에서는 직진 주행 안정성을 높여준다.

세단인 체어맨 W에는 'AWD(상시사륜구동)'가 적용돼 앞·뒷바퀴 구동력을 40대 60으로 상시 배분한다. 이 방식은 코너링 시에도 타이어와 노면 간 접지력을 향상시켜 조향 성능이 우수하다. 준중형 SUV 코란도C와 소형 SUV 티볼리는 '스마트 AWD' 시스템이 적용된다. 도로상태 및 운전 조건에 따라 앞·뒷바퀴 구동축에 최적으로 구동력을 자동으로 전달해 준다. 일반도로에서는 앞바퀴에 100% 동력을 전달해 연비를 향상시키고, 눈·빗길 등에서는 자동으로 4륜구동으로 전환된다.

'xDrive'를 탑재한 BMW 차량들(사진=BMW코리아)

BMW의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의 인기도 높다. xDrive는 주행 상황과 노면 상태에 따라 차축에 전달하는 힘을 0.1초 만에 전·후륜에 0~100%, 100~0% 가변, 배분하는 시스템이다. 3개의 바퀴가 지면에서 떨어져도 나머지 1개의 바퀴로 빠져나올 수 있다.

또 일반적인 사륜구동 시스템과 달리 xDrive는 시스템을 차체 통합 관리시스템(ICM)과 연결, 상황 초기 단계에서 미리 필요한 제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동력이 필요한 곳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배한다. BMW가 상시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이라고 자부하는 이유다. BMW도 올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량 중 x드라이브 채택 모델 비중이 약 43%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시장에서의 x드라이브의 판매 비중(36%)를 훌쩍 상회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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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올해 SUV 판매량 중 4륜구동 시스템인 '4매틱'의 선택 비중도 80%를 훌쩍 넘는다. 현대차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EQ900, G80, G80 스포츠 등 전 라인업에 전자제어식 상시4륜구동 옵션인 'H-트랙(H-TRAC)'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H-트랙은 차량 주행 정보를 기반으로 전·후륜 구동력을 0~100%까지 능동적으로 배분해 준다. 올해 플래그십 대형세단인 EQ900 구매자 80% 이상이 H-트랙을 옵션으로 선택했다.

이밖에 아우디도 기계식 풀타임 4륜구동 기술 '콰트로 시스템'을 자사 차량에 적용하고 있고, 렉서스 차량에도 가변식 4륜구동 시스템인 '이포(E-Four)'가 탑재된다. 이포는 일상 주행에서는 전륜만을 사용하다 미끄러운 도로에서는 자동으로 전륜과 후륜에 토크를 배분해 구동력을 유지해준다.

제네시스 EQ900 (사진=제네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