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가 내년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요 이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전망…1000ppi 이상 VR 헤드셋 주목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6/12/13 16:47    수정: 2016/12/13 16:48

정현정 기자

내년에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최대 화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3D 낸드가 될 전망이다.

특히 고해상도 OLED 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제조사 모두에게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한국 법인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의 강인두 대표이사는 1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강 대표는 “올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4분의 1 정도가 OLED를 채택할 것으로 보이고 2020년이 되면 이 비중은 절반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스마트폰 보급율이 정점에 이른 상태이기는 하지만 OLED가 새로운 교체 수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내년 출시되는 애플 ‘아이폰8’(가칭)은 상하 베젤이 거의 사라진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동일한 크기에서도 디스플레이 면적이 40%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향후 4년 간 OLED 패널 수요는 연평균 2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면적 기준 성장률은 연평균 35%로 더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를 필두로 올해는 다양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사 제품에 OLED를 탑재하고 있고, 레노버 등 일부 제조사의 노트북 제품에도 OLED 패널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내년에도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에 OLED 채택 사례가 늘면서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높은 해상도와 빠른 주사율이 필수적인 가상현실 분야는 OLED의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는 분야다.

강 대표는 “가상현실 헤드셋은 눈과의 근접성과 얇고 가벼운 폼팩터에 더불어 울렁거림을 방지하기 위해 1000ppi(인치당화소수) 이상의 해상도가 요구되는데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디스플레이는 OLED밖에 없다”면서 “현재 가장 선명한 스마트폰 해상도가 440ppi 정도인데 1000ppi 이상 해상도를 지원하려면 칩에 대한 요구도 높아져서 반도체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인두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 대표이사가 내년 디스플레이 시장을 전망하고 있다. (사진=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

디스플레이가 고해상도화 되면서 장비 업계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작은 파티클(셀의 불량을 일으키는 작은 입자) 하나도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는 불량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검사장비 투자가 30~50% 늘어나고, 수율을 높이기 위해 수리를 거쳐 B급 패널로 판매하는 업체도 늘면서 관련 장비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올해 대형 디스플레이 트렌드로는 ▲4K UHD TV 확산 ▲커브드 디자인 확대 ▲대형화 추세를 꼽았다. 최근 TV 시장은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지만 UHD 해상도 TV 비중이 높아지고 화면 크기가 커지면서 생산능력(CAPA)은 급격히 늘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40~44인치 크기 비중이 28~29%로 줄고, 55인치 이상 비중이 2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강 대표는 “TV 사이즈는 평균 연간 0.9인치 상승하는데 TV가 1인치 커지면 8.5세대 팹이 한 개가 필요하다”면서 “60인치 이상 TV 비중이 10%까지 늘어난다면 10세대 이상 공장이 4개 이상 필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디스플레이 투자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기존 10세대 공장을 가동 중인 샤프 외에 중국 BOE, CSOT, 폭스콘 등이 추가로 10세대 공장 증설 계획을 밝힌 상태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보통 5~7% 수준의 공급 과잉을 건전한 수급 균형으로 보고 있는데 10세대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는 2018년에는 이 비율이 10%까지 늘어나 공급과잉과 가격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련기사

반도체 시장의 경우 내년 3D 낸드 전환과 10나노 D램 미세공정 개발이 계속되면서 투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반적으로는 올해 대비 7% 이상의 성장율을 예상하고 있으며, 반도체 장비 시장은 올해 보다 6.4% 늘어난 350달러 수준의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 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5~30%에 이를 전망이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지난 10월 말 마무리된 2016년 회계연도 기준 108억달러(약 12조5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1.7%에 이른다.올해는 전체 매출의 14.2%에 해당하는 약 15억달러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등 매년 1조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법인 매출은 22억달러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다. 대만(26%)과 중국(21%)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