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사전, 올해의 단어로 '脫진실' 선정

사실보다 감정에 휘둘리는 세태 묘사하는 단어

인터넷입력 :2016/11/17 10:26    수정: 2016/11/17 10:4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올해를 대표하는 단어는 뭘까?

세계적인 사전인 옥스퍼드는 ‘탈진실(포스트 트루스)’이란 단어로 화답했다.

쿼츠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옥스퍼드사전은 16일(현지 시각) 올해의 단어로 ‘포스트 트루스(post-truth)’를 선정했다. 옥스퍼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포스트-트루스’ 사용 빈도가 20배나 증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포스트-트루스는 유권자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정치 캠페인을 묘사할 때 흔히 사용되는 말이다. 특히 때로는 진실과 상반된 내용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경우에도 이 단어가 많이 사용된다.

실제로 올해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세계 유력 언론들의 사설 제목에는 유난히 ‘포스트 트루스’가 많이 등장했다고 쿼츠가 전했다.

이를테면 뉴욕타임스는 ‘포스트-트루스 정치 시대’(☞사설 바로가기)란 사설을 썼으며, 워싱턴포스트 역시 ‘당분간 포스트-트루스 정치 시대가 계속될 것으로 생각되는 이유’(☞사설 바로가기)란 사설을 썼다.

옥스퍼드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포스트-트루스의 연원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했다.

■ 1992년 이란-콘트라 사건 묘사 때 첫 사용

이 설명에 따르면 포스트-트루스는 1992년 세르비아계 미국 극작가인 스티브 테쉬흐가 ‘네이션’ 잡지에서 처음 사용했다.

테쉬흐는 레이건 정부가 이란에서 무기를 불법 판매한 이윤으로 니카라과 반군을 지원한 ‘이란-콘트라 스캔들’과 걸프 전쟁을 다룬 글에서 “자유인인 우린 포스트-트루스 세상에 살고 싶다는 결정을 자유 의지로 했다”고 썼다.

옥스퍼드는 “테쉬흐 이전에도 ‘포스트-트루스’란 단어를 쓴 증거는 찾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전에 사용된 포스트-트루스는 ‘진리가 알려지고 난 뒤’란 의미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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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트루스는 이달 들어 옥스퍼드딕셔너리스닷컴(OxfordDictionaries.com)에 추가됐다. 옥스퍼드는 ‘포스트-트루스’를 이렇게 정의했다.

“객관적 진실이 감정과 개인의 신념에 호소하는 것에 비해 공중 의견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지 않은 현상을 나타내는 말.”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